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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궁역에서 나와서 산양역(山陽驛)으로 향하였다. 용궁역에서 산양역까지의 거리는 겨우 1.5km라서 충분히 걸어갈 수 있다. 용궁과 산양 사이에는 금천이 흐른다. 금천을 경계로 하여 예천군과 문경시로 행정 구역이 바뀐다. 금천에는 다리가 있지만 철교도 있다. 요즈음에 비가 자주 내려서 금천의 물을 빠르게 흐른다.

 

 

   도로를 따라서 걷다가 마을로 내려와서 조금만 걸어가면 산양역이 나온다. 산양역은 1998년을 마지막으로 여객 열차가 더 이상 멈추지 않고 2001년에는 폐역이 되어서 현재는 이정표도 없고 노선도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예전의 지도에서는 표시가 되고 있으며 무슨 이유인지 다음 지도(http://local.daum.net )에서는 검색은 되지 않지만 친절하게 경북선의 대부분의 폐역의 위치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나는 7년 전에 방문한 적이 있기에 위치를 알고 있었다. 찾을 수 없다면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시골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남아있고 이전에는 기차를 타고 다니셨기에 당연 역이 어디 있었는지 잘 알고 계신다. 경상북도이니 경상도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으면 통역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산양역 입구에는 자율방범대 건물이 있고 왼쪽으로는 캠핑카가 3대 주차하여 있다. 캠핑카에는 사람이 없고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기관차 뒤에 객차를 달고 가듯이 자동차 뒤에 캠핑카를 달고 휴가를 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고 캠핑카가 머물 수 있는 야영장이 잘 되어 있다.

 

 

   정차하는 열차가 없기에 기차를 탈 수 없지만 들어가는 인도를 새로 만들어 놓았다. 안에는 정자가 2채 있다. 기차를 타고 지나갈 때에는 정자 안에 사람들이 쉬고 있었는데 점심 식사하러 갔는지 아무도 없다. 오른쪽의 정자는 영락정(永樂亭)으로 '영원히 즐거움을 누리는 정자'라는 의미로 보이고 왼쪽의 정자는 '희소정(喜笑亭)'으로 '즐겁게 웃는 정자'라는 의미로 여겨진다. 원래 역이 있던 장소였으니 가끔씩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서 쉴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과거에는 개찰구였는지 아니면 교행선이 있었는지 턱이 하나 있고 바로 철길이 있다. 철길 뒤로는 논과 숲이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철길은 단선으로 그냥 지나가지만 산양역의 승강장의 턱은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산양역의 승강장은 6량 정도의 열차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길이이다. 턱은 무사하지만 승강장은 풀로 뒤덮였다. 한창 자라고 있는 풀 사이로는 곤충도 많이 있어서 9월이 되었지만 아직도 기온이나 햇살은 한여름이다.

 

 

   승강장 가운데에는 비상시에 연락할 수 있는 전화기가 설치되어 있다. 현재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아서인지 열 수 없게 되어 있고 이전의 철도청의 삼각형 마크가 그려져 있다. 아래에는 사마귀 한 마리가 붙어 있다.

 

 

   논이 많은 평지이지만 철길은 약간 경사가 있다. 승강장에 있는 65.4km라는 표시는 유일하게 산양역이 폐역된 이후에 바꾼 표시이다. 예전에는 하얀 기둥에 거리를 표시하여 놓았으니.

 

 

   정자나 블럭이 새로 만든 걸로 보여서 이전의 산양역 사진을 찾아보았다. 7년 전에 왔을 때에는 지금과 달리 캠핑카도 없고 정자도 없었다. 등나무 밑에 의자가 전부였다. 마을 주민들의 휴게소로 그 사이에 좀 더 업그레이드가 된 셈이었다. 승강장은 7년 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조금만 걸어가면 산양면 사무소가 있는 산양면 불암리가 나온다.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있다. 시외버스 승차권은 세탁소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문에는 시각표가 붙어 있다. 경북선의 다른 역을 언급할 때에도 나왔지만 경북선과 같은 경로로 운행하는 시외버스가 1시간에 2~3대씩 운행하기에 회수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 고속도로와 다른 경로로 가서 철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간이역이 남은 경전선과는 달리 많은 역이 없어져야 했던 경북선의 사정이기도 하다. 시내버스의 경우에는 문경시와 예천군의 경계에 있어서 예천시내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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