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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철도와 관계가 없는 신사 관람입니다. 산인 지방에서 유명한 이즈모타이샤랍니다.
77. 2월 13일 -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토 신사인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上)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었다. 인도가 따로 있지 않은 도로 한쪽에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있는 형태이다. 토리이[鳥居]가 보이므로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는 금방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이즈모타이샤의 토리이는 매우 컸다.
이즈모타이샤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을 하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토 신사이다. 이세[伊勢]에 있는 신사(관련 여행기 보기) 다음으로 중요하다. 이세신사의 경우 2006년 1월에 방문을 하였으므로 다음 여행기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이즈모타이샤는 정식으로는 이즈모오야시로[出雲大社]라고도 읽는다. 일본어를 조금 공부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일본은 한자 읽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대부분 표기에서 보면 이즈모타이샤 쪽이 훨씬 많이 쓰인다.
이즈모타이샤는 15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이세진구를 제외하고는 이루어지지 않지만 신사의 건축 양식을 유지하기 위하여 이 신사도 과거 20년마다 터를 조금씩 옮겨서 다시 지어졌다. 현재 있는 건물은 매우 오래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1744년에 만들어졌고 주변 건물은 1844년에 완공되었다. 모두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타이샤 츠쿠리[大社作り]로 지어졌다. 규모면에서 보면 과거에는 건물이 48m에 이르렀다고 하나 현재는 절반 정도의 수준이다.
이 신사에서 결혼의 신인 오쿠니누시[大国主]를 모신다. 그런 관계로 이곳에서는 전통 결혼식 장면을 쉽게 볼 수 있고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인들은 박수를 4번 친다. 다른 곳보다 2배로 하는데 그 이유는 배우자 또는 배우자가 될 사람을 위해서이다.
이즈모타이샤를 가려면 이치바타전철 이즈모타이샤마에[出雲大社前]역에서 걸어간다. 역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약간 떨어져 있다. 더 멀다면 마에[前]보다는 구치[口]라고 할 것이다. 신사가 뒤에 야쿠모산[八雲山]을 끼고 있어서 마을보다는 높은 데 자리잡고 있다. 길은 매우 찾기 쉬운데 신사 앞으로 엄청나게 큰 토리이가 있으므로 토리이[鳥居]를 향해서 가기만 하면 된다. 토리이를 향해 가는 길은 오르막이지만 경사가 급하지 않아서 크게 어려움이 없다. 약 5분 정도 가니 큰 토리이에 도달하였다.
토리이만 지나가면 바로 신사가 있는 건 아니다. 다시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차도가 없고 인도만이 있다. 주변으로는 키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큰 삼나무 숲이다. 어제 비가 왔는지 인도 주변은 젖어있고 습기가 높다. 아침에 마츠에[松江]에서 출발할 때에는 약간씩 눈이 오고 있었지만 이곳 이즈모타이샤는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나중에 톳토리 이동시에 보니 날씨가 정말 변덕이 심하였다.
삼나무 숲을 지나는 동안에도 몇 개 조금 작은 토리이가 있다. 마지막으로 있는게 청동으로 된 토리이다. 신사 건물이 보이고 안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차장은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차로 온다면 우리하고는 다른 길로 신사로 들어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있는 토리이는 청동으로 만들어져 있다. 보통 돌이나 나무로 만드는 걸 생각하면 재료가 조금 특이하다.
청동 토리이 뒤에 있는 건 하이덴[拝殿]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즈모타이샤의 한 상징이기도 한 커다란 시메나와[しめ縄]를 볼 수 있다. 시메나와는 짚을 꼬아 만든 밧줄이다. 나중에 가는 카구라덴의 시메나와보다는 작다. 하이덴 내에는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안에도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참배할 목적은 아니므로 괜히 들어갈 필요는 없다.
하이덴 뒤로는 고혼덴[御本殿]이 있다. 이즈모타이샤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이지만 입구에서 참배하고 성의금만 낼 수 있을 뿐 안으로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다. 안에는 신사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안에 들어갈 수는 없으므로 한바퀴 둘러보았다. 고혼덴은 나무로 지어졌고 지붕에는 이끼가 많이 끼여 있어 녹색에 가까운 색을 띠고 있다. 또한 지붕에는 독특한 표식이 있다. 나무로 십자 모양으로 하여 올려놓았는데 대표적인 신사 건축 양식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의 과거 건축물에서는 지붕에 무언가 독특한 표식을 달아놓은 게 많았다. 나라의 토다이지의 경우에는 금으로 한 동물상이 있지 아니한가?
이즈모타이샤 내에는 우리같이 개인적으로 찾아온 사람들도 있지만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온 사람들도 많다. 잘 알려진 깃발 관광객들이다. 깃발을 따라서 사람들이 다니는. 군대처럼 오와 열을 맞추지는 않는다. 고혼덴을 돌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우리에게 한국에서 왔냐고 우리말로 물어본다. 그렇다고 답했는데 이런 곳에도 우리 이외에 우리나라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다음에 지나갈 요나고[米子]에 국제공항이 있고 인천공항 간을 운행하는 아시아나항공 노선이 있으니 이곳 이즈모가 우리나라에서 먼 곳은 아니다. 물론 독도에서부터 생각한다면 어쩌면 쓰시마 다음으로 대한민국에서 가까운 곳일지도 모른다.
고혼덴을 돌아서 카구라덴[神楽殿]과 콘기덴[婚儀殿]으로 향하였다. 문 하나를 지나면 건물이 나온다. 카구라덴은 하이덴보다 더 큰 시메나와가 있다. 아래로는 사람들이 동전을 시메나와를 향하여 던지고 있다. 동전이 시메나와에 박히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한다. 나와 친구도 한 번 시도해 보았는데 시메나와에 박히지 않는다. 혹시 반대로 운이 없어서 박힌 동전이 떨어지면 불벼락을 맞을 수 있으므로 조금 해 보고 중단하였다.
건물 안은 조금 어두웠는데 신관의 주도 아래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일본에 여러 번 왔지만 전통 신토 의식을 하는 건 처음 보았다. 카구라덴 옆으로는 현대식 건물이 있다. 1층에는 이 신사를 운영하는 사무실이 있고 2층에는 결혼식장이 있다. 그런데 신사에는 이곳뿐만 아니라 결혼식장이 곳곳에 있었다.
다음에는 하편이 연재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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