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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창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양정에서 내렸다. 이곳에는 정류장 표시가 있고 맞은 편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승차권을 판매하고 있다. 역에서 주로 승차권을 판매하는 기차에 비해서는 시외버스는 정말 간편하게 주변의 아무 가게나 위탁을 하여 승차권을 판매한다. 해외에서는 역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승차권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걸 참조하여 역 건물에 다른 판매 시설을 도입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한다. 편의점도 좋고 마트도 괜찮고 주유소도 나쁘지 않다. 물론 아직도 많은 코레일 직원은 물론 국민들도 철도는 국가가 운영한다고 생각하기에 다른 사업을 펼치기에는 반발이 심하기는 하다.

 

 

   양정역(楊亭驛) 자체는 '상주시 외서면 연봉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역세권은 '상주시 공검면 양정리'이고 역명도 역세권 이름에서 나왔다. 커다란 돌에는 '농경문화의 발상지'라고 적힌 비석이 서 있다. 반대쪽에는 연꽃이 자라고 있는 커다란 호수인 공검지가 있다. 공검지 앞에는 '공갈못 옛터'라는 비석이 적혀 있다. 문화재 발굴 작업을 하여서 들어갈 수는 없다.

 

 

   현지에서는 '공갈못'이라고 하는 '공검지'는 우리 역사에서 의미가 있는 연못이다. 제천의 의림지, 김제의 벽골제와 더불어 삼한시대의 3대 저수지 중의 하나이다. 그런 관계로 농경문화의 발상지인 셈이다. 고려 명종 때인 1195년에는 상주 사록 최정빈이 대대적인 중수를 하여 규모가 컸지만 세월을 거치는 동안에 대부분 논과 밭으로 바뀌었고 1959년에 인근에 오태저수지가 완공되어서 저수지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1993년 상주시에서 공검지 자리에 호수를 만들고 연꽃을 심었다. 결국 거의 없어진 호수를 새로 조성하여 복원한 상태이다. 근처에는 경북선 철길이 있기에 연꽃과 기차를 같이 담을 수 있는 장소로 철도팬들에게 알려져 있다.

 

   양정역을 향하여 도로를 따라서 걸어갔다. 양정역에 열차가 마지막으로 정차한 건 KTX가 정식으로 운행하기 하루 전인 2004년 3월 31일까지였다. 현재는 이정표가 전혀 없지만 이미 위치는 알고 있었다. 고가로 있는 3번 국도 밑이라서 찾기가 쉽다. 근처의 철길은 250R(접하는 원을 그렸을 때의 반지름이 250m, 숫자가 작을수록 급곡선) 구간이 있다. 경북선 곳곳에 이런 구간이 있어서 열차는 속도를 줄여서 지나가야 한다.

 

 

   양정역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도로 옆의 경사로로 너무나도 초라하다. 경사로에는 과거에 포장되었던 흔적만이 남아 있다.

 

 

   백원 방면으로는 철길이 직선으로 뻗어 있고 양정역 승강장도 직선이다. 단선인 승강장은 턱만 남아있고 나머지는 모두 풀밭이 되어 있다. 승강장 끝 부근에 있는 48.0km 표시만이 양정역이 없어진 이후에 새로 바뀌었을 뿐이다. 

 

 

   사실 양정역이라고 하면 경북선의 양정역을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에 양정역(楊亭驛)이 있고 수도권전철 중앙선에도 양정역(養正驛)이 있다. 부산도시철도의 양정역은 한자가 동일하지만 중앙선의 양정역은 한자가 전혀 다르다.

 

   상주시에서는 공검지에 국내 최초로 논습지 생태관을 만들 계획(관련 뉴스 보기)으로 있으니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진다면 연못 바로 옆에 새로운 양정역의 부활이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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