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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영국 - 기차를 타고 잉글랜드(England) 남부 해안을 따라서

 

   런던을 이틀 동안 둘러보았다. 이제부터는 영국 철도 패스(Britain Rail Pass)로 영국을 돌아다닐 시간이다. 이를 위하여 미리 우리나라에서 패스를 구매하여 가져왔다. 영국은 유레일패스(Eurail Pass)가 적용되지 않는다.

 

   사실 영국 철도 패스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영어로는 브리튼(Britain)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잉글랜드(England), 웨일즈(Wales), 스코틀랜드(Scotland)가 있는 브리튼섬(Great Britain)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브리튼섬에서 사용 가능한 패스임을 나타낸다. 영국 땅이기는 하지만 브리튼섬에 있지 않은 북아일랜드(Northern Ireland)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브리튼섬에서는 네트워크레일(Network Rail, http://www.networkrail.co.uk )이라는 공기업에서 철도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선별로 철도 회사가 차량을 소유하고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그런 관계로 철도 회사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차량이 다르고 그에 따른 서비스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여행기에서 알 수 있겠지만 21세기 들어서서 철도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신형 차량을 도입하여 밖에서 문을 열어주어야 하는 차량은 드물고 스위치를 눌러서 출입문을 여닫는 차량이 대부분이다.

 

   기차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도 영국은 매우 편하다. 야간열차를 제외하고는 자유석 위주로 운영을 하므로 좌석 예약을 할 필요가 없다. 승객이 몰리는 때에는 좌석 예약을 하면 좋은데 대부분 무료이다. 정기 야간열차는 런던과 스코틀랜드를 오가는 캘리도니언슬리퍼(Caledonian Sleeper)와 런던과 펜잰스(Penzance)를 연결하는 나이트리비에러(Night Riviera)뿐이다. 야간열차는 토요일 밤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열차시각표는 토마스쿡시각표(Thomas Cook Timetable)를 구입해도 되지만 인터넷 상에서도 알 수 있다. 네트워크레일의 홈페이지에서 브리튼섬 내의 모든 노선망과 열차시각표를 제공하고 있다. https://www.networkrail.co.uk/running-the-railway/the-timetable/ 에 가서 PDF파일을 받아서 여행 계획을 짜는데 활용하면 된다. 영국도 로컬선은 열차가 자주 다니지 않는다.

 

 

[사진 673 : 과거 런던 빅토리아역(London Victoria Station)은 서던철도(Southern Railway)의 역이었다.]

 

[사진 674 : 런던 빅토리아역의 매표소.]

 

[사진 675 : 런던 빅토리아역의 대합실에는 커다란 열차 출발 안내판이 있다.]

 

[그림 676 : 이번 여행에서 사용한 영국 철도 패스(Britain Rail Pass). 표준석이고 8일간 연속 사용한다.] 

 

   아침을 먹고 가방 구석에서 잠자고 있던 영국 철도 패스를 꺼내어서 숙소를 나섰다. 패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효 스탬프(Validation Stamp)를 받아야 한다. 매표소로 가서 여권을 같이 보여주고 스탬프를 찍어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3회 이용할 야간열차의 좌석 예약을 하였다.

 

 

[사진 677 : 영국의 주요역에는 개표와 집표가 있다. 자동개집표기를 통과할 수 없는 패스는 직원에게 보여주고 들어가야 한다.]

 

   영국 철도 패스도 JR패스처럼 자동개찰구를 지나갈 수 없으므로 직원이 있는 개찰구를 지나야 한다. 개찰구를 지나니 도버(Dover)로 가는 열차가 대기하고 있다. 사우시스턴철도(Southeastern Railway, http://www.southeasternrailway.co.uk ) 소속으로 차종은 클래스(Class) 375로 7량 편성인데 앞의 3량은 중간에 분리되어 램스게이트(Ramsgate)로 향한다.

 

 

[사진 678 : 로체스터(Rochester)역 승강장.]

 

 

[사진 679 : 산은 없고 평지만 있다. 많은 땅은 밀밭으로 이용된다.] 

 

   이미 출근 시간이 지나서 열차는 한산하다. 천천히 빅토리아역을 빠져나간다. 신호 대기로 몇 번 정차하지만 부드럽게 달린다. 런던을 벗어나면서 철길 옆으로는 숲이 계속된다. 제3궤조를 쓰는 구간이라서 철길을 건너는 건널목은 찾아보기 힘들고 철길 옆에는 철조망을 쳐 놓아서 접근을 막고 있다.

 

   중간에 패버셤(Faversham)에서 열차가 분리된다. 투명한 통로문이 철문으로 바뀌고 운전사가 탄다. 일본과는 달리 영국은 운전실을 절대 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운전실 옆의 통로의 문도 철문을 사용하고 있어서 무언가 폐쇄적인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차량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승객들의 동향을 모두 촬영하고 있다. 테러를 염려하는 영국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

 

 

[사진 680 : 런던 빅토리아(London Victoria)에서 도버 프라이어리(Dover Priory)까지 이용한 클래스(Class) 375  전동차.]

 

 

[사진 681 : 도버 프라이어리역 승강장.] 


   열차는 종착역인 도버 프라이어리(Dover Priory)역에 20분 지연되어 도착하였다.

 

 

[사진 682 : 육교에서 본 도버 프라이어리(Dover Priory)역 승강장. 앞쪽으로는 언덕이 있어 터널을 지난다.]

 

[사진 683 : 도버 프라이어리역의 열차 출발 안내 모니터와 안내판.]

 

 

[사진 684 : 도버 프라이어리역 건물.]

 

   도버 프라이어리역은 언덕 사이에 있다. 지상역이고 2면 4선의 승강장을 갖추고 있다. 내가 타고 온 런던 빅토리아역 이외에도 런던 채링크로스역(London Charing Cross Station)으로 가는 열차도 운행되고 있다. 2009년 말에는 고속선을 경유하여 런던 세인트팬크러스(London St Pancras Station)로 가는 열차가 운행할 예정으로 런던까지의 소요 시간이 단축된다.

 

 

[사진 685 : 도버 프라이어리역과 도버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사진 686 : 멀리 언덕 위에 도버성(Dover Castle)이 보인다.] 

 

   도버는 영국의 남동쪽에 있으며 유럽 대륙과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과거에는 유럽 대륙에서의 침략에 대비해야 했으므로 성이 세워져 있고 산에는 성곽을 쌓아놓았다. 지금은 가까운 프랑스의 칼레(Calais)와 배가 오간다. 역과 항구는 제법 떨어져 있어서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사진 687 : 도버 프라이어리(Dover Priory)에서 애시포드 인터내셔널(Ashford International)까지 이용한 클래스 375 전동차.] 

 

   숙소에서 늦게 나왔고 열차가 지연되어서 도버 시내를 둘러볼 여유가 없다. 다음 열차에 승차하였다. 이번에 타는 열차도 클래스(Class) 375이다. 4량 편성으로 출발한다.

 

 

[사진 688 : 전차선이 있는 고속선이 나란히 간다.]

 

[사진 689 : 고가로 올라가는 고속선.]

 

[사진 690 : 애시포드 인터내셔널역에 도착한 클래스(Class) 375 전동차. 출입문은 스위치를 누르면 열린다.] 

 

   도버 프라이어리를 출발하면 왼쪽으로 바다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돌산이 펼쳐진다. 주변에 유로터널(Eurotunnel)에서 나오는 철길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는다. 다음 정차역인 포크스턴 센트럴(Folkestone Central)역을 지나서 오른쪽으로 차량 기지가 나오고 전차선이 있는 선로가 나란히 간다. 이 선로가 유로터널을 지나서 프랑스(France)로 연결되는 고속선이다. 계속 나란히 가다가 고속선은 고가로 올라가면서 애시포드 인터내셔널(Ashford International Station)역에 도착하였다.

 

 

[사진 691 : 유로스타가 정차하지만 역 건물은 작은 애시포드 인터내셔널역(Ashford International Station).]

 

[사진 692 : 애시포드 인터내셔널역의 고가에는 고속선이 있다.]

 

[사진 693 : 애시포드 인터내셔널역 앞에는 버스정류장과 화장실 같이 보이는 자전거보관함이 있다.]

 

   애시포드 인터내셔널역은 유로스타(Eurostar, http://www.eurostar.com )로 환승할 수 있다. 유로스타 승강장은 고가에 따로 있고 개찰구도 하나 더 통과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역에 정차하는 유로스타는 하루에 4편 정도로 매우 적다. 역은 1990년도에 지어져서 현대식으로 되어 있고 역 광장은 정비가 되어서 버스승강장과 자전거보관함이 갖추어져 있다.

 

 

[사진 694 : 애시포드 인터내셔널(Ashford International)에서 브라이튼(Brighton)까지 이용한 클래스(Class) 171 디젤동차.]

 

   이 역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계속 서쪽으로 향한다. 승차한 열차는 서던철도(Southern Railway, http://www.southernrailway.com ) 소속으로 클래스(Class) 171 디젤동차 2량 편성이다. 클래스 171 디젤동차는 터보스타(Turbostar)라는 애칭이 있으며 2003~2005년에 봄바디어(Bombardier)에서 생산되었다. 2량 편성과 4량 편성이 있으며 같은 클래스의 차량끼리만 연결할 수 있다. 운전실 부근에 2X1 좌석 배열의 일등석(First Class)이 있다. 최고속도는 161km/h로 잉글랜드 남중부 비전철화 노선에서 운용된다. 최근에 만들어진 차량답게 자동 안내 방송과 LED 안내도 갖추어져 있다.

 

 

[사진 695 : 차창으로는 양을 기르는 목장이 펼쳐진다.]

 

[사진 696 : 라이(Rye)역의 신호실.]

 

   선로는 복선이다가 단선으로 바뀐다. 열차는 중간에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열차와 교행한다. 철길 주변에는 끝없는 밀밭이나 양을 사육하는 목장이 이어진다. 경치는 큰 변화가 없지만 종착역인 브라이튼(Brighton, http://www.brighton-hove.gov.uk )이 가까워지면 고가로 가면서 큰 도시가 내려다보인다.

 

 

[사진 697 : 차내에서 볼 수 있는 브라이튼(Brighton) 시내.]

 

[사진 698 : 짐이 많은 승객은 승강장에 있는 카트를 사용할 수 있다.]

 

[사진 699 : 커다란 유리 천정이 있고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승강장 옆에 있는 브라이튼역(Brighton Station).]

 

[사진 700 : 브라이튼역은 승강장 끝이 막혀 있어서 이렇게 열차의 전면부를 볼 수 있다.] 

 

   브라이튼역(Brighton Station)은 끝이 막힌 터미널역으로 승강장은 8개 있다.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승강장 위에는 커다란 유리 지붕이 설치되어 있다. 브라이튼역에서는 북쪽으로 런던으로 향하는 브라이튼본선(Brighton Main Line), 해안을 따라서 동쪽으로 향하는 동해안선(East Coast Line), 그리고 서쪽으로 향하는 서해안선(West Coast Line)이 만난다.

 

 

[사진 701 : 치체스터로 가는 클래스(Class) 377 전동차가 승강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여기서 서해안선 열차로 갈아탄다. 역시 서던철도 소속으로 클래스(Class) 377 전동차 3량 편성이다. 클래스 377 전동차는 일렉트로스타(Electrostar)라는 애칭이 있으며 2002~2004년에 봄바디어에서 생산되었다. 3량 편성과 4량 편성이 있다. 최고속도는 161km/h이고 제3궤조 직류 750V를 사용한다. 구조적으로 처음 탄 클래스 375와 유사하다.

 

 

[사진 702 : 고링바이시(Goring-by-Sea)역의 이정표.] 

 

   브라이튼에서는 비가 왔지만 열차를 타고 가니 그치고 흐리기만 했다. 복선 전철화 구간이 이어지고 역간 거리가 짧아서 자주 정차한다. 타고 내리는 승객이 많다. 자전거를 가지고 타는 승객도 있다. 그러다보니 선로 주변에는 마을이 계속 이어진다.

 

 

[사진 703 : 치체스터역(Chichester Station)의 승강장. 승객의 안전을 위하여 제3궤조는 승강장에서 먼 쪽에 있다.] 

 

   포츠머스(Portsmouth)로 가는 열차로 갈아타기 위하여 치체스터(Chichester)에서 내렸다. 마주보는 고상홈에 복선인 철길이 있어서 일본의 도시 근교 전철 승강장 같은 느낌이 든다. 승객들도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렇지만 역을 오가는 승객은 대부분이 백인이고 영어를 쓴다.

 

 

[사진 704 : 치체스터역 승강장의 열차 출발 안내.]

 

[사진 705 : 치체스터(Chichester)에서 포츠머스하버(Portsmouth harbour)까지 이용한 클래스(Class) 377 4량 편성 전동차.] 

 

   갈아탄 열차도 클래스 377 전동차이다. 이번에는 4량 편성이다. 얼마가지 않아서 포츠머스(Portsmouth, http://www.visitportsmouth.co.uk ) 시내가 나타난다. 열차의 종착역은 시내를 지나서 항구에 있는 포츠머스하버역(Portsmouth Harbour Station)이다. 3면 5선의 승강장을 가진 규모가 큰 역이다. 런던으로 향하는 포츠머스직통선(Portsmouth Direct Line), 카디프(Cardiff)로 향하는 웨식스본선(Wessex Main Line), 그리고 와이트섬(Isle of Wight)으로 가는 배로 갈아탈 수 있다.


   와이트섬으로 가기 위하여 승강장과 연결된 페리 타는 곳으로 향하였다.

 

 

 

 

 

   다음으로는 '영국 - 와이트섬(Isle of Wight)의 갯벌 위를 달리는 런던지하철 차량'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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