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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JR패스 마지막날입니다. 여행기의 끝이 보이는 듯 합니다. 이번에는 JR도 타지만 사철인 이치바타전철도 이용합니다. 일본철도연구회에서는 처음으로 보여주는군요.

 

 

 

 

 

76. 2월 13일 - 신화의 고장을 달리는 이치바타전차[一畑電車]


   벌써 JR패스 마지막날이다. 1주일이 짧은 시간이 아닌데 기차를 타면서 정신없이 다니다 보면 금방 지나간다. 오늘 갈 곳은 이즈모와 톳토리이다. 다른 날과는 달리 친구의 추천으로 가게 되었다. 이 두 곳은 모두 우리나라 동해 쪽에 있는 산인[山陰] 지방이다. 교통편이 좋지 못하여 하루 동안 부지런히 다녀야 한다.

 

   오랜만에 숙박을 하였고 어제는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돌아다녀서 매우 피곤하였다. 결국 조금 늦잠을 자 버렸다. 아침에 일어나니 시계는 이미 8시였다. 우리가 탈 열차는 8시 41분에 출발하므로 시간이 매우 촉박해졌다. 급히 대충 씻고 짐을 챙겨서 로비로 내려갔다. 아침으로 오니기리를 먹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여 2개 정도만 입에 넣고 체크아웃하고 역으로 달려갔다.

 

 

   호텔을 나선 시각은 열차 출발 시각 6분전. 전속력으로 달려서 역에 갔고 스탬프 찍을 시간이 없어 그냥 바로 개표를 받고 승강장으로 올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마스다[益田]로 가는 특급 슈퍼마츠카제 1호가 들어왔다.

 


No. 76 철도편 : 마츠에[松江] 8:41→이즈모시[出雲市] 9:09
열차번호 및 종별 : 2011D 特急 スーパーまつかぜ 1号, 거리 : 32.7km, 편성 : 키하 187系 2兩(1号車 キハ187-12)

 


   2량으로 운행되는 특급 열차이다. 일본에서 다니는 특급 중에서는 짧은 편성에 속한다. 사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짧게 다니는 무궁화호는 흔하지 않다. 2량 중 1량은 지정석이고 나머지는 자유석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진행 방향 앞쪽 차량이 지정석이어서 타는 시간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지정석권을 미리 얻었다. 지정석 특급 요금이 조금 비싸므로 현지인이야 당연 자유석 쪽이 더 많다.

 

 

   마츠에에서는 눈이 조금 오고 있지만 열차는 잘 달린다. 땅에 쌓이는 정도까지는 아니니 열차 운행에는 큰 지장이 없다. 키하 187系는 이전에도 타 보았지만 신형차량이라 전동차가 아니지만 가감속도도 좋고 빠른 속도에서도 안정감 있게 잘 달린다. 키스키선이 분기되는 신지[宍道]역에만 정차하고 이즈모시역까지 간다. 눈은 비로 바뀌었으나 조금씩 내리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금방 열차는 우리가 내릴 이즈모시[出雲市]역에 도착하였다.

 

 

   이즈모시역은 이전에 한 번 내린 적이 있으나 열차 환승 때문에 시간이 매우 짧아서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 이즈모시역은 역 이름 그대로 시마네현 이즈모시의 대표역이다. 현재는 이즈모시역 부근 구간이 고가화되어 있다. 1998년에 고가화가 이루어졌다. 승강장은 2면 4선이다. 이 지역에 운행되는 열차들이 길지 않아서 선라이즈이즈모호의 경우에는 거의 승강장 전체에 들어가는 정도이다. 승강장이 고가로 위치하고 역 관련 시설은 1층에 있다. 열차를 탄 마츠에역과 같은 방식이다.

 

 

   집표구를 지나고 스탬프를 찍었다. 이즈모에서 우리가 방문할 곳은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이다. 이즈모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곳으로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일본인들의 방문은 꽤 많다. 이전에는 이즈모타이샤 앞까지 갈 수 있는 노선이 JR에도 있었다. 타이샤선[大社線]이었는데 사철인 이치바나전철에 비하여 이즈모타이샤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승객이 줄어 결국은 1990년 폐선되었다. 현재도 JR의 타이샤역[大社駅]은 그대로 남아 있고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 이즈모시역에서 이즈모타이샤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지방사철인 이치바타철도[http://www.ichibata.co.jp/railway ]와 이 철도 회사의 자매회사에서 운행하는 이치바타버스[http://www.ichibata.co.jp/bus ]를 타는 방법이 있다. 내가 철도팬이어서 철도를 이용하여 가지만 실제로는 버스 쪽이 훨씬 편하다. 철도는 1번 환승을 해야 하고 운임이 480엔이다.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버스의 경우는 30분 간격이고 요금이 510엔이다. 소요시간은 차이가 거의 없다. 그러나 철도는 내려서 약 5분 정도 걸어야 하는 반면 버스는 그런 점이 없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환상적으로 철도를 타는게 유리한 방편이 있었다. 주말 50% 할인 4매 회수권을 이치바타철도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2006년 5월 현재는 없어짐) 이것은 승객이 임의로 구간을 정해서 4매 회수권을 발매하여 사용하는 표로 말 그대로 1개월 이내의 주말에 한하여 이용이 가능하였다. 오늘이 일요일이므로 이용할 수 있는 날이고 친구와 두 명이 여행을 다니므로 왕복을 하면 모두 회수권을 쓸 수 있다. 원래는 편도 480엔이지만 왕복 480엔으로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치바타전철의 이즈모시역은 JR역과는 별도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JR역의 북쪽 출구로 나가서 동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있다. JR의 역처럼 승강장이 고가에 있다. 역 이름도 달라서 이치바타전철의 역은 덴테츠이즈모시역[電鉄出雲市駅]이다. 회사 이름 대신 덴테츠를 붙이는 경우는 토야마[富山] 지역에서도 볼 수 있다. 갈아타는 통로에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서 비가 오는 경우에는 승객들이 조금 불편하다. 우리들의 경우에는 마츠에에서는 조금씩 눈이 내리고 있었지만 이곳 이즈모는 햇빛이 비치고 날씨가 좋다.

 

   역 안으로 들어가니 대합실에서 승객들이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내가 이전에 인터넷으로 본 주말 4매 회수권에 관한 안내판은 보이지 않았다. 창구에 물어보니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고 바로 살 수 있었다. 이 회수권은 요즈음에는 보기 힘든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탈 수 있는 구간을 직접 펜으로 적어놓은 종이 하나에 아래로는 4매가 붙어있는 형태였다. 개표를 할 때에는 같이 이용하는 사람 수에 해당되는 매수만큼 종이에 일부에 각진 모양으로 표시를 하고(우리나라 철도에서 이전에 개표를 하던 방식과 동일) 집표시에는 그만큼을 뜯어갔다. 나중에 돌아올 때에는 기념으로 가지고 가려고 하였으나 직원이 곤란하다고 하여 보여드릴 수 없는게 안타깝다. 그 모양으로 보면 일본만화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회수권(주인공이 마녀 언니 집에 갈 때 사용)과 흡사 비슷하다.

 

 

   열차 출발 10분 전이 되자 개표가 시작되었다. 이런 곳에 자동개집표기가 있을 리가 없고 직원이 승차권을 확인한다. 우리가 가진 회수권에는 2장을 접어서 표시를 하였다. 고가로 올라가니 승강장이 있었다. 1면 2선 구조인데 한 선로가 긴 형태이다. 양쪽 승강장에 열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 회사 차량은 대부분 노란색으로 도색이 되어 있었다.

 

 

   우리가 탄 차량은 이치바타 2100系였다. 원래 케이오[京王] 5000系였다. 수도권에서 명차였다고 한다. 현재는 남은 차량 모두 지방사철에서 운행되고 있다. 차량 안은 모두 롱시트이고 무인역이 많고 원맨이므로 운임함, 운임표, 그리고 정리권 발행기가 있었다. 차량은 낡아보였지만 운전실에는 모니터까지 달려 있어서 승하차하는 승객들을 살펴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승객은 적어서 넓게 차지하고 갈 수 있었다. 열차 출발 시각이 되자 천천히 덴테츠이즈모시역을 출발하였다.

 


No. 77 철도편 : 덴테츠이즈모시[電鉄出雲市] 9:30→카와토[川跡] 9:39
열차번호 및 종별 : 307 普通, 거리 : 4.9km, 편성 : 이치바타 2100系 2兩(ワンマン, 2104+2114)

 


   고가를 내려가자 바로 정차역이다. 이름이 꽤 긴데 이즈모카가쿠칸파크타운마에[出雲科学館パークタウン前]역이다. 실제로는 가타카나 부분을 생략하여 이즈모카가쿠칸마에[出雲科学館前]역이라고 많이 부른다. 이치바타철도에는 일본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진 루이스시티파니테엔비츄츠칸마에[ルイス·C.ティファニー庭園美術館前]역이 있다. 영어까지 들어가는 복잡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마츠에 쪽에 있는 무인역이다. 이즈모카가쿠칸마에역에서는 의외로 덴테츠이즈모시역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탔다.

 

 

   선로 사정이 좋지 않고 역간 거리가 짧아서 열차는 느릿느릿 갔다. 역간 거리가 겨우 0.8km인 구간도 두 개나 있다. 지상으로 운행되다보니 다음 정차역이 보인다. 금방 환승역인 카와토역에 도착하였다. 카와토역은 이치바타철도 유일의 분기역이다. 타이샤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데 일부 열차는 갈아타지 않고 바로 간다. 열차 다이어상으로 타이샤선 환승이 편리하게 되어 있어서 1시간 마다 이 역에는 세 방면의 열차가 정차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No. 78 철도편 : 카와토[川跡] 9:41→이즈모타이샤마에[出雲大社前] 9:52
열차번호 및 종별 : 8 普通, 거리 : 8.3km, 편성 : 이치바타 2100系 2兩(ワンマン, 2103+2113)

 


   이번에도 2100系에 당첨되었다. 승객은 더 적어서 롱시트에 누워서도 갈 수 있을 정도이다. 이즈모타이샤로 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적은 것인지 아니면 철도로 가는 사람이 적은지 의문이다. 북쪽으로는 산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은 평지이다. 전차선을 지지하는 전신주가 오래되었지만 철길은 거의 직선으로 뻗어 있다. 그렇지만 이곳도 고속화는 되어 있지 않은지 천천히 간다. 겨우 11분 승차이니 금방 종착역인 이즈모타이샤마에역에 도착하였다.

 

 

   이즈모타이샤마에역 역시 앞의 막힌 형태의 승강장이었다. 역 건물은 특이하게도 서양식 건축물이었다. 오래되어서 안은 어둡고 난로 하나만 있어서 조금은 추웠지만 매우 고풍스러운 분위기였다. 역을 나와서 목적지인 이즈모타이샤를 향하여 걸어갔다.

 

 

 

 

 

   다음으로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토 신사인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상)'이 연재되겠습니다. 신사를 제대로 구경하시려면 이즈모타이샤를 가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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