티스토리 뷰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역시 더웠던 타이완을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즐거웠지만 힘들었던 생각도 납니다. 이제 날짜도 바뀌고 타이충 시내를 거쳐서 바오줴쓰로 향합니다. 이번 편은 철도 대신 버스의 모습을 많이 보여드립니다.

 

 

 

 

 

7. 5월 24일 - 타이중역[台中車站] 앞의 아침 풍경

 

   아침 7시 15분에 일어났다. 내가 투숙한 방은 이 호텔에서도 가장 저렴하다. 이유는 창문이 있지만 다른 건물 때문에 밖을 볼 수 없어서 항상 어둡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아침이라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텔레비전을 켜니 나오는 뉴스와 시각을 통하여 아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짐을 챙겨서 체크아웃을 하였다. 밖을 나오니 햇빛이 눈부시게 비추고 있었다. 날씨도 매우 더웠다. 역시 위도가 낮은 지역이라서 아침부터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하는데 우리나라 한여름 정도의 더위에 잘 버틸 수 있을까? 적응이 되면 괜찮겠지.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인데.

 

 

   호텔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시내버스 타는 곳이 있다. 아침 시간을 맞아서 수많은 버스들이 운행되고 있었다. 약간 멀리 가는 버스의 경우에는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타는 모양이었다. 이곳은 영어는 전혀 없고 한자로만 버스의 행선지가 나와 있었다.

 

 

   오늘 오전에는 커다란 불상이 있는 바오줴쓰[寶覺寺]에 간다. 그러나 이곳 버스정류장의 노선도에는 전혀 바오줴쓰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사진 95에 있는 안내소에 있는 청년에게 영어로 바오줴쓰에 어떻게 가는지 물어보았다. 물론 중국어를 모르니 영어로. 이 청년은 영어로 잘 대답을 해 주었다. 길을 건너서 102번이고 요금은 27元이라고 하였다.

 

 

   안내처럼 일단 길을 건너서 102번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가 와서 타려고 하였지만 운전사가 뭐라 뭐라 하면서 거기에는 안간다는 몸짓을 한다. 할 수 없이 내렸다. 안내소에서 엉터리로 알려주었나? 아니면 내가 혹시 잘못 알아들었나?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더 이상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았다. 가이드북에 있는 지도를 보니 타이충역에서 바오줴쓰까지는 약 3km가 조금 넘었다. 걸어서 약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돌아올 때 버스를 타더라도 시가지이 모습도 구경할 겸 천천히 걸어가기로 하였다.

 

   그렇지만 이런 더운 곳에서는 그냥 걸어가면 강한 햇볕 때문에 바로 팔과 얼굴이 다 탄다. 출발하기 전에 오랜만에 선블록크림(Sun Block Cream)을 골고루 발랐다. 이미 4월에 영종도에서 어느 정도 탔지만 더 이상 타는 건 좀 곤란하다.

 

 

   가이드북에 있는 지도를 보니 타이충 시내는 바둑판으로 길이 있어서 매우 찾기 쉬운 편이었다. 도심은 건물들이 많이 있어서 햇빛을 피할 수 있었고 오전 시간이라서 인적도 드물어서 빠르게 갈 수 있었다. 도심의 모습을 구경하면서 가는데다가 중간에 건널목이 많이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서 예상보다 시간은 많이 걸렸다. 20분 정도 걸어서 중산공원에 도착하였다.

 

 

   중산공원[中山公園]은 타이충 도심의 한가운데에 있는 공원이다. 시민들이 휴식처로 중앙에 연못이 있고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평일 오전이라서 한산하였다. 입구는 스쿠터가 들어갈 수 없도록 쇠기둥이 있었다. 워낙 스쿠터가 많고 소음과 매연이 심하여 곳곳에 스쿠터 출입 통제 구역이 있다.

 

 

   쇠기둥을 넘어가면 바로 호수가 있다. 가이드북에는 호수에는 보트가 있다고 하나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 호수를 건너는 다리가 2개 있는데 모두 공사중이다. 호수 주변은 전체적으로 정비가 이루어지는 듯 하였다.

 

 

   산책로 옆에는 풀밭이 있었다. 오전 시간대임에도 더운 햇볕을 피해서 그늘에서 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원 한쪽으로는 운동장도 있었다. 공원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였다. 공원 북쪽에는 문화재로 보이는 오래된 건물이 있었다. 붉은 벽돌로 되어 있어서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형식 같았다.

 

 

   옆에는 말의 동상이 있었다. 유난히 공원에는 말이 많은데 일본 신사의 에마[絵馬]가 연상되었다. 혹시 이곳은 과거 신사가 있던 곳이 아닐까하는 느낌이 들었다. 일제 시대가 지나면서 신사가 허물어지면서 공원이 되었나?

 

 

   이 공원에는 공자의 동상이 있었다. 중국과 더불어 타이완에도 웬만한 도시마다 공자묘(孔子廟, 쿵즈먀오)가 있다. 이번 여행 중에도 2번 방문하였다. 역시 중국인들이 존경하는 인물이다. 일본에서도 중국인들이 있는 중화가에는 어김없이 공자묘가 있다. 한쪽에서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기독교인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나라만큼 많지는 않지만 타이완에도 교회나 성당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산한 공원을 통과하여 다시 도로로 나왔다. 나의 목적지인 바오줴쓰까지는 겨우 절반만 왔다. 계속 도로를 따라서 갔다.

 

 

 

 


  다음으로는 '뱃살이 나온 웃는 부다이[布袋]가 있는 바오줴쓰[寶覺寺]'가 연재됩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