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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동남아 여행 간략 소개가 계속됩니다. 이제는 타이완이 계속하여 나오겠습니다. 타이완은 분류하기에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동남아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중국이라 하기도 어렵고....... 그렇지만 이전의 나라보다는 선진국이고 우리나라와 가까워서인지 훨씬 다니기는 편합니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고 물가가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날씨는 더욱 시원합니다.

 

 

 

 

 

12) 9월 30일(일)
   고속버스를 타고 타이중[台中]역까지 왔습니다. 밤 1시 30분입니다만 야간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매표소도 문을 열고 표를 사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사진 137 : 핑동역 건물. 이 역 이후로는 비전철화 구간이자 단선이다.]

 

[사진 138 : 핑동 주변에는 이렇게 물을 모아 놓고 펌프 같은 걸 돌리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

 

[사진 139 : 비전철화 구간에서 운행되는 타이완철도관리국의 R100型 디젤기관차. 우리나라에 있는 기관차와 비슷하게 생겼다.]

 

[사진 140 : 푸콰이춰 차량. 우리나라의 비둘기호나 통일호와 비슷하다. 도색은 좀 더 밝지만.]

 

[사진 141 : 차량 내부. 통일호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좌석은 통일호와는 달리 돌려서 방향 전환을 한다.]

 

   자다가 일어나니 이미 날은 밝았습니다. 열차는 카오슝[高雄]을 출발하여 종착역인 핑동[屛東]을 향하고 있습니다. 핑동역에서는 타이완 기존선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푸콰이춰[普快車]를 탑니다. 우리나라 4000대가 연상되는 디젤기관차에 객차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객차 안은 무척 한산하였습니다. 창문은 고정되어 있고 냉방도 되어서 비둘기호보다는 통일호와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 142 : 황랴오역 건물. 일부 열차는 이 역까지 운행된다.]

 

[사진 143 : 열차를 타고 가다 보면 태평양이 보인다. 연선 인구가 적은 지역이다.]

 

   종착역인 황랴오[枋寮]역에서 쥐광하오[莒光號]로 갈아탑니다. 황랴오에서 타이동[台東]까지의 난훼이선[南迴線]은 역시 예상대로 경치가 좋았습니다. 인적은 드물고 원시림인 지역이 많았고 가끔씩 태평양이 보였습니다. 터널이 많기는 하지만 높이 지나가서 바다를 보는 전망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타이완 동남부의 중심지인 타이동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사진 144 : 시내에서 약 5km 정도 떨어져 있는 타이동역. 아미어까지 안내방송을 하여 모두 4개어로 안내를 한다.]

 

   타이동 지역은 타이완의 다른 곳에 비하여 오래 전부터 살아온 원주민의 비율이 높습니다. 역에서는 중국어와는 전혀 다른 원주민의 언어 중에 대표적인 아미어[阿美語, Amis] 방송까지 합니다. 사람들도 얼굴이 검은 원주민들이 많이 보입니다. 얼굴색과 이목구비만 약간 다를 뿐 다른 건 모두 동일합니다.

 

[사진 145 : 현재는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구(舊) 타이동역. 선로에는 풀들이 무성하다.]

 

[사진 146 : 승강장 오른쪽에 건물을 하나 더 지었을 뿐 운행이 끝난 후 그대로의 모습이다. 현재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사진 147 : 구 타이동역은 아직도 교통의 중심이어서 주변에는 버스터미널이 있다.]

 

[사진 148 : 타이동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의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는 문화 센터(Arts and Cultural Center).]

 

[사진 149 : 타이동의 특산물인 시쟈. 부처님의 머리를 닮았다고 지어진 이름인데 아이스크림으로도 판매한다.]

 

   타이동은 역과 시내가 약 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약 30분 간격으로 있는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시내에는 과거 타이동역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타이동에 살고 있던 원주민 부족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는 박물관이 있으며 맛있는 과일이 넘쳐나는 시장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유명한 과일은 부처님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는 시쟈[釋迦]입니다. 역에서는 아이스크림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지인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은 맥도날드였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타이완에서 가장 영어가 잘 통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진 150 : 타이동역의 지하도. 원주민 문화의 요람임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151 : 푸콰이춰로 운행하는 디젤동차. 일본에서 만든 차량 같은데 매우 낡았으나 잘 달린다.]

 

[사진 152 : 차량의 내부. 냉방은 되지 않고 선풍기를 달았다. 좌석의 회전은 가능하다.]

 

[사진 153 : 간이역인 산리[山里]역 정차중. 승강장은 화려하게 포장하여 놓았다.]

 

   저녁에는 다시 기차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아쉽게도 철도는 해안을 따라서 만들지 않아서 멋진 경치를 볼 수 없습니다. 이번에도 푸콰이춰[普快車]를 타고 위리[玉里]까지 간 후에 쥐광하오[莒光號]로 갈아탔습니다. 푸콰이춰는 냉방이 되지 않는 디젤동차 2량이었습니다. 냉방이 되지 않지만 창문이 열립니다. 일본에서 수입한 차량 같았습니다.

 

[사진 154 : 화롄역에서 만난 타로코호 차량.]

 

   화롄[花蓮]역에서는 올해부터 운행을 시작한 틸팅열차인 타로코호[太魯閣號]를 볼 수 있었습니다. 차량 형식은 TEMU 1000系이고 일본 JR큐슈의 885系를 기반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장 빠른 열차는 타이페이-화롄 간을 195.2km를 1시간 59분에 운행합니다. 이전 차량이 최속 2시간 23분 걸렸기 때문에 약 24분이 단축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만든 차량이라서 일본인들에게는 인기가 매우 높았습니다.

 


13) 10월 1일(월)
   아침부터 오후까지는 타로코협곡[太魯閣峽谷, Taroko Gorge] 투어가 있었습니다. 아침 7시 30분에 숙소에서 나오니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버스는 화롄 도심을 한 바퀴 돌면서 투어에 참가할 사람들을 모읍니다. 마지막으로 화롄공항에 가서 마지막으로 손님과 가이드를 태웁니다. 투어의 가이드는 영어를 할 수 있어서 영어와 중국어로 진행됩니다.

 

[사진 155 : 저 돌들을 가공하면 보석이 된다는데.......]

 

   먼저 시내 부근에 있는 보석 공장을 갑니다. 원석에서 갈고 다듬어서 보석을 만드는 과정인데 사실은 이게 타로코 협곡의 오염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 지역에서는 생계를 위한 일이니 하지 않을 수도 없고 환경적인 면에서는 아이러니입니다.

 

[사진 156 : 타로코협곡 입구. 여기서부터 좁고 아찔한 길들이 이어진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간 곳은 타로코협곡의 입구입니다. 동서횡단도로라는 아치문이 있고 옆으로는 회색빛의 물이 흘러내립니다. 앞을 보면 높은 산들이 계속 있습니다. 기념 사진을 찍고 버스를 타고 올라갑니다.

 

[사진 157 : 회색빛의 하천을 따라서 다리와 도로가 있다.]

 

[사진 158 : 산은 높기만 하고 도로는 좁게 이어져 있다. 간간히 터널도 있다.]

 

[사진 159 : 거대한 협곡에서는 사람은 정말 보잘 것 없다. 협곡 바위에는 제비들이 집을 지어 살면서 배설물 등으로 구멍이 생겼다.]

 

[사진 160 : 투어에서 타고 다닌 관광버스. 저렇게 높은 버스가 좁은 길을 누비고 다닐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하천 옆으로는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산들이 있습니다. 도로도 좁아서 곳곳이 단선입니다. 반대 방향으로 오는 차들과 서로 양보를 해야 지날 수 있습니다. 커다란 관광버스가 지나갈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물론 일부 승객은 안전에 대한 염려를 하였습니다. 떨어지면 정말.......

 

[사진 161 : 중간에 있는 휴게소 겸 타로코 협곡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박물관. 입구에는 타이완이 UN에 가입하기를 바라는 현수막이 있다.]

 

[사진 162 : 파고다에서 내려다 본 텐샹의 모습. 산 사이의 협곡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중간중간에 내려서 걷고 주변을 구경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올라갑니다. 나이 드신 분들도 많아서 투어는 젊은 저가 보았을 때에는 너무 여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버스는 텐샹[天祥]에 도착합니다. 여기에서 내리면 간단하게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코스가 있습니다. 절과 파고다를 만들어 놓았는데 파고다 정상까지 올라가 보았습니다. 협곡 사이의 마을인 텐샹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사진 163 : 점심을 먹은 후 휴식을 취한 바닷가. 태평양이 넓게 펼쳐져 있고 멀리는 산이 많은 절벽이다.]

 

   다시 내려와서 시내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같이 투어를 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일본인이 3명이 있었습니다. 한 명이 우리나라와 타이완 중에서 선택하다가 타이완에 왔는데 우리나라는 거리는 가까운데 항공권은 비싸고 물가도 비싸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의 경우도 일본에 가는 것보다는 이곳 타이완이 항공료와 물가 모두 저렴합니다. 낮에 조금 더워서 그렇죠.

 

[사진 164 : 타로코협곡의 관광 거점인 화롄역.]

 

[사진 165 : 추지엔춰로 타이완의 전철화된 선로를 누비는 EMC500系 전동차. 우리나라 대우중공업에서 만들었다.]

 

   시간이 남았는지 바닷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화롄역에서 내려줍니다. 이제 투어는 끝나고 저의 일정으로 가게 됩니다. 다행히 투어가 제 예정과 거의 맞게 끝났습니다. 예정대로 추치엔춰[區間車]를 탑니다. 역시 대우차가 걸렸습니다.

 

[사진 166 : 긴 터널을 가다가 잠시 밖으로 나오면 태평양이 펼쳐진다.]

 

[사진 167 : 이 지역은 우리나라 동해안처럼 시멘트 공업이 발달되어 있다.]

 

[사진 168 : 열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타이완군 훈련병들. 우리나라 군인처럼 머리를 짧게 깍았다.]

 

   동부간선은 역시 터널이 많습니다. 가끔씩 바다가 보입니다. 이곳은 땅이 좁아서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데 곳곳에 시멘트 공장이 있어서 산업적으로는 중요한 노선으로 보였습니다. 열차 안에는 타이완군 훈련병들이 탔습니다. 짧게 깍은 머리에서 우리나라 군인들이 생각납니다.

 

[사진 169 : 동부간선 지선에 있는 수아오역. 일부 열차만 이 역으로 들어온다.]

 

[사진 170 : 세계에서도 드문 냉천이 나오는 수아오. 입장료를 내면 들어갈 수 있다.]

 

[사진 171 : 수아오냉천의 공공탕. 수영복을 입고 물 속에 들어간다.]

 

   수아오신[蘇澳新]역에서 환승하여 수아오[蘇澳]에 도착하였습니다. 수아오신-수아오 간은 동부간선의 지선에 해당됩니다. 수아오는 냉천[冷泉]으로 유명합니다. 입장료를 내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22℃인 물이 차갑지만 오래 있으니 따뜻하고 나가기가 싫습니다.

 

[사진 172 : 타이완 북부의 항구도시인 기롱의 야경.] 

 

   다시 열차를 타고 북쪽으로 가서 항구도시인 기룽[基隆]에 도착하였습니다. 기룽역에서 내리니 바로 바다 냄새가 납니다. 여기서 숙소를 구하고 오늘 일정을 마칩니다.

 

 

 

 

 

   다음으로 마지막 편이 연재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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