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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야산 편은 문화재가 많이 있고 철도에 관련된 사항이 아닌지라 관련 자료를 찾고 정리하여 여행기를 쓰다보니 쉽지는 않군요. 코야산 편은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오사카로 돌아갑니다.

 

 

 

 


53. 1월 31일 - 코야산의 다양한 사찰들의 모습

 

   참배로를 벗어나서 도로를 따라서 걸어간다. 코야산 내에서는 난카이린칸버스가 운행하고 있지만 배차 시간이 30~40분 간격이고 마을이 크지 않으므로 코야산역을 오갈때를 제외하고는 걷는 게 가장 좋은 이동수단이다. 다행히도 마을에 있는 길에는 인도가 있고 삼나무가 없으니 그래도 밝아서 걸어가기에는 괜찮다.

 

 

   마을의 중앙을 향해 걸어가다보면 카루카야도[刈萱堂]가 있다. 마침 비가 많이 오고 있어서 비를 피할 겸하여 한 번 들어가 보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관리인인 듯한 사람이 한 명 있을 뿐 관람객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아서 매우 적막하였다. 게다가 안에는 어두워서 분위기는 매우 침울하였다. 안에는 향을 피워서 향의 냄새가 돌고 있었고 벽에는 다양한 그림이 있었다. 한 바퀴 돌면서 그림을 감상하고 입구에 있는 스탬프를 찍었다.

 

 

   나와서 계속 서쪽으로 향하여 코야산의 중심인 센쥬인바시[千手院橋]에 도착하였다.. 버스 정류장으로는 세 정거장 거리이지만 거리 겨우 500m 정도이다. 코야산 지구에는 버스 정류장이 매우 조밀하게 있다. 코야산으로 버스를 타고 왔을 때에는 이곳 센쥬인바시를 통과하였기 때문에 관광안내소를 가 보지 못하였다. 추위도 피할 겸 잠시 들어갔다. 특별히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는 없었고 단지 다양한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어서 수첩에 찍을 수 있었다.

 

   센쥬바시는 삼거리이다. 동쪽과 서쪽으로는 코야산 마을이 있고 북쪽으로 가면 코야산역으로 가는 길이 있다. 버스끼리 환승도 가능하다. 이제는 코야산의 서쪽으로 향하였다. 마을의 중심인 이곳 센쥬바시에는 코야산의 명소로의 이정표가 모두 나와있고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다음으로 가는 곳은 박물관인 레이호칸[霊宝館]이다.

 

 

   레이호칸(http://www.reihokan.or.jp )은 코야산의 사원과 중요한 불상 등 불교와 관련되는 많은 문화재들을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1921년에 만들어졌다. 1984년 코보다이시[弘法大師] 입정 1150년을 기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새로운 창고를 지어서 코야산에 있는 여러 보물을 이곳에 전시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이곳에는 국보, 중요 문화재, 현지정 문화재 170건에 21,679점을 포함하여 모두 50,000점이 넘는 문화재가 있으나 실제 상시 전시되는 건 100점이다. 그런 관계로 1년에 4~5회씩 하는 특별전을 통하여 나머지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다. 일본의 불교 미술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방문하면 좋은 장소이다.

 

   레이호칸의 입장료는 600엔으로 이곳 코야산에서는 비싼 편이다. 그러나 여러 할인이 있다. 스룻토칸사이패스를 살 때 같이 있는 할인권을 이용할 수도 있고 학생증을 제시해도 된다. 당연 중복 할인은 없다. 학생증 제시의 경우가 할인이 더 많이 되어서 350엔으로 입장할 수 있다.

 

   레이호칸은 신발을 벗고 입장하게 되어 있다. 추운 비가 오는 겨울이라서 사실은 매우 추웠다. 안에는 난방이 잘 되지 않아서 약간은 떨면서 구경을 해야 하였다. 그나마 비를 피할 수 있으니. 어둡고 사진 촬영 금지로 되어 있어서 내부에 전시된 많은 문화재를 보여드릴 수는 없다. 코야산에서 사찰이 건립되고부터 지금까지의 역사와 관련된 작품들이 많이 있었고 설명이 있었다. 사실 우리의 관심은 코야산의 발음이 우리나라 식으로 읽어도 같기 때문에 무언가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관계되는 게 있는지를 열심히 찾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찾을 수 없었다.

 

   레이호관을 나와서 코야산의 가장 중심이 되는 단죠가람[壇上伽藍]으로 향하였다. 여기는 콘도[金堂]를 비롯한 코야산을 대표하는 여러 사찰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입구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길을 헤매다가 한 바퀴 돌아서 남쪽에 있는 길로 향하였고 이곳에는 들어가는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팸플릿에 있는 지도에 문제가 있는지 우리가 있는 위치와 지도의 표시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었다.

 

 

   들어가서 가장 먼저 본 것은 서쪽 입구에 있는 사이토[西塔]이다. 가람의 북서쪽의 거대한 삼나무 숲 안에 있으며 높이가 27미터인 다보탑니다. 본존불상 금강계대일여래상이 안에 있다고 하지만 문이 닫혀 있어서 볼 수 없다. 탑을 보고 동쪽으로 향하였다. 도중에 단죠가람으로 들어오는 정문을 볼 수 있었다.

 

 

   동쪽 끝부터 하나하나 보기로 하였다. 동쪽 끝에는 사이토처럼 토토[東塔]가 있다. 좀 낡은 목조건물이라는 느낌의 사이토에 비하여 토토는 아주 선명하고 깨끗하다. 이유를 보니 토토는 1843년 화재에 의하여 소실되었는데 1984년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지금이 2007년이니 23년 밖에 되지 않은 셈이다. 철도 차량이라면 폐차를 기다리고 있을 나이이지만 사찰 건축물로는 아주 새 건물이다. 주변의 천년 가까이 되는 건물들과 비교하면. 아쉽게도 토토도 내부는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다.

 


   토토에서 약간 서쪽으로 가면 정말 낡은 나무 건물이 있다. 후도도[不動堂]이다. 1198년에 만들어져서 현재 코야산에 있는 건물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다. 물론 1198년에는 이 건물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목조 건물이어서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어 다시 지어졌기 때문이다. 후도도만은 화재에서 피해갔을 뿐이다. 카마쿠라[鎌倉] 시기의 쇼인즈쿠리[書院造り] 양식이 남아있다.

 

 

   콘도 쪽으로 가는 길에는 담장이 있어서 문을 지나야 갈 수 있다. 문을 통과하면 크고 붉은 색의 동그란 건물이 보인다. 콘폰다이토[根本大塔]이다. 다른 건물과는 달리 안에 들어가서 구경을 할 수 있다. 사진 상으로 보면 별로 커 보이지 않지만 사진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그 규모를 알 수 있다. 계속 비가 내리는 좋지 않은 날씨여서 관람객은 적었다. 안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다. 안에는 벽화와 함께 16개의 커다란 불상이 있었다. 콘폰다이토는 코보다이시가 중국 유학을 다녀온 후 밋쿄의 근본을 교육하는 장소로 건립하였다. 그러나 당시에 만든 건물은 화재로 소실되어서 1937년 재건된 건물이 있다. 그러다 보니 색이나 건물의 모양도 다른 건물에 비하여 새것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콘폰다이토 옆에는 미에도[御影堂]가 있다. 미에도는 코보다이시가 살았다는 불당이다. 코보다이시의 위패가 모신 이후로 이름을 미에도로 부르고 있으며 역시 현재의 건물은 1847년에 재건되었다. 다른 건물과는 달리 단층이면서 넓게 자리잡고 있다. 물론 이 건물 안에는 들어갈 수 없게 해 놓았다.

 

 

   미에도 옆에는 작은 건물들이 여러 개 있다. 준테이도[准胝堂]와 쿠쟈쿠도[孔雀堂]를 비롯하여 비슷한 규모의 건물들이 있다. 건물은 나무로만 되어 있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이 20세기에 와서 재건되었다. 한쪽으로는 쇼로[鐘樓]가 있었다. 쇼로는 이름 그대로 종이 있는 다락집인데 밖에서 보아서는 안에 종이 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었다. 건물이 허름해서 종의 무게를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기는 하지만.

 

 

   쇼로 남쪽에도 준테이도나 쿠쟈쿠도와 비슷하게 생긴 건물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이건 사찰이 아니고 신사였다. 신으로 모시는 사람의 사진이 걸려 있었고 무엇보다도 에마가 걸려 있었다. 일본의 절에서는 에마[絵馬]가 없다. 특이한 것은 일본 동전을 이용하여 글자를 만들어 놓은 점이다. 이곳 이외에도 일본의 신사에서 동전으로 여러 장식을 만든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사용하는 동전은 대부분 5엔 주화이다. 불교의 요람인 코야산에 웬 신사인가? 이곳 묘신사[明神社]는 816년 코보다이시가 쿄야산에 절을 만들려고 하여 허가가 났을 때 가람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하여 이 지역의 신인 코야묘신[高野明神]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만들었다. 종교끼리 철저히 구별을 짓는 우리나라의 사고로 보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종교가 섞여 있으며 종교 문제에 얽매임이 적은 일본에서는 가능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교회를 짓는데 교회의 안녕을 위하여 옆에 사당을 짓는 셈이다.

 

 

   묘신사를 거쳐서 가면 코야산에 있는 절 전체의 본당인 콘도[金堂]가 있다. 콘도는 중요한 법회를 개최하는 장소이며 819년 코보다이시가 창건하였다. 콘도 역시 목조건물이라 여러 번 화재에 의하여 소실되어 현재의 불당은 1932년에 재건되었다. 내부를 들어갈 수 있어서 잠시 둘러보았다. 내부는 역시 어둡고 불상이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50엔을 내고 촛불에 불을 피워서 불상 앞에 꽂아 두었다.

 

   이것으로 단죠가람 구경을 마쳤다. 코야산역으로 가는 버스 시각까지는 약 40분 가량 남아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무언가 더 보아야 한다. 코야산의 입구인 서쪽 끝으로 가 보기로 하였다. 길을 따라서 걸어가기를 20분 정도. 코야산의 서쪽 입구인 다이몬[大門]이 나타났다.

 

 

   다이몬은 코야산을 출입하는 하나의 문으로 높이가 25.8m의 위풍당당한 대문이다. 현재 있는 다이몬은 1705년에 재건되었다. 양 옆에는 호코운쵸[法橋運長]가 만든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이 있다. 현재는 도로 옆에 있었다. 과거에는 코야산은 아무나 올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문은 검눈소 역할을 담당하였다.

 

   다이몬 밖으로는 깊은 산속이었다. 산들이 보이고 숲이 울창하였다. 도로도 산 속을 달리기 때문에 급경사와 급커브가 있었다. 코야산만은 산 위에 있는 평지라서 경사도 별로 없었지만 밖은 전혀 달랐다. 산 속에 있는 넓은 평지인 코야산에 사찰 단지가 들어선 지형적인 이유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산길을 따라서 약간 가면 있는 오타스케지조(おたすけ地蔵)로 향하였다. 버스가 오기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10분이었다. 포장이 되지 않고 자갈이 깔린 길을 뛰어서 오타스케지조로 향하였다. 오르막길이라서 약간 힘들었다. 약 3분 정도 달리니 산 속에 있는 사당인 오타스케지조가 나타났다.

 

 

   오타스케지조는 지장 보살을 모신 작은 사찰로 소원 1개만 들어준다고 한다. 친구의 표현으로는 소원을 열심히 들어줄 뿐 실행을 시켜주지는 않겠지만 어떻든 들어준다고 하니 한 번 와 보았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사찰은 작은 집 모양이다. 안에는 향이 피워져 있고 보살이 모셔져 있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 때문인지 안에는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시간 부족으로 소원을 이야기하지도 못하고 주변만 둘러보고 바로 내려와야 했다.

 

 

   다시 다이몬으로 돌아가서 버스를 기다렸다. 제 시간보다는 1분 늦게 버스가 들어왔다. 버스를 타고 가니 역시 걷는 것보다는 빨라서 겨우 4분만에 코야산의 교통 중심인 센쥬인바시[千手院橋]에 도착하였다.

 


No. 71 노선버스편 : 다이몬마에[大門前] 14:45→센쥬인바시[千手院橋] 14:49
버스번호 및 종별 : 高野山內線 普通, 정상요금 : ¥170, 운영회사 : 난카이린칸버스[南海りんかんバス]

 


   센쥬인바시에 도착하니 반대쪽 차선에 코야산역으로 가는 버스가 들어오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바로 길을 건너서 갈아탔다. 우리 이외에도 다른 사람들도 같이 버스를 갈아타고 있었다. 이곳은 역시 버스 환승하는 곳이었다.

 

 

 

 


   다음으로는 '난카이와 킨테츠가 만나는 카와치나가노역[河内長野駅]'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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