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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이케노타니역을 보고 토쿠시마역을 거쳐서 학회장으로 되돌아옵니다. 아직은 학회가 끝나지 않았으니 다시 돌아가야........

 

 

 

 

 

10. 2월 13일 - 특이한 분기 구조를 가지는 이케노타니[池谷]역

 

   나루토역은 종착역으로 철로가 더 이상 연결되지 않는다. 지형상으로는 바다가 있기 때문에 막혀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현재는 다리를 통하여 간사이 지방까지 연결되고 있고 내가 공항에서 토쿠시마로 들어올 때에도 이런 루트를 통하였다. 궁금한 것은 철도는 연결하려는 계획이 없었을까하는 점인데 그에 대한 자료는 갖고 있지 않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보니 고속도로는 한산한 편이었으므로 철도를 건설하기에는 수지가 맞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현재는 토쿠시마에서 간사이를 연결하는 최단 루트이므로 많은 버스들이 이 길을 오가고 있다. 물론 철도 회사인 JR시코쿠도 참여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나루토역에는 열차 광고보다는 오사까로 가는 버스 광고가 크게 붙어 있다.

 

   나루토역은 크게 지형을 보면 바다가 있겠지만 역에서 보면 철로가 끊어지는 곳에 낮은 산이 있다 (사진 62). 좀 배경은 다르지만 작년에 간 강릉역이 연상되었다. 원래 영동선을 재건할 때에는 경포대역이 종착역이었지만 지금은 경포대~강릉 간이 폐선되어서 강릉역이 종착역이다. 강릉역에서 내려서 계속 선로를 따라 가면 하나의 철로가 계속되다가 중단된다. 이쪽 나루토역과는 달리 철로 양 옆으로는 주택가가 있고 전철화공사 때문에 위로는 전기줄이 가설되어 있다. 우리는 일본과는 달리 차량이 기관차와 객차 위주이므로 회송을 위하여 량 수에 맞게 숫자가 적혀 있다. 그렇지만 역사가 있는 반대쪽에는 사무실이 있고 뒤로는 낮은 산이 있다. 낮은 산이 있어서 이미지가 비슷하게 느껴졌나 보다.

 

   시간이 있으면 낮은 산에 올라가서 역과 함께 나루토 시내를 보면 좋겠지만 일정상 다시 열차를 타고 토쿠시마로 향하였다. 이번에 탄 열차는 올 때 탄 열차가 되돌아가므로 같은 차량이다.

 

No. 5 철도편 : 나루토[鳴門] 8:12→이케노타니[池谷] 8:29
열차번호 및 종별 : 735D 普通, 거리 : 8.5km, 편성 : 키하 40系 3兩 편성(キハ 40-2142, 47-113, 1088)

 

   올 때보다는 사람이 늘어났지만 열차 내는 앉을 자리가 충분하다. 열차는 제 시각에 나루토역을 출발하여 천천히 오던 길을 되돌아간다. 아침 시간인지라 정차하는 역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탔다. 얼마 안 가서 종착역인 이케노타니역에 도착하였다. 승객들은 모두 내렸다. 그렇지만 집표구를 통하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육교를 건너서 타까마츠 방면에서 오는 열차를 타러 갔다. 집표구로 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미 갈아탈 열차는 도착하여 있었지만 이 열차는 교행 때문에 꽤 오래 정차하므로 역의 여러 부분을 관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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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노타니역은 나루토선이 코토쿠선에서 분기되는 역이다. 그렇지만 일반 분기역과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림 64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토쿠시마 방면에서 오면 역 승강장에 들어가기 전에 두 노선이 분기가 된다. 그러다보니 만일 타까마츠 쪽에서 나루토 방향으로 열차가 가려면 역 승강장을 더 가서 반대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런 문제 때문에 나루토선을 운행하는 열차 중에서 타까마츠 쪽으로 가는 경우는 없다. 나루토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대부분 토쿠시마역까지 운행되고 일부는 무기선까지 연장된다. 역의 건물은 두 노선 승강장 사이에 있다. 두 승강장은 육교로 연결되어 있고 육교 사이에 나가는 곳이 있는 셈이다. 역 건물은 매우 낡았고 한때 무인역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위탁 발매역이다. 분기점이고 일부 특급열차까지 정차하지만 역 주변에 승객이 적어서 그런 듯 하다. 건물에 들어가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철도 여행의 한 목적인 스탬프를 역 직원에게 달라고 해서 찍었다.

 

   내가 탈 열차는 L특급열차인 우즈시오(うずしお)와 보통 열차와 교행을 하기 때문에 11분간 이케노타니역에 정차한다. 우즈시오는 시코쿠의 최신 특급차량인 N2000系 차량이었다. 특급이다 보니 승객들은 넓은 좌석에서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 반면 내가 탈 열차는 시내로 들어가는 보통 열차여서 앉은 자리는 이미 다 차 있어서 서서 가야 하였다. 올라오는 여행기가 그린샤를 타고 다니는데 비하여 나는 보통열차 일반실이 주류이다 보니 느낌이 다르다. 열차는 바뀌는 1000系 1량 편성인 보통 열차가 들어오자 이케노타니역을 출발하였다.

 

No. 6 철도편 : 이케노타니[池谷] 8:39→토쿠시마[徳島] 9:04
열차번호 및 종별 : 315D 普通, 거리 : 10.3km, 편성 : 키하 40系 2兩 편성(キハ 47-178, 1090)

 

   역시 키하 40계열의 열차이다. 원맨으로 개조는 되지 않은 2량 편성이었다. 앞의 운전석은 작은 창문으로만 되어 있어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출입문 근처에서 서 있었다. 사실 짐이 없으므로 서 가도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차내에는 출근이나 등교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서 있는 바로 앞에는 여고생이 앉아 있었다. 오늘 시험을 치는지 노트를 정신없이 보고 있었다. 일본 고등학생은 무엇을 공부를 하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노트를 넘어다보았다. 어디서 많이 본 기호와 그림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탄수화물의 구조식이었다. 여러 당의 구조를 열심히 외우고 있는 모양이었다. 구조식 아래로는 이름을 적어놓았는데 가타가나로 되어 있었다. 이국 땅에 와서 나의 전공과 관계되는 것을 공부하는 걸 보니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당 종류의 경우 탄소 번호에 따라 수소가 붙은 위치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이름이 바뀌기 때문에 엄청 헛갈리기 쉽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열심히 외운 생각도 났다.

 

   아침 시간인지라 역마다 다른 열차와 교행하여 종착역인 토쿠시마역에 도착하였다. 토쿠시마역에 도착하기 전에 차내에는 차장의 안내방송이 있었는데 거의 특급 열차 수준이었다. 특급에만 있는 줄 알았던 차임벨이 먼저 울리고 그 다음에 환승까지 안내하는 자세한 방송을 해 주었다. 차임벨은 주로 485系에서 이용되는 것과 똑같았다. 나중에 보니 시코쿠에도 일부 보통 열차에서도 시발역과 종착역 안내에서 차임벨을 사용하고 있었다.

 

 

    토쿠시마역에 도착하자 나는 일단 승강장에서 여러 열차들을 살펴보았다. 올 때에는 토쿠시마역까지 걸어왔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추가 운임이 들지 않으므로 학회장에서 가까운 니켄야[二軒屋]역까지 열차를 타고 가는게 더 낫다. 1번 승강장에는 N2000系가 아니라 키하 185系로 운행되는 L특급 우즈시오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진 68). 키하 185系는 특급 열차의 단편성화와 관광 열차로의 이용을 목표로 개발된 차량으로 원래 시코쿠에 투입된 차량이다. 그렇지만 민영화된 이후 요산선[予讃線]이 일부 전철화되고 틸팅 기능이 있는 디젤동차가 도입되자 설 땅이 좁아진 키하 185系는 일부는 JR큐슈로 넘어가고 일부는 보통열차로 개조가 되었다. 현재 시코쿠에서 특급으로 운행되는 키하 185系는 이곳 토쿠시마 지구를 중심으로 운행되고 있다. 큐슈에서는 큐슈오단톳큐[九州横断特急], 특급 유후[ゆふ], 그리고 특급 쿠마가와(くまがわ)로 운행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아마도 원래 다니던 시코쿠보다는 붉은 색을 띤 큐슈 쪽의 키하 185系가 더 익숙하리라고 여겨진다. 조금 있으니 2번 승강장으로 특급 쯔루기산[剣山] 3호가 들어왔다 (사진 69). 대부분의 쯔루기산호가 토쿠시마와 아와이케다[阿波池田] 구간을 다니는데 반해 3호는 아사해안철도의 칸노우라[甲浦]에서 출발하여 아와이케다까지 가고 아사해안철도와 무기선 카이푸[海部]에서 무기[牟岐] 간은 보통열차이다. 즉 같은 차량이지만 이 구간에서는 특급 요금 없이 탈 수 있는 셈이다. 타는 승객 중에는 피부색이 우리와 다른 외국인들도 있었다. 어떻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곳까지 왔을까?


   다른 분들의 여행기와는 달리 내가 탈 열차는 특급 그린샤가 아니라 역시 보통이다. 3번선에는 니켄야까지 타고 갈 1량 편성 열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사진 70). 정리권을 뽑고 차내로 들어갔다. 차 내에는 이미 좌석을 다 차 있어서 적당한 자리에 서 있었다.

 

No. 7 철도편 : 토쿠시마[徳島] 9:13→니켄야[二軒屋] 9:21
열차번호 및 종별 : 4539D 普通(ワンマン), 거리 : 2.8km, 편성 : 키하 40系 1兩 편성(キハ 40-2047)

 

   JR시코쿠의 경우에는 열차번호로 원맨 열차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4000번대의 열차번호를 가지면 원맨 열차이다. 이 열차는 앞에서 탄 키하 40系하고는 원맨으로 개조되었다는 점 이외에는 별반 다른 점이 없다. 열차는 토쿠시마역을 천천히 출발한다. 얼마 안 가서 아와토미다[阿波冨田]역에 정차하였다. 타고 있던 승객 중 절반이 내려버렸다. 이 역은 교행 시설도 없는 단선역이지만 역시 도심에 있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데가 이 역에서 가까우면 굳이 토쿠시마역을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급을 타고 왔다면 토쿠시마역에서 갈아타고 겨우 한 정거장만 가면 되니 추가 운임이 얼마 안 되는 셈이다. 우리는 도심의 여러 역을 연계하는 완행 열차가 미비하여 KTX를 타기 위하여 시외버스 노선이 생기는 이상한 일이 나타나지만 일본은 환승의 발달로 목적지까지 철도로 연계되는 한 경우를 본 것이다.

 

   다음 역은 바로 내가 내릴 니켄야역이다. 이 역은 교행 시설이 있는 조그마한 역이다. 주간에는 유인역이기는 하지만 모든 승차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오전에만 정기권을 판매하는 정도였다. 바로 여기에 왔으면 내가 쓰고 있는 표를 사지 못하고 토쿠시마역까지 따로 운임을 부담하였을 것이다.

 

   이제 짐을 빼기 위하여 호텔을 찾아서 갔다. 앞에서 이야기하였지만 호텔은 이 근방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침 식사 시간이 이미 지나서 먹을 수 없었고 짐만 챙겨서 학회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토쿠시마 분리대학으로 향하였다.

 

 

 

 

 

   다음 편으로 "아스티 토쿠시마(Asty Tokushima)"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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