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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외버스를 타고 용궁으로 향하였다. 용궁에는 시외버스 정류장이 용궁과 용궁역(龍宮驛)으로 2군데 있다. 그렇지만 용궁에서 내렸다. 아래에 나오지만 용궁역 시외버스 정류장은 정말 아무런 표시도 없어서 현지인이 아니라면 시외버스 정류장인지도 알 수 없다.

 

   용궁버스터미널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도로에 정류장만 있고 옆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승차권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슈퍼마켓 안에 들어가면 버스시각표가 붙어 있다. 예천 방면인 안동과 영주로 가는 버스가 1시간에 2~3대 가량 운행하고 있고 상주 방면으로도 1시간에 2~3대가 운행하고 있다. 오른쪽 두 줄은 시내버스 시각표인데 회룡포(http://dragon.invil.org )로 가려면 개포 방면 아래에 적힌 시각표를 보면 된다. 회룡포로 유명한 용궁인데 시각표에 좀 적어주면 안될까? 그리고 예천의 시내버스는 교통카드는 사용할 수 없고 안내방송도 없다. 타면서 운전사에게 반드시 '회룡포'로 간다고 이야기하자.

 

 

   용궁면의 시골의 모습을 그대로 잘 갖추고 있다. 마을 중앙을 지나가는 길은 좁고 지나가는 차도 많지 않다. 중간에 들어가는 길로 가면 용궁시장이 나온다. 정기 시장은 아니고 끝 자리가 4, 9일에 장이 열린다. 내가 간 날은 해당 사항이 없어서 텅 비어 있었다. 용궁시장은 회룡포와 더불어 1박 2일에도 소개되기도 하였지만 KBS드라마 '가을동화'의 배경이기도 하다. 가을동화는 주요 촬영 장소는 속초와 횡성이여서 이곳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지 용궁에서 일본어는 볼 수 없었다. 기차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라면 와 볼만한데...... 가을동화를 보면서 기차가 지나가는 장면이 있어서 당연 속초나 횡성은 아니므로 어딘지 궁금했는데 창고에 커다랗게 '용궁'이라고 적혀 있어서 쉽게 경북선이라는 걸 알아냈다.

 

 

   용궁역 앞에는 버스정류장만 하나 있다. 여기에 시내버스는 물론 시외버스도 정차한다. 2003년에 방문하였을 때에는 시외버스 승차권을 판매하는 작은 매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길을 건너면 용궁역이 보인다. 주변 건물과는 달리 지붕이 있고 살구색으로 칠해 놓아서 역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예천역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지만 역 건물은 평범하다.

 

 

   용궁역 앞에는 마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은 없고 나무만 몇 그루 자라고 있다. 과거 화물이 나가고 들어왔던 화물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는데 열려 있다. 사실 지금은 용궁역은 화물 취급을 하고 있지 않다.

 

 

   용궁역은 2004년 12월에 무인역이 되었으나 명예역장이 배치되어 있다. 다른 명예역장이 배치된 역과의 차이가 있다면 현지 토박이여서 자주 방문하고 있어서 역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명예역장을 하는 철도팬들도 몇몇 있지만 역과의 거리가 멀어서 주말에만 가끔 가고 지역에 대한 이해가 낮아서 한계가 많다. 자기 마을의 역은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지킨다는 생각을 하였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주민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서 세워진 역들도 많이 있다.

 

   명예역장의 노력인지 대합실은 너무나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하지만 매표소는 나무로 막아 놓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문의를 할 수 있도록 전화기를 하나 설치하여 놓았다. 용궁역의 관리는 개포역에서 맡고 있지만 개포역에는 일부 열차만 정차하고 있으니 점촌역을 같이 적어 놓았다.

 

 

   용궁역에서는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이라는 노래 가사가 전혀 맞지 않다. 시각표를 보면 무인역이지만 경북선 모든 열차가 정차하고 있고 심지어 심야에 운행하는 부산에서 강릉으로 가는 무궁화호까지 정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야간열차가 정차하는 유일한 무인역이 아닐까?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에 용궁역에서 내리는 승객이 있을지는 좀 의문이기는 하지만 주말에만 다니고 시외버스는 끊어졌으므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정작 용궁역을 관리하는 개포역은 하루에 2회만 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용궁역에는 스탬프가 있기는 하지만 예천역에서 찍을 수 있다. 용궁역은 예천군에 있기도 하고 모든 열차가 정차하는 역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승강장으로 가는 길에는 회룡포라고 적혀 있고 용 한 마리가 앉아서 있는 모습을 한 상이 있다. 예전 사진에는 이게 없었기에 올해 설치되었다. 직원은 철수한 간이역이지만 이런 상징물이 설치되고 있다는 게 의외로 여겨진다. 직원이 나가면 있는 것도 없어지고 아무래도 관리가 잘 되지 않는데. 아쉬운 점은 회룡포에 가는 법 등의 실질적인 정보를 대합실에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방학 때마다 내일로로 이곳에 방문하는 젊은이들이 내일은 하고 싶지 않은 여행을 하면서 빨리 자가용을 타야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도록.

 

 

   무인역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게 용궁역 구내에는 나무가 잘 정돈되어 있고 옥수수도 자라고 있다. 용궁역에 들어가는 입구와는 달리 구내는 무척 넓다. 1면 2선의 승강장이 있고 이외에도 화물 승강장으로 연결되는 선로가 있다. 신호기는 사용 가능한 상태로 되어 있지만 열차 교행은 이루어지지 않는지 선로는 녹슬어 있고 풀이 자라고 있다. 아마 비상시에 사용하기 위하여 철길을 철거하지 않은 모양이다.

 

 

   승강장은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승강장 입구에는 대합실과는 달리 개포역과 예천역이 나와 있다. 용궁역이 행정 구역으로는 예천군에 속하기에 대합실에는 예천역이라고 처음에 적혀 있었으나 거리로 가까운 점촌역으로 바꾸었다. 승강장에는 의자가 놓여있고 군데군데 풀이 자라고 있다.

 

 

   승강장이 포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신CI로 된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점촌역과 용궁역 사이에는 산양역이 있지만 이미 폐역이 되어 버려서 나오지 않는다.

 

 

   정작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승강장은 포장도 되어 있지 않고 지붕도 없어서 비나 눈이 오면 그대로 맞아야 하지만 화물 승강장은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음은 물론 지붕까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화물 취급은 현재 하지 않으니 텅 비어 있다. 요즈음처럼 폭우가 자주 내리면 저기서 피해야 할 것 같다.

 

 

   교행선은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제법 길다. 과거에는 경북선에 긴 화물 열차가 운행하였다는 흔적인 셈이다. 물론 철길이 있고 신호기는 살아있으니 운행은 가능하기는 하다.

 

 

   용궁역에서 예천 방향의 철길에는 400R(곡선에 접하는 원을 그렸을 때에 반지름이 400m, 숫자가 적을수록 급한 곡선)의 커브가 있다. 평지를 지나는 철길이지만 의외로 급곡선이 많아서 열차가 속도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관광을 위한 인프라를 좀 개선한다면 용궁역은 회룡포로 가는 관문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는 훌륭한 간이역을 거듭날 수 있을 걸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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