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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마을에서 나와서 평은역(平恩驛)으로 향하였다. 중앙선 철길은 내성천을 따라서 이어지고 여기에 평은역이 있기는 하지만 평은역 건물은 내성천과 반대 방향인 산을 등지고 있다. 평은역 뒤로는 자갈 채취를 위하여 산을 깎아놓아서 쉽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평은역은 내성천 때문에 곡선 구간에 있어서 통과하는 열차라고 하더라도 최고속도가 35km/h로 제한되어 있다.

 


   철길을 따라서 평은역에 들어갈 수는 없으니 도로를 따라서 걸어갔다. 가다보면 도로가 분기되어서 평은역으로 연결된다. 여기는 아무 표시가 없기는 하지만 평은역 버스정류장이어서 미림까지 운행하는 영주시내버스 30번이 하루에 2왕복 정차하고 있다(시각표 보기). 평은(30)에 시각 뒤에 '미림'을 의미하는 '미'가 적힌 출발시각을 보면 된다. 평은리(30)에 나오는 버스는 엉뚱하게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평은리로 가는 시내버스이다.

 


   보통은 역 앞에는 역세권이라고 해서 마을과 가게가 있지만 평은역은 주택 3채가 전부이고 자갈을 보관하는 장소가 넓게 있다. 과거에는 시멘트를 보관하는 저장고가 있었지만 평은역이 없어질 예정이니 이미 철거되었다.

 


   산 아래에는 자갈을 수송하기 위하여 철길이 있고 화차가 대기하고 있다. 공휴일이라서 조용하였지만 평일에는 자갈을 화차에 싣는 작업을 활발하게 하지 않을까?

 


   자갈을 싣는 선로가 분기되고 있어서 다른 역에서는 볼 수 없는 선로가 건물 앞으로 뻗어나와 있다. 역 주변에 마을이 있지도 않고 제법 떨어져 있기에 이러한 선로 배치가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물론 버스가 이곳까지 연결되지 않았고 자가용이 귀하던 시절에는 평은역에도 하루에 700명에 가까운 승객이 이용하였다.

 


   평은역 건물은 단층으로 되어 있지만 대합실 입구에는 삼각형 모양의 지붕을 설치하여서 시골의 작은 역 건물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

 


   평은역은 2007년 6월 1일부터 여객열차가 정차하고 있지 않다. 그런 관계로 더 이상 승차권을 판매하지 않아서 창구는 나무판으로 막아 놓았다. 하지만 평은역을 보기 위하여 오는 사람들이 가끔씩 있기에 잘 단장하여 놓았다. 평은역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사진으로 정리하여 놓았고 MBC드라마 에덴의 동쪽(http://www.imbc.com/broad/tv/drama/eastofeden/ )에서 현재의 태백역인 황지역으로 촬영하였을 때에 등장한 평은역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건물이나 차량은 과거 모습으로 잘 바꾸어 놓았는데 이정표는 좀 맞지 않다.

 


   직원의 허락을 받아서 승강장으로 나가 보았다. 평은역의 선로는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곡선으로 되어 있다. 승강장은 1면 2선으로 열차 간의 교행이 가능하다. 승강장에서 평은역 건물을 보면 배경으로 깎인 산이 있다. 산을 얼마 깎지 않은 듯 하지만 보이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지도로 보면 그 면적은 평은역 구내보다 훨씬 넓다.

 


   평은역은 승강장뿐만 아니라 영주 방면의 철길이 곡선으로 되어서 만나게 되어 있다. 요즈음 만드는 철길은 직선으로 하고 산은 터널로 통과하여 보이지만 예전에는 가능하면 터널을 적게 만들었다.

 


   평은역의 이정표에는 임시승강장인 승문역은 빠져 있고 문수역옹천역으로 나와 있다. 영주댐 건설로 인하여 잠기게 되면 평은역은 없어지지만 옹천역은 이전하면서 신호장으로 유지될 예정으로 되어 있다.

 


   내성천보다는 훨씬 높은 평은역 승강장에서는 금강마을은 물론 근처에 있는 산들도 내려다볼 수 있어서 경치가 좋다. 게다가 곡선 구간이라서 열차가 빨리 달릴 수 없기에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좋은 구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제는 영주댐 건설로 물 속으로 들어갈 예정으로 되어 있다. 평은역까지 잠길 정도라면 영주댐 규모가 꽤 크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평은역에서는 중앙선 열차가 자주 지나간다. 들어오는 열차는 속도를 줄여서 승강장을 통과하고 반대쪽에서 오는 열차와 교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시멘트 저장고가 없어진 현재 상황에서는 자갈 운반과 더불어서 평은역의 역할 중의 하나이다.

 


   평은역 앞에서 영주시내버스를 탈 수 있기는 하지만 하루에 2왕복만 운행되고 영주 시내로만 갈 수 있기에 불편하다. 언덕을 넘어가면 평은면사무소가 있는 마을이 나오고 마을 입구 도로에는 평은정류소가 있다. 평은역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걸어서는 1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는 영주시내버스와 시외버스가 정차한다. 영주시내버스는 영주 시내나 옹천으로 갈 수 있으며 시외버스의 경우에는 영주와 안동은 물론 대구(대구북부터미널)까지 갈 수 있다. 다만 대구가 목적지라면 여기서 타는 시외버스는 중간 정류장이 많고 가격도 국도 경유로 계산되어 비싸기에 안동에서 갈아타는 게 더 낫다.

 


   시내버스는 차내에서 요금을 지불하면 되지만 시외버스는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구입해야 한다. 평은에서 타고 내리는 승객이 많지 않은지 버스회사에서 매표소에 전화를 해서 승차할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였다. 평은에 정차하게 되면 고속화된 국도로 갈 수 없어서 옛고개를 올라가는 좁고 오래된 도로로 우회하여 운행하여야 하고 소요시간이 많이 걸린다.

 


   평은역은 2013년에 새로운 철길이 완성되면 없어지게 되고 영주댐의 물을 모으기 시작하면 잠기게 되어서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성천을 따라서 곡선을 달리던 중앙선의 아름다운 경치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지만 대신에 긴 터널을 빠르게 지나면서 소요시간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물 속으로 사라지더라도 영주댐으로 만들어진 호수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는 평은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을 만들고 위치가 어디였는지 알려주면 어떨까?


* 방문일 : 2012년 5월 28일
  작성일 : 2012년 8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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