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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 국경을 건너서 잠시 둘러보는 슬로베니아 예세니체(Jesenice)

 

   필라흐 중앙역(Villach Hbf)에는 슬로베니아를 거쳐서 크로아티아(Croatia)의 수도인 자그렙(Zagreb)까지 가는 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역에 있는 시각표를 보니 슬로베니아(Slovenia) 쪽에 있는 국경역인 예세니체역(Železniška postaja Jesenice, Jesenice Station)에서 50분 정도 머물고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러시아(Russia)를 제외하고는 동유럽 국가가 빠져 있으니 맛보기로 한 번 가보기로 하였다.

 

[사진 4871 : 4종류의 전원에서 달릴 수 있는 ÖBB 바우라이헤(Baureihe) 1216 전기기관차.]

 

[사진 4872 : 열차에 연결되어 있는 크로아티아철도(Hrvatske željeznice, HŽ, Croatian Railways, http://www.hznet.hr ) 객차.]


   ÖBB 바우라이헤(Baureihe) 1216 전기기관차에 객차는 겨우 3량이 연결되어 있다. ÖBB 바우라이헤 1216 전기기관차는 지멘스(Siemens, http://www.siemens.com ) ES64U4 모델이다. 제158편에서 나온 ÖBB 바우라이헤 1116 전기기관차와 비슷하게 생겨서 ‘타우루스(Taurus) 3'라는 애칭이 있다. 중간에 기관차 교대 없이 국제 수송을 하기 위하여 2006년부터 도입되었으며 출력은 6,400kW이고 최고속도는 230km/h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사용하는 교류 15kV 16.7Hz는 물론 교류 25kV 50Hz, 직류 3000V, 직류 1500V에서도 달릴 수 있다. 오스트리아국철 ÖBB에는 모두 50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운행 범위에 따라서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25대는 오스트리아, 독일(Germany), 이탈리아(Italy), 슬로베니아를 운행할 수 있으며 10대는 오스트리아, 독일, 슬로베니아를 운행할 수 있고 나머지 15대는 오스트리아, 독일, 체코(Czech Republic), 슬로바키아(Slovakia)를 운행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2006년의 시운전에서 기관차로서는 최고 속도인 357km/h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필라흐 중앙역을 출발한 열차는 남쪽으로 향하더니 얼마 가지 않아서 이탈리아(Italy)로 향하는 철길이 오른쪽으로 분기되고 단선 전철화 구간이 되어서 조금씩 오르막이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열차는 천천히 간다. 앞쪽으로는 높은 산들이 줄지어 있다. 기차가 저런 산에 올라갈 수는 없는데 어떻게 통과할까?

 

[사진 4873 : 로젠바흐역(Bahnhof Rosenbach) 건물.]

 

[사진 4874 :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가 국경을 맞닿은 지역에는 높은 산맥이 이어진다.] 


   산 사이에 있는 작은 마을이 보이더니 오스트리아에서 마지막 정차역인 로젠바흐역(Bahnhof Rosenbach)에 정차하였다. 로젠바흐역에서는 잠시 정차하고 바로 출발한다. 이 역을 출발하면 나라가 바뀌지만 평범한 정차역이었다.


   로젠바흐역부터는 복선 전철화 구간이다. 열차는 카라방켄터널(Karawankentunnel)에 들어간다. 1906년에 완성되었는데 길이가 7,976m로 오스트리아에서는 4번째로 길다. 건설 당시에는 슬로베니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Austro-Hungarian Empire)에 속하여 있었고 이 노선은 항구로 이어졌기 때문에 당시에는 중요성이 높아서 터널 구간은 복선으로 완성되었다. 슬로베니아의 철도는 직류 3000V로 전철화가 되어 있지만 슬로베니아 쪽의 국경역인 예세니체역까지는 오스트리아처럼 교류 15kV 16.7Hz로 전철화가 되어 있다. 터널 안에서는 선로 사정이 좋지 않은지 천천히 간다.

 

[사진 4875 : 예세니체역(Železniška postaja Jesenice, Jesenice Station) 승강장.]

 

[사진 4876 : 예세니체역의 열차 출발 안내.] 


   터널에서 나오면 산 사이에 있는 마을이 나타난다. 오스트리아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낡은 아파트와 공장이 많이 있고 곳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다. 선로가 분기되면서 규모가 매우 큰 예세니체역에 도착하였다.

 

[사진 4877 : 예세니체역 대합실. 매점이 하나 있다.]

 

[사진 4878 : 세계 2차 대전 동안에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사진 4879 : 예세니체역 매표소.]

 

[사진 4880 : 예세니체역 건물.]


   예세니체역의 승강장은 2면 3선이다. 이 역에서 내가 타고 온 열차는 슬로베니아철도(Slovenske železnice, SŽ, Slovenian Railways, http://www.slo-zeleznice.si )의 전기기관차로 교체된다. 대합실로 들어가니 크지는 않고 매표소와 매점이 있다. 이용하는 승객이 많지 않은지 한산하다. 출입국 수속을 거치는 줄 알았는데 없다.


   슬로베니아(Slovenia)는 유고슬라비아(Yugoslavia)에서 1991년 독립한 나라로 수도는 류블랴나(Ljubljana)이다. 산악 국가로 면적이 우리나라의 1/5 정도밖에 되지 않고 인구는 2백만명 정도인 작은 나라이다. 유고슬라비아 시절에는 전국토의 8%를 차지하지만 GDP의 20%를 생산해내어서 경제적으로 강하였다. 독립 이후에는 2004년에는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에 가입하였고 2007년에 유로(Euro)를 도입하였다. 2007년 12월부터는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이 발효되면서 크로아티아(Croatia)를 제외하고는 출입국 수속 없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와는 상호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솅겐조약을 이행하면서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 유로화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보다 많아졌다.

 

[사진 4881 : 예세니체(Jesenice) 안내판. 높은 산 사이에 있어서 도시가 길다랗다.]

 

[사진 4882 : 높은 산 사이에 있는 예세니체에는 아파트가 많이 있다.]

 

[사진 4883 : 역 밖의 선로에 유치되어 있는 슬로베니아철도의 SŽ EMG 312 전동차.]


   예세니체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40분 정도이다. 역에서 나와서 철길을 따라서 걸어갔다. 유고슬라비아 시절에는 철강 산업이 발달하여 많은 일자리가 있어서 아파트가 많이 지어졌다. 독립 이후에는 구조 조정을 받고 있고 시내는 새로 정비가 되고 있었다. 철길 위로 지나는 도로에서 보니 슬로베니아철도의 SŽ EMG 312 전동차가 있었다. SŽ EMG 312 전동차는 지멘스(Siemens, http://www.siemens.com )에서 제작한 디자이러(Desiro) 형식으로 2000~2001년에 도입되었다. 2~3량 편성으로 최고속도는 140km/h이다.


   갈증이 나고 물가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하여 슈퍼마켓에 들어갔다. 유로를 사용하지만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저렴하였다. 500mL 들어있는 페트병 콜라를 하나 샀는데 0.29유로(약 510원)였다.

 

[사진 4884 : 세르비아철도(Železnice Srbije, ŽS, Serbian Railways)의 식당차.]

 

[사진 4885 : 슬로베니아철도의 1등석 객차.]

 

[사진 4886 : 열차의 출입문 창문에 붙어 있는 이정표.]

 

[사진 4887 : 슬로베니아철도의 1등석 컴파트먼트(Compartment) 내의 좌석.] 


   다시 예세니체역으로 되돌아왔다. 필라흐(Villach)를 거쳐서 독일의 뮌헨(München, Munich)까지 운행하는 인터시티(Intercity, IC) 열차가 이미 들어와 있다. 세르비아(Serbia)의 베오그라드(Beograd, Belgrade)에서 출발한 열차라서 세르비아철도(Železnice Srbije, ŽS, Serbian Railways, http://www.serbianrailways.com )의 객차가 2량 연결되어 있는데 이 역에서 분리된다. 국경을 넘는 구간은 이용 승객이 적어서 객차를 적게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역에서 ÖBB 바우라이헤 1216 전기기관차로 교체되었다.


   다시 긴 터널을 지나서 오스트리아로 돌아왔다. 필라흐 중앙역에서는 객차를 6량 더 연결하고 ÖBB IC110으로 열차 등급과 번호가 바뀐다. 오스트리아 국내를 운행할 때에는 승객이 많으니 그에 맞게 늘어나는 셈이다.

 

[사진 4888 : 슈피탈밀슈태터제역(Bahnhof Spittal-Millstättersee) 승강장.]

 

[사진 4889 : 높은 산 아래의 마을에는 강을 막아서 호수로 만들었다.]

 

[사진 4890 : 산 아래에는 강과 풀밭이 있다.]

 

[사진 4891 : 아래의 조그마한 마을 위로는 병풍처럼 높은 산이 있다.]

 

[사진 4892 : 바드가슈타인역(Bahnhof Badgastein) 승강장.]

 

[사진 4893 : 높은 산 아래에는 마을이 이어진다.]

 

[사진 4894 : 바트호프가슈타인역(Bahnhof Bad Hofgastein)에는 철길 옆에 벽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4895 : 도르프가슈타인역(Bahnhof Dorfgastein) 승강장.] 


   산 사이의 평지를 달리다가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노선은 현대화가 되면서 긴 터널과 고가교가 많아서 직선으로 되었고 복선 구간이 많으며 선로 옆에는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었다. 선형이 좋아서 곡선을 달리는 재미는 없지만 가슈타이너탈(Gasteinertal, Gastein Valley)이라는 계곡과 함께 해발 3,000m가 넘는 호헤타우언(Hohe Tauern)의 산들이 가끔씩 보였다. 물론 여름이지만 산 정상 부근에는 하얀 만년설이 남아 있었다. 산을 넘어가는 철길의 특성 때문에 마을에서 떨어져 있어서 이용에는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이 많아서 빨리 어두워진다. 오랜만에 밤에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약간 걱정이 된다. 열차는 잘츠부르크 중앙역(Salzburg Hbf)에 도착하였다.

 

 

 

 

 

   다음으로는 '오스트리아 -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잘츠부르크(Salzburg)의 구시가지'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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