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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러시아 - 바이칼호의 물이 빠져나가는 도시 이르쿠츠크(Иркуцк, Irkutsk) (上)


   밤에는 만주에서 오는 철도와 만나는 치타(Чита, Chita)에 정차하였다. 치타에서 승객들이 많이 타서 차내에는 빈 침대가 없었다. 내 침대 아래에는 중국인이 탔다. 다양한 음식을 가져와서 계속하여 먹었다. 재미있는 건 가지고 있는 MP3에는 우리나라 노래가 담겨져 있고 열심히 듣고 있었다. 같은 차량 에는 연길(延吉, Yanji)에서 온 조선족 아저씨도 있었다. 이 열차에 타고 있는 중국인들은 러시아와 중국을 오가면 장사를 한다고 알려주었다. 아저씨의 이야기로는 연변의 조선족은 러시아 곳곳으로 진출을 하였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으로 간 사람에 비하여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딸도 한국 국적을 얻어서 언젠가 방문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열차 내에는 중국 이외에도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었다. 우즈베키스탄(Uzbekistan), 카자흐스탄(Kazakhstan), 키르기스스탄(Kyrgyzstan), 타지키스탄(Tajikistan) 같은 CIS 국가가 많았다.

 

[사진 101 : 울란우데역 건물. 다른 역과는 달리 도장을 새로 하여서 무척 깨끗하다.]

 

[사진 102 : 울란우데역 승강장.]

 

[사진 103 : 승강장 한쪽에는 증기기관차가 보존되어 있다.]

 

[사진 104 : 울란우데역에서 연결된 전기기관차.]

 

[사진 105 : 울란우데역의 열차 출발 안내. 모스크바 시간으로 표시된다.]

 

[사진 106 : 역에 있는 시계도 모스크바 시간으로 맞추어 놓았다. 기온은 섭씨 21도로 제법 높다.]


   드디어 열차에서 내리는 6월 3일이 되었다. 3박 4일의 열차 승차가 마무리된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바이칼호(Озеро Байкал, Lake Baikal)이다. 일정상 바이칼호에 가지는 못하지만 열차 안에서 호수를 볼 수 있다. 울란우데(Улан-Удэ, Ulan Ude)를 출발한 후에는 바이칼호를 보려고 창밖을 열심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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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07~109 : 기차 안에서 본 바이칼호.]

 

   울란우데를 출발한지 1시간 30분이 지나자 바이칼호가 나타났다. 멀리 산이 있어서 그렇지 색깔이나 파도가 있는 걸 보면 완전히 바다다. 호수이지만 파도가 치고 있고 수심 변화가 있는지 선로는 호수보다 약간 높게 만들어져 있다. 아쉽게도 방풍림이나 마을이 있어서 볼 수 없는 구간도 있다. 호수를 따라서 열차는 한참 간다. 호수 때문에 기온이 낮아서인지 주변의 산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 있다.


   처음에는 기뻐하면서 사진을 찍었지만 몇 시간씩이나 계속 바이칼호를 따라서 가니 지루하다. 내릴 준비를 시작하였다. 시트와 모포를 직원에게 반납하고 베게와 매트리스는 모아 두었다. 이르쿠츠크역에 내려서 다음에 탈 열차 승차권을 모두 예매하기 위하여 목록을 작성하였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러시아어로 날짜와 시각, 승차 구간 그리고 원하는 등급을 적어서 보여주는게 서로 편리하다.

 

[사진 110 : 이르쿠츠크역 승강장.]


   열차는 바이칼호의 물이 빠져나가는 앙가라강(Ангара Река, Angara River)이 보이면 속도를 늦추고 이르쿠츠크역에 도착한다. 3박 4일 간의 긴 열차 승차가 끝났다. 지하도를 통하여 역 건물로 갔다. 그런데 매표소가 어디 있는가? 역의 중앙에 안내소가 있어서 영어로 문의하니 ‘앞’이라고 한다. 나는 바로 ‘up’으로 이해하고 위로 올라가고 동행은 우리말로 앞이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이곳에서 우리말을 할 리는 없으니 위로 올라가야 한다.


   2층에 매표소가 있는데 매우 한산하였다. 바로 열차에서 작성한 리스트를 주고 발권을 의뢰하였다. 그러나 상트페테르부르크(Санкт-Петербург, Saint Petersburg)-무르만스크(Мурманск, Murmansk) 간의 열차를 제외하고는 잔여침대가 없었다. 다행히 빈 침대가 있는 비슷한 시간대의 열차를 알려주었다. 이르쿠츠크-모스크바(Москва, Moscow) 간의 열차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모스크바에서 숙박할 수 없게 되었다. 일단 자리 확보가 중요하므로 예매를 하였다.


   정작 문제는 나와 동행인이 가진 돈이 부족하다. 미국 달러는 받지 않고 루블만 된다고 하였다. 급히 1층으로 내려가서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찾았다. 예상보다 훨씬 승차권이 비쌌는데 원인을 보니 모스크바-상트 페테르부르크 간의 열차가 비쌌다.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진 111 : 이르쿠츠크역 구내.] 

 

[사진 112 : 앙카라강을 건너는 다리. 전차와 자동차가 같이 사용한다.]

 

[사진 113 : 앙카라강으로 바이칼호의 물이 빠져나간다.] 

 

[사진 114 : 이르쿠츠크 다운타운 호스텔(Irkutsk Downtown Hostel) 입구.] 

 

[사진 115 : 이르쿠츠크 다운타운 호스텔 내부.]


   역에서 나와서 숙소로 향하였다. 이르쿠츠크에는 내가 다운타운호스텔(Irkutsk Downtown Hostel)을 예약하여 두었다. 인터넷 상으로는 약도가 나와 있지 않고 글로만 나와서 찾을 수 있을까 걱정하였지만 생각보다 쉽게 찾았다. 여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였다. 몇 일만에 흔들리지 않는 곳에서 편안하게 잠을 잤다.


   다음 날은 이르쿠츠크 시내를 둘러본 후 오후에는 기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떠나야 한다. 많은 여행객들이 바이칼호에 가서 이틀 정도 보내지만 예정보다 늦게 러시아에 들어온 나로서는 그럴 여유가 없다. 비자가 만료되기 전에 빨리 움직여야 한다.

 

[사진 116 : 이르쿠츠크 시내 도로. 폭이 좁고 노면전차와 같이 쓰는 경우가 많아서 출퇴근 시간대에는 교통 체증이 심하다.] 

 

[사진 117 : 이르쿠츠크 시내를 달리는 노면 전차.] 

 

[사진 118 : 한글로 된 광고가 남아있는 이르쿠츠크 시내버스. 그런데 광고 모델의 얼굴 부분은 왜 제거하였을까?] 

 

[사진 119 : 러시아에서는 빠지지 않는 레닌 동상.]


   숙소에서 나와 전차 노선을 따라서 시내를 걸었다. 시내에는 오가는 사람이 적고 전체적으로 한산한 편이다. 그렇지만 차량은 많고 매연이 심하여 공기가 좋지 않다. 도시가 분지에 위치하고 있고 공업 도시여서 그런 모양이다.

 

[사진 120 : 이르쿠츠크 시내에 있는 공원.] 

 

[사진 121 : 시내에 있는 운동장. 주로 축구 경기가 열린다.] 

 

[사진 122 : 분수대 뒤로는 영화관이 있다.] 

 

[사진 123 : 250년이나 되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 크레스토보즈비졘스카야교회(Крестовоздвиженская Церковь, Krestovozdvizhenskaya Church).] 


   그래도 시내 중심가에는 극장과 운동장은 물론 공원까지 있다. 공원을 지나서는 1758년에 지어졌다는 크레스토보즈비졘스카야교회(Крестовоздвиженская Церковь, Krestovozdvizhenskaya Church)가 있다. 이르쿠츠크의 다른 건물과 비교하여 매우 깨끗하고 붉은색을 잘 활용하였다.

 

[사진 124 : 이르쿠츠크 중앙 시장.] 

 

 [사진 125 : 겨울에 엄청나게 추운 시베리아 지역이다보니 동물 가죽으로 된 두꺼운 신발을 신는다.]

 

[사진 126 :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Guus Hiddink)는 러시아대표팀을 맡고 있다.]


   교회를 거쳐서 전차 노선을 따라서 계속 가면 중앙 시장(Центральный Рынок, Central Market)이 있다. 우리나라의 재래 시장과 비슷하다. 취급하는 물건은 차이가 좀 있다. 겨울철에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추운 지역이므로 가죽으로 만든 두꺼운 옷과 신발을 많이 취급하였다. 중국과 기차로 오갈 수 있는 지역이므로 중국인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러시아 - 바이칼호의 물이 빠져나가는 도시 이르쿠츠크(Иркуцк, Irkutsk) (下)'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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