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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2월 10일 - 홋카이도의 무게 중심에 있는 신토쿠[新得]

 

   신토쿠는 작은 마을이다. 세키쇼선[石勝線]과 네무로본선이 노선상 분기되는 역인지라 모든 열차가 이 역에 정차한다. 노선상이라는 표현을 쓴 건 실제 분기되는 지점은 신토쿠역이 아니라 터널 안에 있는 카미오치아이신호장[上落合信号場]이다. 그렇지만 신호장에는 교행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승객들이 타고 내릴 수 없으므로 신토쿠역에서 갈아타야 한다.

 

   우리의 일정은 세키쇼선이 아닌 네무로본선을 따라서 삿포로로 간다. 과거 세키쇼선이 없었을 때에는 모든 특급 열차가 이런 루트를 통하여 다녔지만 지금은 네무로본선이 시작되는 타키카와[滝川]까지는 보통 열차만이 다닌다. 그래도 일부는 쾌속 카리카치[狩勝]로 운행되어서 중간 일부역을 통과하므로 실제 속도상으로는 꽤 빠르다.

 

 

   역에서는 약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조금은 한가한 대합실에 가방을 놓고 앉아서 기다렸다. 역은 단층으로 되어 있고 다른 홋카이도의 역처럼 열차 출발에 맞추어서 개표가 이루어진다. 안에는 의자가 있고 한쪽으로는 신토쿠 지역 관광 안내 팸플릿이 있다. 자세히 보니 한글로 된 팸플릿도 있었다. 호기심에 하나를 꺼내서 살펴보았다. 신토쿠 지역의 사계 사진을 보여주면서 계절에 맞는 관광지를 소개하여 놓았다. 역시 일본에서 만든 것인지라 한글 글꼴이 좀 이상하였다. 물론 글자가 잘못된 것도 많이 보였다. 우리가 영어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게 어렵듯이 외국에서 만들었는데 그런 점은 어쩔 수 없다. 내용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하는 드라마의 촬영지가 신토쿠에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 많아서 홋카이도가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이런 시골 마을에도 있다는 게 참으로 신기하였다.

 

 

   이제 역 밖으로 나와 보았다. 이곳도 역시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눈을 치운 데를 따라 움직여야 한다. 역 건물은 일본풍은 아니고 유럽풍으로 되어 있었다. 홋카이도에서는 역시 많은 역이 이런 형식이다. 그에 맞추어서 역명도 일본어나 한자는 없이 영어로만 표시되어 있다. 역앞은 보도블록으로 깨끗하게 정돈이 되어 있고 영어를 읽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하여 역 입구 오른쪽 검은 돌에 한자로 적어 놓았다.

 

 

   역 앞에는 이상하게 생긴 조형물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트리같이 생긴 듯 한데 그건 아니고. 물론 아래에 설명이 있었다. 신토쿠가 홋카이도의 무게 중심에 위치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조형물이었다. 위에 있는 녹색 막대가 무게로 중심을 잡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런 의미까지 찾아낸 게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금 후 기차를 타고 통과하는 후라노의 경우에는 위도 중심이라는 표식이 있다. 우리나라의 무게 중심이나 위도 중심은 어딘지 나도 정확히 모르는데 물론 알기도 쉽지가 않겠지만.

 

 

   다시 역으로 돌아와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그런데, 아까의 한글 팸플릿의 존재 이유를 설명이라도 할련지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역에 들어왔다. 차림새로 보아서는 신토쿠 주변의 스키장에 갔다 돌아가는 길로 보였다. 인구가 적고 겨울에 추운 홋카이도는 스키를 타기에 최적인 눈이 쌓여 있어서 서양에서 오는 관광객들도 많다. 우리와는 달리 귀국을 위해서 특급 열차를 타고 미나미치토세[南千歳]로 가는 듯 하였다.

 

 

   시간이 되자 개표가 시작되고 역 건물과 연결된 1번 승강장으로 나갔다. 특급이 아니라서 승객은 매우 적었다. 겨우 5명 정도였다. 신토쿠역은 2면 3선인데, 열차 교행시를 제외하고는 역 건물 앞에 있는 1번 승강장을 사용한다. 앞에 타고 온 특급 열차 지연의 영향인지 우리가 탈 열차도 3분 정도 지연되어 도착하였다. 다시 열차를 타고 네무로본선 완승을 향해 출발하였다.

 

 

 

 

 

   다음으로는 '홋카이헤소 마츠리의 고장 후라노[富良野]'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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