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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다시 JR을 타고 산인본선을 따라 동쪽으로 달립니다. 

 

 

 

 

 

79. 2월 13일 - 산인철도의 발상지 요나고[米子]


   이번에 타는 L특급 야쿠모호는 이즈모시역을 출발하여 오카야마역까지 가는 열차이다. 원래는 19분 뒤에 오는 특급 슈퍼오키(スーパーおき)호를 타려고 하였으나 요나고역에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하여 변경하였다.

 

   현재는 슈퍼야쿠모호가 없어졌지만 당시에는 슈퍼야쿠모호와 야쿠모호가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 다니는 특급 열차와는 달리 차량은 둘 다 381系 전동차를 사용한다. 단지 슈퍼야쿠모호의 경우 전망형 그린샤[グリーン車]가 있고 정차역이 적어서 소요시간이 적게 걸렸다. 그렇지만 차량 검수 등의 관계로 슈퍼야쿠모호라도 열차 편성 가운데에 그린샤가 편성되는 경우도 있었고 정차역이 적어서 승객 유치가 조금 힘들었으므로 현재는 야쿠모호로 통일되고 소요시간도 거의 비슷하게 조정되었다. 또한 전열차에 그린샤가 연결되었다. 그렇지만 전망형 그린샤가 충분히 있는 키세[紀勢] 지역의 슈퍼쿠로시오[スーパーくろしお]호는 그대로 운행되고 있다.

 

   야쿠모호의 경우 열차 편성이 차이가 심하다. 3, 4, 6량 편성이 있다. 성수기에는 9량 편성도 운행된다고 한다. 우리가 탄 열차는 가장 짧은 3량 편성이었다. 단, 현재는 3량 편성은 없고 그린샤가 추가되어서 4량 편성과 6량 편성이 주로 다닌다.

 


No. 81 철도편 : 이즈모시[出雲市] 11:51→요나고[米子] 12:42
열차번호 및 종별 : 1026M L特急 やくも 16号, 거리 : 61.6km, 편성 : 381系 3兩(3号車 クモハ381-8)

 


   열차 가장 앞쪽 차량이지만 전망은 볼 수 없다. 단거리 이동이고 만일 슈퍼오키호를 탄다고 하여도 앞쪽 자유석 차량에 타야 운전장면 및 전망 구경을 할 수 있으므로 지정석권을 얻지 않았다. 열차 내 자유석은 승객이 많지 않아서 절반 가량 비어 있었다. 중앙 정도에 자리를 잡았다.

 

 

   열차는 서서히 출발하였다. 아까 온 길을 되돌아간다. 그래도 햇빛도 비치고 날씨가 좋아졌다. 반복하는 경로라서 자세히 밖을 보지는 않았다. 중간에 열차 교행 때문에 역에서 정차하곤 하였다. 차량기지와 JR화물의 조차장을 지나니 우리의 목적지인 요나고역에 도착하였다.

 

   요나고역은 산인 지방의 중심역이다. JR서일본의 요나고지사가 역 건물에 같이 위치하고 있다. 요나고는 행정구역 상으로는 톳토리현[鳥取県]에 속하지만 시마네현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고 또한 산요 지역을 연결하는 간선인 하쿠비선[伯備線]의 실질적인 종점이다. 하쿠비선은 실제로는 요나고역이 아닌 동쪽으로 두 역 더 가서 있는 호키다이센[伯耆大山]역에서 분기된다. 북쪽으로는 우리나라 인천 공항과의 직항로가 개설되어 있는 요나고공항이 있다. 산인 지방의 교통의 중심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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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나고역이 이렇게 중요하게 된 이유로는 산인 지방에서 처음으로 철도가 개통되었기 때문이다. 1902년 미쿠리야[御来屋]역과 사카이미나토[境港]역간 철도가 최초로 만들어졌고 중간에 있는 역이 요나고역이었다. 점점 철도망이 확장되면서 현재와 같이 되었으며 요나고에는 화물터미널이 있고 사카이선의 고토[後藤]역에는 고토종합차량소[後藤総合車両所]가 위치하고 있어 차량기지 및 검수를 맡고 있다. 키하 120系 차량의 일부는 이곳에서 생산되었다.

 

 

   요나고역 자체에도 유치선이 많이 있어서 출구는 한쪽으로만 있다. 역 건물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요나고지사와 같이 있어서 건물이 크다. 하카타역 못지 않은 학교 건물이다. 특이한 점은 역의 표시인데 한자도 히라카나도 아닌 영어로만 적어 놓았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나고역이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산인 지방 철도에서 큰 의미가 있으므로 당연 역 광장에는 철도에 관련되는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념하는 비석이 있고 C57系 증기기관차의 바퀴가 전시되어 있다. 광장 중앙에는 특이한 모양으로 지붕을 만든 지하도와 도로 안에는 합장상이 있다. 우리나라와의 직항로가 있어서 합장상 아래에는 어눌한 글꼴의 한글도 있다.

 

 

   광장 동쪽에는 단단광장[だんだん廣場]이 있다. 청동으로 만든 조형물이 있는데 가운데 시계가 있고 증기기관차가 객차를 끌고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모양을 만들었다. 산인 지역의 최초의 철도 노선이 생긴 곳임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여행 후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2005년 4월에 서울역에 갈 일이 있었는데 비슷한 느낌을 주는 조형물을 발견하였다. 현재도 서울역에 있는데 조형 제목은 ‘물레방아와 KTX’이다. 위의 커다란 물레방아는 다르지만 열차가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은 정말 비슷하였다. 더 화려하고 생동감이 넘치지만 열차를 이용한 조형물이 서울역에 있다는 자체로도 우리나라에서도 철도의 위상이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요나고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지방교통선인 사카이선은 요괴열차로 유명하다. 종점인 사카이미나토가 만화 게게게로키타로[ゲゲゲの鬼太郎]를 그린 미즈키시케루[水木しげる]의 고향이어서 운행하는 일부 열차에는 요괴 도색을 하고 역마다 요괴 이름을 같이 붙였다. 출발하는 요나고역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있고 매점에서는 요괴 그림이 있는 여러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도 간단히 요괴 그림이 바탕으로 있는 메모지를 구입하였다.

 

 

   개찰구를 지나서 승강장에 가니 사카이선 열차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차량에는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요괴 그림으로 채워져 있었다. 재미있는 건 창문에도 요괴 그림이 있고 차량의 등 위치는 요괴의 눈이다. 세세한 부분까지 아이디어를 써서 잘 만들었다. 지금 생각하여 보면 차량 안에도 요괴 그림이 잔뜩 있을 듯 한데 잠시 타 보지 않은게 안타깝다.

 

   우리는 사카이선을 탈 게 아니라 산인본선을 타고 사구를 보러 톳토리로 간다. 특급을 가면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으나 특급이 자주 다니는 게 아니라서 쾌속 열차를 타게 되었다. 구름다리를 건너서 열차를 타러 갔다.

 

 

 

 

 

   다음으로는 '산인본선 고속화 구간을 달리는 톳토리라이너[とっとりライナー]'가 연재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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