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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행사로는 마지막 저녁을 맞이하는군요.
8. 2월 12일 - 샤브샤브를 먹은 저녁
이미 밖은 어두운 상태에서 우리는 인솔하는 사람을 따라 갔다. 골목골목을 거쳐서 가는데 나중에 돌아올 때에는 제대로 갈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가는 길은 생각보다 단순하여 바로 옆으로 큰 길이 있었다. 중간에 주민들을 위한 헬스장이 있었는데 안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는지 유심히 쳐다보았다. 일본 대도시 중심가를 제외하고는 밤에는 매우 한산하고 인적도 드물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였나보다.
지난 학회는 1년 반 전인 2002년 가을에 서울에서 있었다. 내가 처음 참가한 것은 그 전회로 2001년 2월에 오미야[大宮]에서 열렸을 때였다. 그 당시에는 처음 해외 나들이었고 일본에 대해서 거의 문외한이었다. 내가 철도 매니아라고 하지만 한국 철도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이고 특별히 발표한게 없어서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지 못하였다. 처음 탄 노선이 사이꾜선[埼京線]이었는데 옆에 지나가는 신간선[新幹線]을 보고 그냥 모양이 특이한 일반 특급열차 정도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새로운 철도 왕국인 일본을 점점 알게되고 1년 후 실제 1주일간 여행을 하면서 서울 모임에서는 일본 철도와 지리에 대한 지식을 일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그 사람들의 인상에 남게 되었다. 서울 모임에서 심야에는 동대문 구경을 하였는데 몇몇 일본측 선생님들은 어떻게 일본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는지 물어보기도 하였다.
사실 이번에 다시 만나기까지의 시간이 길어서 나는 거의 잊어버렸다. 그러나 받은 것을 꼭 되돌려준다는 일본 사람들은 그때의 일을 회상시켰다. 자신들은 내가 밤 늦게까지 동대문 관광을 도운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나의 일본에 대한 지식에 많이 놀래서 가끔씩 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고 하였다. 더 놀라운 것은 혹시 도꾜에 올 일이 있으면 혼자가 아니라 친구나 가족과 같이 오더라도 자신들에게 연락을 하라고 명함을 주었다.
이제 가스불을 켜고 본격적으로 저녁을 먹기 시작하고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같이 앉은 도꾜대 일행과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사실 영어로 하다보니 서로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느낀 점은 바로 이웃이기는 하지만 서로의 문화가 비슷하면서도 많은 다른 점을 가진다는 것이었다. 특히 태국에서 온 분과 이야기를 해 보니 또 다른 측면이 나타나는데 일본은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2차대전에서 한국뿐만이 아니라 태국 쪽까지 침략을 했고 당시에 완전히 지배를 당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우 궁금해하였다. 한편으로는 일본의 물가가 비싼지라 살아가는 여러 방법을 이야기해 주었다.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음식점이 문을 닫아야 하는 시간이라고 하여 우리 일행은 자리를 떴다. 일단 호텔을 향해 갔다. 이제는 오늘의 공식 일정이 끝난 셈이다. 발표도 끝났으니 나의 두 번째 목표인 시코쿠 철도 일주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지만 내가 현재 있는 곳은 철길로부터 떨어져 있다. 지도상으로 볼 때 가장 가까운 역은 무기선[牟岐線]의 니켄야[二軒屋]역이다. 하지만 밤이라 길을 알 길이 없어 일본측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데 밤이므로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하였다. 일단 오늘은 포기하고 2차에 가자고 하였다.
남은 몇몇 사람들이 2차에 갔다. 교수님들의 수는 줄어들고 학생들이 많았다. 간 곳은 우리의 선술집과 비슷하였다. 일본어를 모르는, 정확히는 읽을 줄 밖에 모르는, 나는 메뉴판을 보아도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일본측 사람들이 알아서 주문을 하였다.
그렇지만 이곳도 12시가 조금 넘으니 오늘 영업이 끝났다고 하여 일어나야 했다. 모두 호텔로 다시 돌아왔다. 3차로 가라오께에 가자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 매우 피곤한 상태였고 내일 이후의 일정을 위하여 포기하고 방으로 들어가서 잠을 잤다.
다음 편으로 "드디어 JR시코쿠 열차를 타게 되다"를 올릴 예정입니다. 다음 날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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