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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람선에서 내리고 난 뒤 즈이간지를 잠시 구경합니다.

 

 

 

 

 

25. 2월 7일 - 철도 순직자 위령비가 있는 즈이간지[瑞巌寺]


   마츠시마 마을은 바다를 따라서 길게 뻗어 있다. 바닷가를 따라 가면 마츠시마 관광은 대부분이 해결된다. 이번에 볼 즈이간지는 원래 예정에 없었지만 마츠시마를 한 바퀴 도는 유람선을 타게 되어서 그냥 마츠시마역으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남아서 구경을 하게 되었다. 유람선 선착장에서는 마츠시마카이간[松島海岸]역이 훨씬 가깝지만 가능하면 같은 길을 다니지 않는 원칙에 의하여 즈이간지를 구경한 후 토호쿠본선[東北本線]의 마츠시마역에 가서 센다이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기로 하였다.

 

 

   즈이간지에 가는 건 사실 유람선 선착장에서 입구가 보일 정도로 가깝게 있기 때문이다. 국보라는 입구의 돌기둥에 호기심이 발동하였고 많은 관광객들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도 따라 들어갔다. 국보라면 그래도 무언가 볼 게 있지 아니할까?

 

   즈이간지[瑞巌寺, http://www.zuiganji.or.jp ]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즈이간지는 린자이슈[臨済宗] 묘신지파[妙心寺派]의 사원이다. 828년 지카쿠대사[慈覚大師]가 건립한 천태종[天台宗] 사원 노베후쿠지[延福寺]가 시초이다. 쥰나[淳和] 일왕의 발원으로 세워진 절이라고 하나 여기에 대해서는 문헌이나 옛날 건축물로부터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카마쿠라 중기 무렵에 막부에 의해서 없어진 뒤에 1259년 무렵 린자이슈 엔후쿠지[円福寺]로 다시 재건되었다. 다테마사무네[伊達政宗]가 이 절을 정비하여 1609년 현재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몇 점의 국보와 중요문화재가 있다.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절 본당(本堂)으로 가는 참배로(參路)가 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나무가 수직으로 잘 뻗어있고 그 사이로 길이 나 있다. 아직은 2월 겨울이라서 땅에는 눈이 남아 있다. 참배로를 따라서 바로 갈 수도 있지만 옆으로도 돌아서 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갔다.

 

 

   길 옆으로는 동굴이 있었다. 동굴 앞에는 불상을 비롯하여 부처의 조각이 있었다. 이런 동굴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 보다는 인위적으로 만들었을 듯 한데 동굴 안은 어떤 모습인지는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로 보아서는 동굴 안에는 부처와 관계되는 조각이 있을 듯 하다. 실제 이 동굴은 명상을 하면서 수양을 위하여 사용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안전을 위하여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동굴을 보면서 계속 걸어가는데 끝에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큰 기념탑이 있고 철로 된 바퀴가 있었다. 이 울창한 숲속에 웬 기념탑일까? 그것도 기차의 바퀴까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철도 순직자 위령비이다. 그러다 보니 철로 된 바퀴가 옆에 있다. 이 주변의 철로는 우리가 타고 온 센세키선도 있지만 토호쿠본선도 있다.

 

 

   설명이 없어서 알 수는 없었지만 나의 짐작으로는 토호쿠본선일 가능성이 높다. 센세키선은 개통된 후 큰 변화가 없지만 토호쿠본선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토호쿠본선의 마츠시마 부근의 현재 노선은 개통될 때와는 다르다. 토호쿠본선 센다이 부근 노선도를 보면 이와키리[岩切]에서 리후[利府]에 이르는 지선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노선은 신간선 차량 기지를 지으면서 같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처음 토호쿠본선이 개통되었을 때 있었던 노선의 일부이다. 산선(山線)이라고 하여서 리후선을 포함한 노선이 처음에 개통되었으나 급경사 구간이 많아서 열차가 지연되거나 운휴가 되는 일이 많아서 1944년 현재의 토호쿠본선에 해당하는 해선(海線)이 개통되었다. 산선과 해선 이렇게 두 가지 경로가 있었으나 장거리 열차는 경사가 완만한 해선으로만 운행하고 산선은 보통 열차만 다니는 로컬선이었다. 또한 연선 인구도 해선 쪽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결국 1962년 산선은 리후까지만 남고 나머지 구간은 폐선되었으며 1968년 해선 구간은 복선전철화되었다. 남은 리후선에는 1978년 전철화되었고 1982년 신간선 차량 기지가 생기면서 차량 기지에 출입하는 직원들을 위한 신리후[新利府]역이 신설되었다. 리후역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미야기현의 월드컵경기장인 미야기스타디움[宮城スタジアム, http://www.2002rifu.net]이 있어서 한때 수송력 강화를 위해서 복선화를 하고자 하였지만 월드컵 이후에는 수요가 많은 이벤트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에 취소되었다.

 

 

   기념탑 앞에는 즈이칸지 본당 입구가 있다. 그런데 본당은 700엔이라는 입장료를 내어야 한다. 미리 보려고 작정한 곳도 아닌 상황이라서 여기서 밖으로 나왔다. 우리의 목적지는 마츠시마역이므로 오른쪽으로 빠져나왔다. 연못이 하나 있었는데 역시 추운 지역이라서 꽁꽁 얼어 있었다. 이제 오늘 밤부터 홋카이도로 가면 이런 건 지겹도록 볼 수 있다. 홋카이도라면 눈에 덮여서 연못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절 밖은 전형적인 일본의 주택가이다. 기억해 둔 마츠시마의 지도를 바탕으로 역을 향하여 걸어갔다. 언덕을 하나 넘어갔는데 길 주위로 주택이 있고 낮은 산 뒤로 철길이 있어서 간간히 지나가는 토호쿠본선의 화물열차 소리만 들릴 뿐 철길은 볼 수 없었다. 잘못 가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낮인지라 확신이 있었다. 이정표도 군데군데 마츠시마역까지의 거리를 알려주었다. 언덕에서 내려가닌 센세키선이 보였고 철길 아래를 통과하여 가니 마츠시마역이 나타났다.

 

 

   커브 아래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마츠시마카이간역과는 달리 마츠시마역은 2층 건물이고 역광장도 더 넓었다. 역 안의 승강장도 2면 3선 구조를 가져서 일부 열차는 이 역에서 다시 센다이로 되돌아가도록 설정되어 있다. 단지 관광지하고는 떨어져 있어서 좀 역 안은 한산하였다.

 

   미도리노마도구치까지 있는 유인역인데 직원은 점심 시간이라 없었다. 이거 열차를 타야 하는데 어떻게 한담? 우리가 가지고 있는 JR패스는 자동개집표기를 통과할 수 없다. 자동개집표기 옆으로 나가야 하는데 닫혀있었고 직원은 없다. 직원은 없지만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문제가 있으면 연락하라는 인터폰이 있어서 일본어에 능한 친구가 버튼을 눌렀다.

 

센다이역무센터 : 예, 센다이역무센터입니다.
친구 : 저희가 JR패스를 가지고 있는데 이 역에서 열차를 타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센다이역무센터 : 그냥 밀고 들어가세요.
친구 : 예, 고맙습니다.

 

   정말 간단하였다. 하지만 인터폰이 없었더라도 우리는 정당하게 승차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냥 승강장으로 갔을 것이다. 승강장에는 이 역에서 출발하는 701系 전동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센세키선[仙石線]과 비슷한 루트로 가는 토호쿠본선[東北本線]'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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