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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폭탄이 떨어져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던 히로시마를 둘러봅니다.

 

 

 

 

 

74. 2월 12일 - 원폭이 떨어진 도시 히로시마[広島]


   115系 차량은 운전 장면이나 전망을 보기는 힘들게 되어 있다. 타는 사람이 많아 일단 자리를 잡으려고 하였다.

 


No. 73 철도편 : 이와쿠니[岩国] 16:39→요코가와[横川] 17:14
열차번호 및 종별 : 5370M 普通, 거리 : 38.4km, 편성 : 115系 4兩(4号車 クハ115-2114)

 


   이와쿠니역에서 탄 사람이 많아서 빈 자리는 없었다. 겨우 자리를 잡았고 열차는 금방 출발하였다. 이 열차는 쾌속이라 히로시마 시내까지는 정차역이 얼마 없다. 열차는 신나게 달렸다. 이와쿠니로 올 때에는 각역 정차였지만 이번에는 쌩쌩 통과하였다. 그렇지만 적은 정차역에서도 타는 사람들이 있었고 점점 사람은 많아졌다. 히로시마역에서 내려서도 원폭 돔에 갈 수 있으나 거리가 더 멀고 다양화를 위하여 한 정거장 앞인 요코가와역에서 내렸다. 이 역에서 내리는 사람이 적어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야 했다.

 

 

   요코가와역은 카베선[可部線]이 분기되는 역이다. 카베선 열차는 이 역 출발은 없고 모두 적어도 히로시마역까지 운행된다. 카베선은 원래 비전철화된 구간인 산단쿄[三段峡]역까지 운행되었으나 2003년 12월 1일부터 전철화된 카베역까지만 운행되고 있다. 요코가와역에서 카베선 승강장은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다.

 

 

   역 개찰구를 빠져나왔다. 이곳은 따뜻한 지방이라서 따로 역 건물이 없었다. 지붕으로 비만 막을 수 있게 해 놓았고 개찰구는 그냥 노출된 형태였다. 큐슈의 나가사키역과 비슷하였다. 역 앞에는 전차 타는 곳이 있었다. 일본의 중소도시에는 아직도 시민들의 발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히로시마는 노선이 매우 복잡하다. JR패스가 있다고 하여도 이 전차를 타려면 따로 추가 요금을 내어야 하니 천천히 걸어가기로 하였다.

 

 

   우리가 갈 곳은 원폭돔과 평화 공원이다. 약 2km가 조금 넘는 거리이다. 걸어가기에는 멀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남어서 천천히 갔다. 오타가와[太田川]를 건너서 방향을 남쪽으로 틀었다. 히로시마는 오타가와 하류 삼각지에 형성된 도시인지라 길도 평평하고 오르막이 전혀 없어서 걸어다니기에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조금 내려가니 히로시마성이 보였다.

 


   히로시마성은 2차 대전에 파괴되어서 새로 만들었다. 이미 오후 5시 30분이 넘어서 입장을 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지나가면서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여야 했다. 히로시마성은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게 아니라서 큰 의미를 주기는 어렵다.

 

   계속 남쪽으로 내려갔다. 일본은 인도와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걸어서 다니기도 확실히 편하다. 차도처럼 지하로 되어 있는 구간도 있다. 곳곳에 자전거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주차료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큰 길을 하나 건너자 드디어 우리가 찾던 원폭 돔[原爆ドーム]이 나타났다.

 

 

   원폭 돔은 히로시마의 원자폭탄 피해의 상징물로 전세계에 알려져 있다. 비참한 역사이기는 하지만 이 건물은 1996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원래는 히로시마 산업 진흥관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건물이 약해져서 보수 공사를 하고 있으며 밤에는 조명을 비춘다. 산업 진흥관으로의 역할이 아닌 현재는 전쟁의 비참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으로 전세계로부터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원폭 돔을 중심으로 하여 평화 기념 공원[平和記念公園]이다. 곳곳에 기념비가 있고 애도를 하는 일본인들을 볼 수 있었다. 한쪽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한 위령비도 볼 수 있었다. 일본이 일으킨 전쟁이지만 그 피해는 정말 엄청났다. 한편으로는 전쟁을 일으켜서 죄송하다는 위정자의 비 같은 건 없었다. 민간인들이 나서서 전쟁한 것도 아니고 끌려가서 목숨을 잃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였는데. 왜 히로시마는 원자폭탄이라는 무서운 무기를 맞았어야 하는지는 어디에도 설명하고 있지 않다.

 

 

   공원 한쪽 끝에는 원폭 자료관이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해는 지고 어두워졌다. 자료관은 이미 문을 닫았다. 안타깝지만 볼 수 없다. 이전에 나가사키에서 원폭자료관에 간 적이 있는데 그곳과 비슷하리라고 추정할 뿐이다.

 

 

   다시 걸어서 역으로 향하였다. 이번에는 길을 바꾸어서 히로시마역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단순하다. 전차 노선을 따라 가면 된다. 오늘 하루 동안 많이 걸어서 이미 내 다리가 아니었다. 무거운 가방을 계속 메고 있어서 어깨도 조금 아팠다. 친구에서 전차를 타고 가자고 제안을 하였으나 150엔 하는 전차 요금이 아깝다고 그냥 걷자고 하였다. 히로시마는 그래도 밤에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른 소도시처럼 적막감은 들지 않았다. 걸어서 약 20분. 목적지인 히로시마역에 도착하였다.

 

 

 

 

 

   다음으로는 '오카야마역[岡山駅]의 밤'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다음 편까지 하면 JR패스 6일째가 모두 끝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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