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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노르웨이 - 크리스티안산(Kristiansand)에서 진행 방향이 바뀌는 쇠를란선(Sørlandsbanen)

 

   숙소는 호스텔이 아니라 호텔이라서 가격이 약간 비싸기는 하였지만 아침으로는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호텔이지만 여러 명이 같이 자는 도미토리(dormitory) 방식의 방이라서 가격이 심하게 비싸지는 않다.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면서 열차 시각을 확인하여 보니 오전 11시가 넘어서 있다. 아직 오슬로 패스(Oslo Pass)는 유효 시간이 끝나지 않아서 가까운 아셔슈스 페스트닝(Akershus festning, Akershus Fortress, http://www.mil.no/felles/ak )으로 향하였다. 이곳에는 아셔슈스성(Akershus Slott, Akershus Castle)이 있는데 어제는 관람하지 않았다.

 

[사진 2370 : 아셔슈스 페스트닝(Akershus festning, Akershus Fortress)에서 내려다 본 오슬로 항구.]

 

[사진 2371 : 관람 시간이 아직 되지 않아서 입구가 두꺼운 문으로 닫혀 있는 아셔슈스성(Akershus Slott, Akershus Castle).] 

 

   서둘러서 아셔슈스성에 도착하였지만 관람이 가능한 시간인 오전 10시가 되지 않았다고 문이 굳게 닫혀있다. 항구를 보면서 기다렸다. 구름이 얼마 없이 맑았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하늘에는 구름이 많다.

 

[사진 2372~2374 : 이전에 노르웨이 왕들이 살았던 아셔슈스성(Akershus Slott, Akershus Castle) 내부.]

 

   10시 정각이 되자 안에서 직원이 문을 연다. 오슬로 패스를 보여주고 바로 성 안으로 들어갔다. 17세기 초에 크리스천 4세(King Christian IV)의 주도 하에 근대화되어서 르네상스 양식으로 바뀐 성이다. 지금은 왕실이 시내에 있는 왕궁에서 살고 있지만 중요 행사는 이곳에서 하고 있다. 요새에 있어서인지 각각의 방은 좁은 문으로 연결되어 있다. 방은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게 꾸며 놓기는 하였지만 날씨가 흐려서인지 전체적으로 어둡다.

 

   노르웨이의 철도는 북극권 안에 있는 나르비크(Narvik)에서 스웨덴의 키루나(Kiruna)로 빠지는 노선과 오슬로공항(Oslo lufthavn Gardermoen, Oslo Airport Gardermoen)을 연결하는 공항철도인 플뤼토게트(Flytoget AS, Airport Express Train, http://www.flytoget.no )을 제외하고 모두 노르웨이국철(NSB, Norges Statsbaner AS, Norwegian State Railways, http://www.nsb.no )에서 운영한다. 노르웨이는 약 4,000km가 조금 넘는 철도망을 갖추고 있으나 국토가 좁고 긴 특성과 많은 인구가 날씨가 따뜻한 남부 지방에 모여 살고 있어서 철도망은 남부와 해안을 따라서 있으며 산과 피오르드로 복잡한 지형으로 열차 운행 속도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하여 느리고 장시간 운행하는 열차가 많다. 노선의 겨우 5% 넘는 정도만 복선화가 되었지만 노선의 65%가 전철화가 되어 있다. 세계 3위의 산유국이지만 의외로 전철화가 많이 되어 있는데 철도는 유전이 발견된 1960년대 이전에 전철화에 착수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경부선이나 호남선보다 산악 지형을 지나는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의 전철화가 훨씬 먼저 이루어졌듯이 노르웨이 철도도 산악 구간이 많고 화물 수송이 활발하여 일찍부터 전철화를 많이 하였다.

 

   오슬로 중앙역(Oslo Sentralstasjon, Oslo Central Station)으로 가서 스타방게르(Stavanger)로 가는 열차에 탔다. 드디어 노르웨이 기차 여행이 시작되었다. 587km를 8시간에 걸쳐서 가는 장거리 열차이다.

 

[사진 2375 : 스위스의 SBB-CFF-FFS Re 460 전기기관차를 기반으로 만든 NSB El 18 전기기관차.] 

 

   NSB El 18 전기기관차가 객차 6량 편성을 견인하여 운행한다. NSB El 18 전기기관차는 1996~1997년에 스위스(Switzerland)의 SBB-CFF-FFS Re 460 전기기관차를 기반으로 하여 아드트란츠(Adtranz)에서 22대가 제작되었다. 이 전기기관차를 도입하기 위하여 NSB에서는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모델이 운행하고 있는 독일의 유로스프린터(EuroSprinter)도 같이 고려하였으나 스위스 모델을 최종적으로 선정하였다. 우리나라의 8200번대 전기기관차보다 조금 더 강한 5,400kW의 출력을 낼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160km/h이다.

 

[사진 2376 : 커피와 차를 자유롭게 마실 수 있고 신문이 제공되는 NSB 콤포트(Komfort) 객차 출입구.]

 

   기관차 뒤에는 1등석에 해당하는 NSB 콤포트(Komfort) 객차가 있다. 나머지는 모두 2등석인 일반석(Standard Class)이다. NSB 콤포트의 좌석은 일반석과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NSB 콤포트에서는 커피와 차를 무제한 자유롭게 마실 수 있으며 신문이 제공된다. 패스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NSB 콤포트를 이용하려면 추가로 90크로네(Krone)(당시 환율로 약 18,000원)를 더 내면 된다.

 

   좌석을 예약하면 추가 비용이 들어갈 걸 염려하여 예약 없이 열차에 탔는데 승객이 많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좌석에 예약 표시가 없어서 그냥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는데 차장이 승차권 검사를 하면서 자리 주인이 나타나면 다른 빈자리로 이동하라고 한다. 메뚜기 신세가 되었다. 이후로는 노르웨이에서 장거리를 갈 때에는 반드시 좌석을 예약하였다. 알고 보니 무료여서 부담이 없었다.

 

[사진 2377 : 오슬로 근교의 뤼사셰르(Lysaker)를 지나고 있다.]

 

[사진 2378 : 드람멘에 들어서면 바다와 연결되는 드람멘피오르드(Drammensfjord)를 통과한다.

 

[사진 2379 : 드람멘피오르드를 끼고 산 아래에 건물이 있는 드람멘(Drammen).]

 

[사진 2380 : 도시를 가로지르는 드람멘피오르드에는 분수가 있다.]

 

   오슬로 근교에 해당하는 드람멘(Drammen)까지는 철길 주변에 집들이 제법 있다. 그래도 숲이 많고 넓은 호수가 있어서 분위기가 한적하다. 드람멘역(Drammen Stasjon, Drammen Station)은 컨테이너 야적장과 차량 기지가 있어서 규모가 크다.

 

[사진 2381 : 뵈(Bø)역 승강장.]

 

[사진 2382 : 루네(Lunde)에 있는 강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2383 : 드랑게달(Drangedal)역 구내에 있는 작업용 차량.]

 

[사진 2384 : 네슬란스바튼(Neslandsvatn)역에서는 호수와 나무가 자라는 바위로 된 언덕이 보인다.]

 

[사진 2385 : 구름이 많이 끼여서 회색으로 보이는 호수를 따라서 간다.]

 

[사진 2386 : 넬레우(Nelaug)역 승강장과 건물.] 

 

   드람멘역부터는 단선 구간이다. 산이 많고 곳곳에 호수가 있어서 경사와 커브가 심한 철길이 이어진다. 산에는 바위가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나무가 자라고 있다. 가끔씩 보이는 평지에는 논이 아니라 밀밭이 있다. 그러다 보니 열차는 감속과 가속을 반복하면서 천천히 간다. 정차하는 역에서 내리는 승객은 적은데 노르웨이 역시 개집표가 없어서 승강장 바로 앞에 버스나 자가용으로 갈아타기 쉽게 해 놓았다.

 

[사진 2387 : 크리스티안산역(Kristiansand Stasjon, Kristiansand Station) 승강장.]

 

[사진 2388 : 전기기관차가 떨어지면서 가장 뒤에 연결된 객차가 되었다.]

 

[사진 2389 : 크리스티안산역의 선로 끝은 막혀 있다. 기관차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분기선이 있다.]

 

[사진 2390 : 편성에는 포함되어 있는 식당차.]

 

[사진 2391 : 전기기관차를 객차에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 2392 : 크리스티안산~스타방게르 구간에서 각역 정차 열차로 운용되는 NSB BM72 전동차.]

 

[사진 2393 : 크리스티안산역은 덴마크(Denmark)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페리터미널과 연결되어 있다.]

 

   열차는 4시간 44분을 달려서 정차역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크리스티안산역(Kristiansand Stasjon, Kristiansand Station)에 도착하였다. 이 역은 선로의 끝이 막혀 있어서 전기기관차를 떼어서 반대쪽 끝에 붙여서 방향을 바꾸어서 나간다. 그러다 보니 정차 시간이 15분으로 길다. 물론 타고 내리는 승객도 제법 있다. 역에서는 덴마크(Denmark)로 가는 컬러라인(Color Line, http://www.colorline.com )의 커다란 페리가 보인다. 이 역에서 내리지 않는 승객들도 밖으로 나와서 바람을 쐰다.

 

[사진 2394 : 시라(Sira)역 승강장은 버스 정류장과 공유하고 있다.]

 

[사진 2395 : 호수 옆의 풀밭에는 집 한 채가 외로이 있다.]

 

[사진 2396 : 에게르순(Egersund)역 승강장.]

 

[사진 2397 : 풀만 자라고 있는 평지가 이어진다.]

 

[사진 2398 : 간달 화물 터미널(Ganddal Freight Terminal) 옆을 지나고 있다.] 

 

   이제 열차는 반대 방향으로 간다. 내가 앉은 좌석은 역방향이 되었다. 날씨는 계속하여 흐리다. 철길 부근에는 곳곳에 호수가 있다. 넓은 화물 조차장을 지나서 종착역인 스타방게르역(Stavanger Stasjon, Stavanger Station)에 도착하였다.

 

[사진 2399 : 스타방게르역(Stavanger Stasjon, Stavanger Station)의 선로는 끝이 막히어서 승강장에서 바로 역 건물로 빠져나갈 수 있다.]

 

[사진 2400 : 스타방게르역 대합실에는 커다란 그림이 있다. 대합실에는 자동발매기와 코인라커도 갖추었다.]

 

[사진 2401 : 스타방게르역 대합실에 보존되어 있는 증기기관차.]

 

[사진 2402 : 스타방게르역 건물에는 핸드볼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스타방게르역은 종착역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선로의 끝이 막혀 있어서 계단이 없이 역을 빠져나갈 수 있다. 대합실에는 특이한 그림이 있고 증기기관차가 보존되어 있다. 토요일 오후라서 이미 매표소는 문을 닫았고 매점만 열려 있다. 밖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어서 대합실에서 약해지기를 기다렸다.

 

 

 

 


   다음으로는 '노르웨이 - 아름다운 호수와 풍부한 석유가 있는 스타방게르(Stavanger)'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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