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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10편을 올립니다. 학회는 끝나고 본격적인 여행에 들어갑니다. 토쿠시마에서 남쪽으로 가는 무기선을 타고 날이 어두워진 밤에는 아와이케다로 향합니다. 필름카메라를 쓰다보니 항상 사진수의 부족을 실감합니다만.......

 

 

 

 


12. 2월 13일 - 남국의 정취가 넘치는 무기선[牟岐線]
 

   원래 예정은 토쿠시마역에서 15:04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기로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 오후 1시 30분 밖에 되지 않았다. 햇빛이 강렬하여 갈증이 나서 일단 음료수를 사려고 하였으나 역 주변에는 마땅한 슈퍼마켓은 없었다. 역 안에는 키오스크와 특산물 판매점 뿐이었고 역주변에도 적당한 곳은 보이지 않았다. 일단은 예정 이전 열차를 타고 아난[阿南]까지 가기로 하였다. 아난은 그래도 무기선에서는 가장 큰 역이니깐 주변에 큰 마트라도 있을 것 같았다. 개찰구를 통과하여 열차에 올랐다.

 

 

No. 8 철도편 : 토쿠시마[徳島] 14:13→아난[阿南] 14:56
열차번호 및 종별 : 559D 普通, 거리 : 24.5km, 편성 : 키하 40系 2兩 편성(キハ 47-1508,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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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차 내에는 낮 시간이라서 그런지 승객의 대부분은 여행객과 노인들이었다. 열차는 천천히 토쿠시마역을 출발한다. 니켄야[二軒屋]까지는 오전에 탄 적이 있다. 니켄야역을 지나서도 여전히 토쿠시마 근교이다. 지방이라 그런지 집들이 띄엄띄엄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는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다. 지조바시[地蔵橋]부터는 집은 더욱 띄엄띄엄 있고 논과 밭이 더 많다. 무기선의 풍경은 대부분 오른쪽(즉 서쪽)은 낮은 산지인데 반하여 왼쪽은 논과 밭 그리고 띄엄띄엄 집이 있다. 집들이 모여 있기보다는 흩어져 있다. 역들이 많고 선로 사정도 그렇게 좋지 않아서 열차는 느릿느릿 간다. 지도상으로 보면 바다를 따라서 갈 듯 하지만 무기역을 지나서부터 바다가 보인다. 노선이 전체적으로 평탄하고 고가가 아닌지라 느낌상 가까울 듯 한데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탄 열차는 보통열차는 난방 시설이 있기는 하나 이곳 날씨가 워낙 따뜻하여 가동하지는 않는 듯 하다. 그러나 햇빛이 따스하고 내가 입은 잠바가 두꺼워서 조금은 더웠다. 열차 내는 좌석이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잠바는 옆 자리에 놓았다. 차내의 승객들은 토쿠시마에서 멀어질수록 줄어들어서 한 사람당 박스 하나를 차지할 정도까지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완행 열차의 여행의 모습이 된 것이다. 객차 내는 한산하여 각 사람들이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승객들은 느긋하게 앉아서 가끔씩 졸기도 하면서 창 밖의 천천히 움직이는 경치를 즐긴다. 물론 맑은 날씨에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어야 더욱 분위기가 난다. 중간에 열차의 교행이나 선행이 있으면 승강장으로 나가서 직접 햇볕을 받거나 시원한 바람 냄새를 맡으면서 바뀌거나 먼저가는 열차를 기다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보통 열차 격인 통일호가 사라지고 통근호가 있지만 그 구간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더 이상 누릴 수 없는게 안타까웠다. 무궁화호는 좌석 자체가 리클라이닝 시트니 그런 분위기는 처음부터 나지도 않는다. 어린 시절 장거리 비둘기호를 타고 다니는 그 감상을 이제는 바다 건너 일본 땅에서만 체험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내가 탄 열차는 24.5km를 거의 43분에 걸쳐 달려서 종착역인 아난[阿南]역에 정시에 도착하였다. 아난역은 섬식 승강장을 가지고 있는 규모는 그렇게 큰 역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역을 시종착하는 열차가 많기 때문에 승강장 이외에도 유치선이 있다. 아난역사는 2002년 새로 지어졌다.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여 선로 위에 역사가 있고 양쪽으로 나가는 곳이 있으며 장애인이나 노인들의 이동을 돕기 위한 시설이 철저하게 잘 되어 있다. 역의 디자인이 매우 독특한데 빗장과 같은 기둥이 쭉 늘어서 있다(사진 89). 처음 이것만을 보면 역이 매우 커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소규모임이 드러난다. 물론 반대쪽 출구는 단순하게 계단만 있고 나가면 시외버스 정거장이 있었다. JR서일본 버스 2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오사카를 오가는 버스인 듯 하다.

 

 

   조금 덥고 갈증이 나서 음료수 가게를 찾았다. 마트가 있을 듯 한데 보이지 않아서 할 수 없이 키오스크에서 오후의 홍차를 사서 마셨다. 다음 열차를 타기까지는 1시간 가까이 남아 있으므로 휴식을 취할겸 짐 정리를 하기 위하여 근처 공원으로 향하였다. 공원은 산을 끼고 있었는데 이미 난 땀을 많이 흘린 상태라 올라갈 생각은 없어서 조금 올라가다 의자가 있는 곳에서 멈추었다.

 

   이곳에는 위령탑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2차 세계 대전 때 희생된 사람들의 넋을 기리는 탑이었다. 이런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의 사람들까지 잡아가서 희생시키다니. 물론 우리 땅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겠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사람들 이름이 너무 많이 새겨져 있어 자세히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곳은 날씨가 따뜻하여 산에 있는 나무도 차이가 났다. 대나무가 빽빽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는 빠져 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 덕분에 그늘에서는 햇빛을 피하고 녹음의 냄새를 만끽하기에는 최적이었다. 의자에 누워 잠시 낮잠을 잔 후 다시 역으로 향하였다. 이제는 더욱 남쪽으로 향한다.

 

 

No. 9 철도편 : 아난[阿南] 15:52→카이푸[海部] 17:53
열차번호 및 종별 : 563D~4567D 普通(무기~카이푸 간 ワンマン), 거리 : 54.8km, 편성 : 키하 40系 3兩 편성(キハ 40-2110, 47-144, 1122, 단 무기~카이푸 간은 キハ 40-2110만)

 

 

   이번에 타는 열차는 3량 편성이었다. 제일 앞의 1량만 원맨으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개조되었고 나머지 2량은 그렇지 못하다. 운행 시각을 보면 무기역에서 오랜 시간 정차하는데 이 시간동안 뒤의 2량은 분리되고 앞의 1량이 원맨이 되어서 카이푸까지 달리게 된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시코쿠에서 원맨 열차는 대부분 4000번대의 열차번호를 가진다. 그러므로 무기에서 열차번호도 바뀌게 된다.

 

   다른 여행기를 쓰시는 분들이 언급할 기회가 있으리라 여겨지지만, 간단히 무기선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무기선은 토쿠시마[徳島]와 카이푸[海部]를 연결하는 JR시코쿠의 지방교통선이다. 카이푸역에서는 아사해안철도[阿佐海岸鉄道]의 아사히가시선[阿佐東線]과 환승이 가능하며 이 노선과 같이 아와무로토씨사이드라인[阿波室戸シーサイドライン]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앞에서 언급을 하였지만 지도 상으로 보면 바다를 따라 가는 듯 하나 실제 바다가 보이는 구간은 유끼[由木] 부근과 무기[牟岐] 이후이다. 운행되는 열차는 특급열차는 츠루기산[剣山]과 무로토(むろと)가 있다. 무로토는 무기선 구간만을 다니는데 반하여 츠루기산은 토쿠시마선[徳島線]까지 직통운행된다. 차종은 모두 키하 185系로 주로 2兩 편성이다. 그렇지만 모든 특급열차가 무기~카이푸 구간에서는 보통열차 등급으로 다니고 있다. 보통열차의 경우 키하 40系 계열이 대부분이다. 일부 열차가 JR화 이후 새로 만들어진 1000系 디젤차로 다닌다. 보통열차 운행 계통을 보면 아난[阿南]과 무기[牟岐]에서 갈아타는 경우도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아사해안철도와 직통운행하는 열차가 많이 있었으나 현재는 아침 시간 대의 1왕복 이외는 카이푸역에서 환승을 하도록 되어 있다.

 

   무기선의 역사를 보면 1913년 아와쿠니공동기선[阿波国共同汽船]이 코마츠시마항[小松島港]에서 출발하는 항로의 연락 철도로서 개통되었다. 이후에 하노우라[羽ノ浦]에서 남쪽으로 계속 연장되어 1936년에는 쿠와노[桑野]까지 1937년에는 아와후쿠이[阿波福井]까지 1939년에는 히와사[日和佐]까지 1942년에는 무기까지 차례차례 개통되었다. 나머지는 꽤 늦은 1973년에 와서야 현재의 카이푸까지 개통되었다. 1985년 코마츠시마항을 연결하던 코마츠시마선[小松島線]이 폐지되면서 현재는 중간에 분기선이 없이 홀로 남게 되었다. 그렇지만 시코쿠에서는 무기선을 연장하여 코치[高知]까지 연장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1980년에 중단된 공사가 1988년 재개되어 1992년 카이푸와 칸노우라[甲浦] 구간이 개통되어 아사해안철도가 운영하게 되었다. 코치현 구간의 경우에는 2003년에 고멘[後免]과 나하리[奈半利] 구간을 토사쿠로시오철도가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아직 무로토미사끼[室戸岬]를 포함하는 구간은 철도가 없어서 버스로 연결된다.


   아난역을 출발한 열차는 계속하여 남쪽으로 향하였다. 그러나 역간 거리가 짧기 때문에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천천히 간다. 쿠와노[桑野]를 지나자 주변의 주택도 적어지고 평지였던 왼쪽 차창으로도 낮은 산들이 보인다. 완전히 내륙으로 들어섰다. 아와후쿠이역[阿波福井]과 유끼[由岐]역 사이는 무기선에서 가장 역간 거리가 긴 구간인데 겨우 6.0km이다. 약간의 구배와 터널 2개를 지나면 조그마한 마을에 있는 유끼역이다.

 

   이 역에서는 열차 간의 교행 때문에 10분간 교행하므로 역 건물을 잠시 구경하기로 하였다. 유끼역은 통나무로 지은 아담한 건물이다. 특급열차도 정차하지만 무인역으로 자판기만 하나 덩그라니 있다. 건물 대부분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1층에는 토산물 판매장이 있고 2층에는 향토 자료관이다. 2층 일부에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시설도 있었다. 아이들이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다. 건물 앞에도 역이라는 표식이 매우 작게 되어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이다. 물론 일본의 다른 노선에서도 이런 형식의 역이 많이 있다. 우리는 정선선 정도에서 볼 수 있는데 철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 철도도 이런 점을 배워야 하리라고 여겨진다.

 

   유끼역을 출발하면 잠시 바다가 보이고 승강장도 있다. 이 승강장은 여름에만 문을 여는 임시역인 타이노하마[田井ノ浜]역이다. 그러나 바로 푸른 태평양의 모습은 사라진다. 낮은 산 사이로 가다 보면 히와사[日和佐]역에 도달한다. 히와사는 바다거북이 알을 낳기 위하여 해안으로 몰려오는 모습을 밤에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스탬프도 바다거북의 그림이다. 이 역은 한때 종착역이었기 때문에 역 규모도 조금 큰 유인역이다.

 

   히와사를 출발해도 여전히 열차는 낮은 산 사이를 간다. 무기역에서는 열차 뒤의 2량이 분리되면서 원맨차가 되므로 열차 내의 운임표 불이 들어오면서 안내방송이 시작된다. 히와사역을 출발한지 22분이 지나서 무기역에 도착하였다. 무기역에서는 열차 분리와 교행 때문에 거의 18분간 정차한다. 무기역의 측선에는 키하 40系 차량이 몇 량 유치되어 있었다. 역 건물은 작지만 무인역은 아니었다. 토쿠시마에서와는 달리 이곳의 날씨는 흐리고 빗방울이 떨어져서 역 건물만 찍고 바로 열차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그 사이에 뒤의 2량은 분리되어서 내가 탄 차량 뒤로 선로만이 보였다.

 

   무기역을 출발하면 이전과는 달리 열차가 꽤 속도를 내고 터널을 많이 지난다. 이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완공된 때와 연관이 있다. 무기 이전은 1930~1940년대에 완성되었지만 무기 이후는 1973년부터 다닌 노선이기 때문이다. 무기선 외에도 시코쿠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요도선[予土線]도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바로 끝없는 태평양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지만 터널을 지나면서 모습을 감추고 이러기를 몇 번 하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치한 사바세[鯖瀬]역에 도착한다(사진 93). 계속 여러 터널을 지나고 조금은 고가로 가다 아주 짧은 터널을 지나면 종착역인 카이푸[海部]역이다. 카이푸역은 고가역으로 승강장은 겨우 2개이다. 2개의 승강장을 JR과 아사해안철도에서 각각 사용하고 있다. 낮에는 고가 아래의 카이푸 관광안내소에서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카이푸는 작은 어촌이다. 어촌 체험 행사와 뱀장어 수족관이 있다. 또한 마을을 가로지르는 하천과 바다에서의 여러 레포츠 활동이 활발하다. 자세한 것은 카이푸 마을의 홈페이지인 http://www.town.kaiyo.lg.jp 에서 알 수 있다.

 

   내가 탄 열차에 접속하기 위하여 반대편 승강장에서 아사해안철도의 차량이 들어왔다. 이번에 들어온 차량은 ASA101호였고 애칭은 시오가제(しおかぜ)였다. 101호라서 차량이 많은 듯 하지만 아사해안철도는 디젤동차 단 2량만 있다. 노선이 겨우 8.5km밖에 되지 않는다. 일본에서 노선 연장이 짧은 사철이지만 홈페이지(http://www.asatetu.v-co.jp)까지 갖추고 있다. 노선은 짧지만 구간이 조금 험해서 터널이 많고 무로토미사키로 가는 관광 루트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래도 어느 정도 유지가 되는 듯 하다.

 

   시간이 되면 아사해안철도도 타고 싶지만 벌써 날이 어두워지고 일정상 되돌아가야 하였다. 타고 온 열차를 타시 승차하여 토쿠시마로 향하였다.

 

 

No. 10 철도편 : 카이푸[海部] 18:00→무기[牟岐] 18:17
열차번호 및 종별 : 4580D 普通(ワンマン), 거리 : 11.6km, 편성 : 키하 40系 1兩 편성(キハ 40-2110)

 

 

   오후 6시밖에 안 되었지만 밖은 벌써 어두워졌다. 카이푸역에서는 타는 사람이 얼마 안 되어서 한산하였지만 다음 역인 아와카이난[阿波海南]역에서 하교하는 학생들이 잔뜩타서 열차 내는 시끌벅적하였다. 얼마 안 가서 종착역인 무기역에 도착하였다. 무기역에서는 환승 시간이 겨우 2분이라 바로 맞은 편 승강장에 있는 토쿠시마행 열차로 갈아탔다.

 

 

No. 11 철도편 : 무기[牟岐] 18:19→토쿠시마[徳島] 20:40
열차번호 및 종별 : 584D 普通, 거리 : 67.7km, 편성 : 키하 40系 2兩 편성(キハ 47-1090, 178)

 

 

   열차 내는 한산하였다. 열차는 천천히 오던 길을 되돌아갔다. 이제는 어두워져서 밖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긴장이 풀리면서 피로가 몰려와서 계속 졸았다. 낮과는 달리 밤에는 기온이 떨어져서 조금 추웠다. 무엇보다도 점심을 먹은지가 오래되어서 배가 고팠다. 중간에 아난역에서 15분간 정차하였지만 귀찮아서 그냥 차 안에 있었다. 열차는 정시에 토쿠시마역에 도착하였다.

 

   토쿠시마역에서는 어떻게든 무언가 먹어야 하였다. 그렇지만 벌써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상태였고 다음 열차를 타기까지는 시간의 여유가 겨우 18분이다. 낮에 토쿠시마역 지하에 롯데리아가 있는 걸 확인하였으므로 이곳으로 가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였다. 먹고 승강장에 올라오니 아와이케다[阿波池田]로 향하는 열차가 1번 승강장에 대기하고 있었다. 1번 승강장은 우리나라의 청량리역 일부 경춘선 열차 타는 승강장처럼 한 쪽이 막혀 역 한 구석에 있어 조금 멀었다. 차 내에는 퇴근 시간인지라 승객들이 조금 많았으나 앉을 자리는 있었다.

 

 

 

No. 12 철도편 : 토쿠시마[徳島] 20:58→아와이케다[阿波池田] 22:41
열차번호 및 종별 : 483D 普通, 거리 : 74.0km, 편성 : 1000系 3兩 편성(1014, 1009, 1054)

 

 

 

   1000系 디젤차는 JR화 된 이후에 생산된 차량인데 보통열차의 수송의 효율화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앞뒤로 운전대가 있어서 1량 편성도 가능하며 승객이 많으면 여러 차량을 연결하여 운행할 수 있다. 차내에는 원맨 운전에 필요한 여러 장치들이 있다. 기존 키하 40系에 비하여 최고속도도 110km/h로 높고 입석 승객을 받기 위하여 롱시트와 박스시트가 같이 있다. 출입문은 한 편에 3개씩이나 실제로는 가운데 문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내 입장에서 마음에 드는 점은 운전대 옆으로 뻥 뚫려 있다는 점이다. 키하 40系의 경우 운전실이 분리되어 있고 조그마한 창 하나밖에 없어서 운전 장면을 보려면 그 창 앞에 서 있어야 하지만 이 차량은 운전석이 차량 앞쪽의 왼쪽 1/3만 쓰고 있어서 나머지는 창문을 통해 보인다. 운전장면을 보려면 롱시트에 앉아야 하지만 그래도 앉아서 보는 게 훨씬 편하다.

 

   토쿠시마선[徳島線]은 츠쿠다[佃]역과 사꼬[佐古]역을 연결하는 67.5km의 길이를 가지는 노선이다. 실제 열차 운행은 츠쿠다역이나 사꼬역 시발이나 종착은 없고 아와이케다[阿波池田]역과 토쿠시마역에서 시발이나 종착을 하고 있다. 일부는 무기선으로 연장된다. 특급 열차는 노선 남쪽에 있는 토쿠시마 지방의 명산인 츠루기산[剣山]을 애칭으로 하고 있고 키하 185系로 하루에 6왕복 운행된다. 토쿠시마선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1899년 토쿠시마철도로 토쿠시마~카모지마[鴨島] 간이 개통되었다. 같은 해 카와타[河田]까지 연장되었다. 국유화를 거쳐서 1913년에 토쿠시마본선[徳島本線]으로 명명되고 1914년에 아와이케다[阿波池田]까지 전선이 개통되었다. 후에 츠쿠다역이 만들어져서 도산선[土讃線]이 분기되었다. 이후 도산선이 완공되고 난 후 츠쿠다역과 아와이케다역 사이는 도산선 노선이 되었고 1988년 명칭에서 ‘本’이 빠지고 토쿠시마선이 되었다. 시코쿠 철도 노선에서는 本線이 없는데 모두가 이때 ‘本’자를 없앴다. 스탬프를 찍다가 보면 과거에 本線이 들어간 노선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토쿠시마선은 요시노가와블루라인(よしの川ブルーライン)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고 토쿠시마에서 바다와 만나는 요시노가와를 따라서 달린다. 그렇지만 이미 밤이라 강이 있는지 없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도 앞의 전망을 보고 달리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중간에 열차 교행 때문에 사다미츠[貞光]역에 4분간 정차하였다. 이 역은 츠루기산 등산로가 가장 가깝다고 나와 있었다. 밤이라 산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나는 화장실을 찾아갔다. 내가 탄 열차는 3량 편성이지만 모두 화장실은 없다. 시코쿠의 보통열차 중에는 화장실이 없는 차량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일부 1000系와 7000系 차량에 화장실을 추가로 만드는 개조작업을 하고 있기는 하다. 보통열차로 장거리를 이용할 때는 오래 정차하는 틈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내가 화장실을 갔다오는 동안 운전사와 차장은 승강장에서 담배를 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은 좀 지대가 높은지 밖은 좀 쌀쌀하였다.

 

   열차 내는 조금씩 승객들이 내리고 타는 사람이 거의 없어 종착역인 아와이케다에 가까워져서는 거의 빈차였다. 그래도 아와이케다[阿波池田]역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도산선 특급열차를 타기 위한 사람들이 있었다.

 

   역을 빠져나오니 상가의 불이 모두 꺼져서 어둡고 인적도 드물었다. 겨우겨우 호텔을 찾았다. 생각보다 이곳은 숙박 시설이 얼마 없었다. 씻고 내일 일정을 위하여 잠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산중(山中)의 스위치백'이 연재됩니다. 보통열차를 타지 않고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스위치백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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