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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영주댐 건설에 따른 중앙선의 이설 공사는 거의 끝나가고 있어서 2013년 3월 28일부터는 이설된 구간으로 기차가 운행할 예정으로 있다. 이설 구간은 승문역 부근에서 시작하여서 옹천역(甕泉驛)을 지나서 끝난다. 이설 결과 평은역은 수몰되어서 사라지게 된다. 옹천역 역시 이설되면서 신호장으로 바뀌게 되어서 더 이상 여객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승문역과 평은역은 영주시에 있어서 작년에 같이 답사를 하였지만 옹천역은 안동시에 있어서 상호 간의 이동이 쉽지 않아서 이번에 답사를 하게 되었다.


   2013년 3월 27일까지만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옹천역은 하루에 6회 무궁화호 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그러나 2회는 강릉-동대구 간의 무궁화호이므로 수도권에서는 하루에 2회 밖에 없어서 불편하다. 다행히도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첫차를 타고 영주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서울에서 일찍 출발하면서 저렴하게 갈 수 있는 셈이다.

 


   공휴일을 맞아서 첫 열차지만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승객이 많았다. 풍기역부터는 내리면서 차내는 한산해지기 시작하였다. 영주역에서는 더 많은 승객이 내리고 이후 구간은 전철화가 되어있지 않으므로 기관차 교체가 이루어졌다. 나는 이 역에서 내려서 강릉역에서 오는 다음 무궁화호인 1671열차를 탔는데 이 열차 역시 영주역에서 기관차를 교체하였다. 다른 노선에서는 비전철화 구간을 달리는 경우 처음부터 디젤기관차로 운행하기에 영주역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영주역을 출발한 무궁화호 열차는 승문역을 통과하면 이설될 선로가 깔릴 노반이 보인다. 장기적으로 복선전철화를 할 예정이라서 노반을 넓게 만들었다.

 


   낮은 언덕을 넘고 터널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내성천이 보이고 평은역을 천천히 통과하였다. 내성천 지나서는 금강 마을이 있는데 평은역과 함께 영주댐 건설로 인하여 수몰될 예정으로 있다. 아직 담수를 하기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나 이설될 철길이 먼저 완공되었기에 평은역이 먼저 없어지게 된다.

 


   내성천 철교를 지난 후에 긴 터널을 통과하면 영주시에서 안동시로 행정 구역이 바뀌고 옹천역에 도착하였다. 옹천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으로 되어 있으며 포장이 되기는 하였지만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옹천역의 이정표에는 마사역과 평은역이 나와 있지만 글을 적는 시점에서도 두 역 모두 열차가 정차하지 않으며 이설하고 나면 옹천역 자신도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역으로 바뀌게 된다.

 


   옹천역의 건물과 나가는 곳은 승강장 남쪽에 연결되어 있다. 시골의 오래된 역답게 육교나 지하도가 아니라 건널목을 건너야 한다.

 

 

   옹천역 건물은 1998년에 지어져서 오래되지 않았다. 벽을 하얀색으로 하고 대합실이 있는 공간에는 둥근 아치를 만들어서 특색있게 만들어졌다. 건물에는 '옹천 국화 테마역'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12년 가을에는 옹천역 구내에는 국화가 많이 피어서 테마역이 되어서 옹천산약축제 부대 행사장이 되었다. 옹천역이 이전되면서 열차는 더 이상 정차하지 않지만 옹천역 구내의 국화는 다시 꽃을 피울 수 있기에 이후에 활용할 수 있겠다.

 

 

   요즈음에 만들어지는 역처럼 대합실이 크지는 않지만 옹천역 대합실은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장식도 아름답게 해 놓았다. 천장에는 둥근 유리로 된 지붕이 있어서 자연 채광이 되고 벽에는 안동의 주요 풍경을 찍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등불이 있다. 승강장으로 연결되는 문 아래에는 국화 배경 아래에서 옹천역에 정차하고 있는 열차의 사진이 크게 붙어 있다. 보통은 해당 역과 연관이 없는 KTX 사진이 붙은 경우가 많은데 옹천역은 정상적으로 자신의 역 사진이 있는 셈이다.

 

 

   이제 영업하는 날짜가 얼마남지 않아서 그런지 열차시간표의 상태는 좋지 못하다. 곳곳에 이전에 있던 숫자의 흔적이 남아 있고 종별은 표시되어 있지 않고 나머지 사항만 나와 있다. 지역 주민들이 주로 타고 내리기 때문에 이렇게 되어 있어도 알아보기는 하겠지만.

 


   매표소 창구는 하나만 있는데 그 옆에는 A4로 인쇄한 열차 운행 및 승차권 예발매일 조정 안내라는 공고가 붙어 있다. 작은 글씨로 평은역과 옹천역은 폐지된다고 나와 있다. 글자가 작아서 그런지 방문하였을 때에는 주민들도 거의 모르고 있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는 좀 더 크게 인쇄한 안내문이 붙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왕이면 이웃 나라처럼 '그동안 이용해주셔서 감사한다'라는 현수막이라도 크게 붙이고 지역에서는 '감사합니다, 안녕 옹천역'같은 현수막을 붙이면 어떨까? 이런게 없다는 건 철도팬들이나 관심을 가지고 없으면 버스 타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철도에 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낮다는 증거가 아닐까?

 


   나에게는 옹천역이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기에 승차권을 매표소에서 구입하였다. 이제는 자동발매기나 홈티켓으로 발매해도 할인 혜택이 없기에 매표소에서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되었다.

 


   옹천역에는 냉난방은 되지 않지만 맞이방이라는 기다리는 공간이 따로 있다. 안에는 의자가 길게 있고 잡지가 비치되어 있으며 안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이 전시되어 있다.

 


   옹천역 건물 입구 역시 반원이 위에 있는 모양이 있어서 디자인이 잘 되어 있다.

 


   옹천역의 위치상 건물 앞의 공간은 넓지 않다. 그렇지만 대신에 건물 옆에는 철길이 있는 '기찻길 속으로'라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겨울이어서 나무는 줄기만 앙상하게 남았지만 그 아래에는 짧은 철길이 있다.

 


   과거에 옹천역에서 화물을 처리하였던 공간은 현재는 비어있지만 그 안에는 레일바이크가 달리는 철길이 있고 하천을 따라서 이어지는 산약산책로가 있다. 무언가 소원을 빌기 위하여 만들었는지 돌을 탑처럼 쌓아 놓았다.

 


   3월의 첫째날이지만 산에 있는 나무들만 아직 푸른빛이고 나머지는 아직 봄의 기운을 받지 못하여 누런 색 그래도 있지만 날씨가 따뜻하여지면 푸른색으로 바뀌게 되고 가을에는 국화가 다시 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옹천역은 3월 27일까지만 여기에 있고 3월 28일은 이전하면서 신호장으로 바뀐다.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옹천역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 방문일 : 2013년 3월 1일
  작성일 : 2013년 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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