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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4일 - 다양한 증기기관차를 전시하고 있는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梅小路蒸気機関車館]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梅小路蒸気機関車館, 우메코지죠키키칸샤칸, http://www.mtm.or.jp/uslm ]은 2004년 시코쿠여행을 할 때에 관람을 시도하였다. 당시에는 월요일이라는 걸 생각하지 못하여서 관람에 실패하였다(관련 글 보기). 방문을 여러 번 생각하고 있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서 미루다가 6년이 지나서야 이루어졌다. 그것도 일본 철도의 날(鉄道の日)에 방문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입장료가 무료여서 400엔을 아낄 수 있었다. 오후에 관람하였던 오사카[大阪]에 있는 교통과학박물관(交通科学博物館, http://www.mtm.or.jp )도 입장료가 무료여서 800엔이라는 비용이 굳었다.

 

[사진 910 : 산인본선[山陰本線] 교각 아래에는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梅小路蒸気機関車館]에 대한 간단한 안내가 붙어 있다.]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은 1972년 10월 10일에 일본에서 철도가 생긴지 100주년을 기념하여 반원형으로 된 우메코지기관차구[梅小路機関区]를 활용하여 산업문화재로 지정된 증기기관차를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되었다. 증기기관차를 전시하고 짧은 구간을 타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JR서일본에서 운행하고 있는 증기기관차와 토롯코열차(トロッコ列車)로 유명한 사가노관광철도[嵯峨野観光鉄道]의 DE10形 디젤기관차의 유지 및 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제3편에서 소개된 SL야마구치나니와(やまぐちなにわ)를 견인하는 증기기관차도 운행을 하지 않는 겨울에는 이곳으로 회송되어서 차량 점검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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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의 입구는 자료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니죠역사(旧二条駅舎)에 있다. 구니죠역사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만든 역 건물이다. 1904년에 당시에 사철이었던 교토철도주식회사의 본사와 역을 겸하는 건물로 만들어졌다. 1996년에 산인본선[山陰本線]이 고가화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왔다. 현재 니죠역[二条駅]은 돔 형식의 지붕을 갖춘 고가역이다(관련 글 보기).

 

[사진 911 : 우메코지증기기관차의 입구인 자료전시관은 구니죠역사(旧二条駅舎)를 사용하고 있다.]

 

[그림 912 :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의 안내 팸플릿.]

 

[그림 913 :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의 기념 스탬프.]


   자료전시관에서는 특급 츠바메(つばめ)에 대한 80년의 역사를 특별 전시하고 있었다. 여기는 JR서일본에서 운영을 하는데 웬 JR큐슈에서 운행하는 츠바메냐고 하겠지만 2011년 3월에 큐슈신칸선[九州新幹線] 전구간 개통하면서 산요신칸선[山陽新幹線]과 직통 운행이 계획되어 있다. 이에 따른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하여 JR서일본의 역에서도 츠바메에 관한 포스터가 붙어있고 여기서도 관련되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2010년 말에 경부고속철도 2단계가 개통되었고 경전선 복선전철화가 되었지만 이전에는 전혀 그런 안내나 포스터를 보기 힘들었다. 너무나도 대조가 되는 장면이다.

 

[사진 914 : 특급 츠바메(つばめ)에 대한 80년의 역사를 특별 전시하고 있다.]

 

[사진 915 : 오래 전의 츠바에와 현재 츠바메의 포스터가 나란히 걸려 있다.]


   자료전시관에는 각종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우메코지기관차구가 가장 전성기였던 1940~1950년대의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당시에는 85량의 증기기관차가 이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모형에서 알 수 있지만 전차대를 이용하여 반원형으로 된 차고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렇게 만들면 전차대가 한꺼번에 많은 선로로 나누는 분기기 역할을 동시에 하는 장점이 있어서 해외에서는 증기기관차 차고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과거 청량리역 검수차고가 이런 방식이었으나 선로와 전차대는 오래 전에 철거되었으며 건물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민자 역사 공사로 건물만 극히 일부가 남아있는 상태이다.

 

[사진 916 : 우메코지기관차구[梅小路機関区]가 가장 전성기였던 1940~1950년대의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과 교통과학박물관은 영국 요크(York)에 있는 국립철도박물관(National Railway Museum, http://www.nrm.org.uk )과 협력을 하고 있다. 그런 관계로 영국의 증기기관차와 현재 운행하고 있는 고속열차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영국에서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해 보았고 국립철도박물관을 관람(관련 글 보기)을 해 보아서 여기서 다시 보니 반갑다.

 

[사진 917 : 영국의 고속열차와 증기기관차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위의 모형은 애칭이 '펜돌리노(Pendolino)'인 클래스(Class) 390 틸팅 전동차이며 그 아래에는 플라잉스코츠맨(Flying Scotsman)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LNER 클래스 A3 증기기관차로 런던(London)과 에든버러(Edinburgh) 간의 631km의 철길을 무정차로 운행하였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의 모형은 클래스 395 전동차로 일본의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 http://www.hitachi.co.jp )에서 만들어졌다. 오른쪽의 모형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기기관차였던 클래스 A4 맬러드(Mallard)로 161km/h로 영업 운전을 하였고 증기기관차 세계 최고 속도인 202.7km/h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과 세계 각국의 증기기관차가 소개되어 있으며 증기기관차가 달릴 수 있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왕이 승차하는 객차를 견인하였던 증기기관차에 붙인 표식도 볼 수 있다.

 

[사진 918 : C11形 증기기관차 일부를 이용하여 증기기관차가 작동하는 원리를 시뮬레이션으로 체험할 수 있다.]


   증기기관차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구우메코지기관차구로 향하였다. 안쪽으로는 증기기관차가 있지만 바깥쪽은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증기기관차의 주요 부품과 번호가 붙은 명판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919 : 증기기관차와 철도에서 사용되는 주요 부품을 전시하여 놓았다.]

 

[사진 920 : 증기기관차에 붙어 있었던 번호판.]


   증기기관차도 보이지만 선로가 나누어지는 전차대 부근이 잘 보이기에 밖으로 나왔다. 과거에 증기기관차 운행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급수탑이 있고 근처에는 석탄을 쌓아 놓았다. 석탄을 옮길 수 있는 차량까지 있으니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시설이다. 철길에는 증기기관차의 커다란 바퀴가 있고 현재는 휴게소로 쓰이고 있는 50系 객차가 있다. 내부가 어떤지 궁금하여 들어가 보았는데 과거 우리나라의 비둘기호와 동일한 박스 시트 그대로 있다.

 

[사진 921 :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급수탑.]

 

[사진 922 : 증기기관차의 연료로 사용하는 석탄을 쌓아 놓았다.]

 

[사진 923 : 커다란 증기기관차의 바퀴가 있고 현재는 휴게실로 사용되고 있는 50系 객차가 있다.]

 

[사진 924 : 영락없는 우리나라의 과거 비둘기호와 동일한 좌석 배치를 하고 있는 50系 객차.]


   증기기관차의 우렁찬 소리가 들려서 어디서 나는지 찾아보니 관내를 운행하는 SL스팀호(スチーム号)가 도착하였다. SL스팀호는 운행이 가능하도록 관리되고 있는 C62形, C61形, D51形, 8620形 증기기관차가 돌아가면서 객차를 견인한다. 내가 방문한 날에는 8620形 증기기관차가 운행하고 있었다. 원래는 하루에 3회 운행하지만 어린이들이 단체로 방문을 하여서 계속하여 운행을 하고 있었다. 사실 운행하는 거리는 매우 짧다. 이름처럼 수증기를 잔뜩 내뿜고 후진을 하여 산인본선[山陰本線] 고가 아래를 지나서 우메코지공원[梅小路公園] 입구까지 간 후에 전진하여 돌아온다.

 

[사진 925 : SL스팀호(スチーム号)를 승차한 어린이들이 승강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 926 : 오늘은 8620形 증기기관차가 SL스팀호를 견인하고 있다.]

 

[동영상 927 : 이름에 걸맞게 엄청난 수증기를 내뿜으면서 후진하는 SL스팀호.]


   SL스팀호를 타는 승강장 바깥쪽으로는 토카이도본선[東海道本線] 선로가 있고 화물역인 우메코지역[梅小路駅]이 있어서 선로가 복잡하게 되어 있다. 멀리 산인본선에서 운행하는 221系 전동차가 대기하고 있으며 가까이는 여러 증기기관차에 객차가 연결되어 있다.

 

[사진 928 : C55形 증기기관차가 다른 증기기관차와 객차와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는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는 구우메코지기관차구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다. 검은 증기기관차와 철길이 있어서 좀 딱딱하게 보이는 걸 막기 위해서인지 나무가 심어져 있고 잘 다듬어져 있다. 의자와 탁자가 있어서 간단히 간식을 먹으면서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단체로 관람을 온 어린이들의 차지가 되었기는 하지만.

 

[사진 929 : 반원형으로 생긴 구우메코지기관차구가 한 눈에 보이는 치빗코광장(ちびっこ広場).]


   전차대를 통하여 구우메코지기관차구로 증기기관차가 들어오고 나간다. 위에서 설명하였듯이 전차대가 분기기 역할까지 하게 된다. 물론 현재도 사용하고 있어서 아침에 SL스팀호가 출고할 때와 저녁에 운행을 마치고 석탄과 물을 보충하러 갈 때에도 이 전차대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930 : 구우메코지기관차구는 전차대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다. 전차대는 차량의 방향 전환은 물론 분기기 역할까지 하고 있다.]

 

[사진 931 : 전차대가 있는 방향으로 보아서 SL스팀호도 오전에 운행을 하기 위하여 출고할 때에 전차대를 통과하였다.]


   구우메코지기관차구 밖에도 증기기관차가 있는데 당시는 2010년이라서 차량번호가 B2010인 B20形 10호 증기기관차를 밖에 두었다. 2002년에 복원되어서 운행이 가능해진 증기기관차로 헤드마크까지 붙여 놓았다. 옆에는 C58形과 D51形 증기기관차가 있다. C58形 증기기관차는 운행을 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D51形 증기기관차는 SL스팀호로 운행하며 기관사 훈련에도 사용하고 있다.

 

[사진 932 : 지붕이 없는 밖에 있는 선로에도 증기기관차가 있다.]

 

[사진 933 : D51形과 C58形 증기기관차. 겉모습은 동일하지만 왼쪽의 D51形 증기기관차는 움직일 수 있다.]


   구우메코지기관차구 일부는 선로 아래로 내려가서 차량을 검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여기에는 직원이 무언가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증기기관차에 관련되는 기술이 전수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운행하고 있는 증기기관차가 전혀 없으므로 관련 기술자는 없을 걸로 여겨진다. 다른 나라에서는 주요 역에 가면 보존되고 있는 증기기관차를 쉽게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렵다.

 

[사진 934 : 구우메코지기관차구 일부는 증기기관차의 유지 및 보수를 위한 공간이다.]


   구우메코지기관차구에 있는 증기기관차는 현재는 운행이 불가능한 차량들이다. 지선에서 운행하거나 입환에 사용되었던 1070形 증기기관차에는 일본과 영국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영국의 뒵스사(Dübs and Company)에서 1901년에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관람을 온 학생들이 증기기관차를 스케치북에 그리고 있는데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복잡한지 국기를 계속해서 펴 본다.

 

[사진 935 : 1070形 증기기관차는 1901년 영국의 뒵스사(Dübs and Company)에서 제작되어서 일본 국기와 영국 국기가 같이 걸려 있다.]


   증기기관차는 움직이지 않으므로 운전실을 들어갈 수 있게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요즈음에 운행하는 열차와 비교하면 운전실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그래도 증기기관차가 운행되었던 1960년대 이전에는 육지에서는 최고의 교통수단이었다.

 

[사진 936 : 구우메코지기관차구에 전시되어 있는 일부 증기기관차는 운전실을 둘러볼 수 있다.] 

 

[사진 937 : 증기기관차는 엄청난 매연을 뿜어내기 때문에 구우메코지기관차구 건물 안에는 매연이 빠져나갈 수 있는 환기통이 설치되어 있다.]


   이렇게 하여 우메코지증기기관차관을 둘러보았다. 에너지 효율도 낮고 석탄을 태우는 관계로 다른 차량과는 달리 검은색만 있지만 과거에는 많이 사용하여서 그런지 세상을 호령하던 힘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증기기관차가 계속하여 운행할 수 있도록 기술이 유지되고 전수된다는 게 대단하였다.

 

 

 

 

 

   다음으로는 '14일 - 토카이도신칸선[東海道新幹線]과 나란히 이어지는 고동색의 한큐전철[阪急電鉄]'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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