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번 편이 동남아여행 간략 소개의 마지막 편이 되겠습니다. 간략 소개라는 제목에 비하여는 너무 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됩니다. 물론 본 여행기에 비하면 간략하죠. 하나의 게시물이 이틀 내용을 담고 있으니......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14) 10월 2일(화)
   아침에 여유있게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타이완 기존선의 로컬선인 핑시선[平溪線]과 린코우선[林口線]을 타 봅니다. 기룽[基隆]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였습니다. 핑시선일일주유권[平溪線 一日週遊券]과 루이팡[瑞芳]까지의 승차권을 구입합니다. 정작 오전 러시아워가 지나면서 열차가 뜸하게 다녀서 중간에 바두[八堵]역에서 45분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사진 173 : 기룽역입니다. 뒤로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항구가 있습니다.]

 

[사진 174 : EMC400系 전동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니언 캐리지(Union Carriage)에서 제작하였다.]

 

[사진 175 : EMC600系 전동차. 우리나라 로템에서 만들었다. 한눈에 보아도 위의 차량보다 좋아보인다.]

 

   루이팡역에서 핑시선 열차로 다시 환승합니다. 한산한 동부간선의 열차와는 달리 핑시선 열차는 승객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특히 제가 앉으려고 했던 전망칸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돌아갈 때도 있으니 일단은 타고 갔습니다.

 

[사진 176 : 종착역인 징통역에 도착한 DRC1000型 디젤동차. 일본에서 만든 차량이다.]

 

[사진 177 : 로컬선 열차이지만 좌석은 특급 수준인 회전리클라이닝 좌석이다.] 

 

   핑시선은 노선 연장이 겨우 12.9km밖에 되지 않는 짧은 노선입니다. 만든 이유는 종착역인 징통[菁桐]역 부근에 있는 석탄을 나르기 위함입니다. 노선은 짧지만 급곡선과 급경사입니다. 열차는 천천히 올라갑니다. 철길 옆으로는 하천이 있어서 나란히 갑니다. 우리나라의 태백선을 축소하여 놓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 178 : 징통역 바로 옆에 있는 철도 관련 기념품 판매소.]

 

   종착역인 징통[菁桐]역은 승강장이 하나만 있습니다. 다른 선로들도 있는데 현재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동네도 영업 합리화를 위한 목적인지 월, 화요일에는 창구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역 건물 바로 옆에는 스탬프 찍는 곳과 철도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작은 기념품점이 있습니다.

 

[사진 179 : 역시 작은 규모의 간이역인 핑시역.]

 

   징통까지 가는 길은 계속되어 오르막입니다. 게다가 역간 거리가 짧기 때문에 간단히 이전 역인 핑시[平溪]역까지 걸어갔습니다. 나중에 보니 철길을 따라서 걸어가는 길도 있더군요. 이 동네는 철길 위를 따라 걷지만 않으면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물론 철길 옆에 산책로가 있어서 자연을 음미하며 천천히 움직일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타이페이 시민들이 많이 온다고 합니다.

 

   일일주유권이 있으므로 이번에는 핑시에서 징통까지 타고 가서 그냥 되돌아 나오기로 하였습니다. 열차를 타니 서양인이 1명 있었는데 당연 징통역에서 내리고 소원이던 전망석을 차지하였습니다. 사진기를 창문에 고정시키고 출발하기만을 기다립니다.

 

[동영상 180 : 핑시선의 전망. 골짜기를 따라서 천천히 내려간다.]

[사진 181 : 핑시선의 옆으로는 산책로가 있는 구간이 많다.]

 

[사진 182 : 동부간선 구간에 들어서면 속도를 내면서 달린다. 반대로 가는 열차의 도색만 바꾸면 우리나라라고 해도 믿어질 듯.] 

 

   천천히 열차는 내려갑니다. 꼬불꼬불한 철길에 왼쪽으로는 맑은 물이 흐르고 철길 바로 옆에는 산책로가 있는 핑시선을 정말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잠시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였지만 창문을 깨끗하게 닦아주었다고 여길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타이완 관광객들이 탔는데 한국에서 온 저와 같이 사진도 찍고 운전사는 통표와 모자를 빌려주어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사진 183 : 타이완 기존선에서 운행되는 차량들의 차고가 있는 시두[七堵]역.] 

[사진 184 : 공항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타오위앤 시내의 중심에 있는 타오위앤역.]

 

[사진 185 : 타오위앤역 북쪽에 있는 린코우선 승강장. 열차는 무료로 운행된다.]

 

   이렇게 멋진 핑시선을 타고 이제 린코우선을 타러 타이페이를 통과하여 타오위앤[桃園]으로 갑니다. 타이페이 북부보다는 남부가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습니다. 타오위앤하면 타이완의 국제공항인 타이완타오위앤공항[台灣桃園機場]을 생각하기 쉬운데 타오위앤 시내는 공항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천공항과 인천 시내와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타오위앤역의 북쪽에 무료로 운행되는 린코우선 승강장이 있습니다.

 

   린코우선은 타오위앤 북쪽의 발전소와 연결되는 화물 전용 노선입니다. 타오위앤 시내의 교통 체증이 심하여 지역주민들이 여객 열차 운행을 원하게 되어서 2005년부터 시험적으로 평일에만 2왕복 무료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사용되는 열차는 디젤동차 2량 편성입니다.

 

[사진 186 : 린코우선 차량 내. 롱시트로 되어 있다. 승객들은 무료 철도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 187 : 화물 노선인 만큼 화물 열차가 빠져나오면 출발한다.] 

 

   화물 노선이어서 열차의 속도는 빠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학생들이 많이 타고 내립니다. 재미있는 건 무료인 관계로 지역 주민들이 산책 삼아서 열차를 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무료로 열차를 탄 기억은 없어서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사진 188: 오키나와로 가는 페리. 계속하여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있다.] 

 

   다시 타오위앤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숙소가 있는 기룽[基隆]으로 돌아갑니다. 항구에는 일본 오키나와로 가는 배가 정박하고 있었습니다. 오키나와까지는 약 17시간이 걸립니다. 화물은 계속 싣고 있는데 승객은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사진 189 : 기롱은 항구도 있지만 운하도 있다. 바다와 가까워서 강물에서는 바다 냄새가 난다.]

 

[사진 190 : 더운 지역에서는 빠지지 않고 있는 야시장.]

 

   타이완이나 동남아의 도시들처럼 이곳 기룽에도 야시장이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하여 가게에는 일본어와 영어 표기까지 해 놓았습니다. 간단히 밥을 먹고 먹기 좋게 잘라놓은 과일을 사서 숙소로 돌아옵니다.

 


15)10월 3일(수)
   드디어 귀국하는 날입니다. 아침에 텔레비전을 보니 노무현 대통령이 육로를 통하여 평양을 방문하였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저는 동남아 3개국을 육로로 이동하였는데 수속 시간이 길어도 좋으니 자유롭게 북한을 걸어서 갈 수 있는 날을 기대하여 봅니다. 그러면 타이완은 불가능하겠지만 동남아 국가들은 모두 육로로 갈 수 있게 됩니다.

 

[사진 191 : 노무현 대통령이 휴전선을 넘어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사진 192 :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없어졌지만 타이완에서는 카르푸가 건재하다.]

 

[사진 193 : 한글이 적혀 있는 각종 라면들.]

 

   체크아웃을 하고 기룽역으로 향합니다. 마지막 날이므로 오늘은 지금까지 제대로 하지 못한 쇼핑을 합니다. 추치엔춰[區間車]를 타고 내린 곳은 난강[南港]역입니다. 이유는 역 바로 앞에 까르푸[家樂福]라는 할인마트가 있습니다. 음료수, 차, 과일 말림, 라면, 책 등을 구입하였습니다. 순식간에 짐이 1.5배 정도 증가하였습니다.

 

   다시 열차를 타고 타이페이역에 도착하였습니다. 타이페이역은 과거 지상에 있었으나 철도건널목이 교통체증을 유발하여 1989년 지하로 옮겨졌습니다. 지하철역처럼 되어 버렸는데 기관차가 객차를 끌고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타이완고속철도[台灣高速鐵路] 타이페이역도 같은 층에 있어서 기둥 뒤로 차량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194 : 타이페이역은 고속철도와 기존선 모두 지하에 있다. 디젤기관차와 객차가 운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195 : 타이페이역의 역사는 지상에 있는데 매우 크고 멋지다.]

 

[사진 196 : 타이페이역 한쪽으로는 고속철도의 매표소가 있다. 자동발매기도 있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현금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사진 197 : 올해 3월에 정식 개통을 한 타이완고속철도는 6개월만에 승객수 1천만명을 돌파했다.]

 

   역사는 지상에 있고 정사각형 모양으로 크고 화려합니다. 올해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일부는 두 운영기관(기존선, 고속철도)이 서로 나누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고속철도를 타기 위하여 승차권을 끊었습니다. 자동발매기를 사용하였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현금카드(ATM card)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198 : 타오위앤역에 도착한 700T型 고속철도 전동차. 일본의 신칸선 차량과 비슷하다.]

 

[사진 199 : 고속철도역의 새로운 광고. 고속철도가 없었을 때에는 늙은 부모만이 명절 때 있었는데 개통 뒤에는 전가족이 모인다.]

 

   고속철도 차량인 700T型은 일본에서 차량을 도입하였기 때문에 탈 때마다 일본을 여행하는 착각을 들게 만듭니다. 타오위앤공항[桃園機場]에서 가까운 고속철도 타오위앤[桃園]역까지는 겨우 20분이면 갑니다. 반챠오[板橋]~타오위앤 구간에서는 속도를 많이 냅니다. 일본에서는 신칸선을 자주 탔는데 이번 동남아여행에서는 유일한 고속철도 승차랍니다.

 

[사진 200 : 새로 만들어서 깨끗하고 화려한 타오위앤공항의 2터미널의 출국장.]

 

[사진 201 : 일본으로 운행하는 에바항공의 게이트 앞에는 헬로키티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놀이방과 기념품 판매점이 있다.]

 

   타오위앤역에서 내려서 셔틀버스를 타고 타오위앤공항으로 갑니다. 공항은 낮이어서 밝은 분위기입니다. 우리나라로 가는 승객이 적은지 체크인 카운터는 한산합니다. 쇼핑으로 무거운 짐을 붙여버리니 홀가분합니다. 공항터미널을 구경한 후에 타이완 출국 수속을 하고 게이트로 갔습니다. 게이트로 가다보니 헬로우 키티 놀이방도 있고 헬로우 키티 비행기를 위한 전용 게이트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시아나항공처럼 에바항공도 일본 노선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사진 202 : 역시 귀국할 때에도 에어버스 330-200 기종이다.]

 

[사진 203 : 최근의 추세에 따라서 좌석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달려 있다.]

 

[사진 204 : 닭고기덮밥으로 선택한 기내식. 무언가 부실해 보이는데.......]

 

[사진 205 : 시원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나누어준다.]

 

   타는 비행기는 역시 에어버스 330-200 기종입니다. 이미 한 번 타 보았기 때문에 기내 시설이 매우 익숙합니다. 기내식이 약간 부실하다고 생각했는데 잠시후 아이스크림이 나와서 오히려 만족하였습니다. 하늘이 열린 날이라서 그런지 비행기는 안정적으로 우리나라를 향하여 날아갑니다. 정작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구름이 많고 조금씩 비가 왔습니다.

 

[사진 206 : 타이완에서 산 물건들이 들어있는 가방을 찾아서 귀가.]

 

   입국심사를 완료하고 무거운 가방을 찾았습니다.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공항철도를 타고 김포공항까지 간 후에 601번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2주간의 여행은 이렇게 하여 끝이 났습니다. 또 다른 곳을 가 보았다는 즐거움과 일정상 하지 못한 것들이 있어서 아쉬움이 남지만 올해 초부터 계획하고 준비를 하였기에 무사히 다녀왔다는 성취감이 큽니다. 여행 과정을 정리하고 다음 여행지를 물색할 일이 남았습니다. 세계는 너무 넓어서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시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재미없는 저의 동남아여행 요약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