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디자인은 동글이, 좌석은 KTX인 터키의 디젤동차

   터키에서는 단거리 수송에 사용하던 오래된 객차를 대체하기 위하여 디젤동차를 순차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터키 중남부에 있는 아다나(Adana)에서 디젤동차를 만날 수 있었다.

 

 

   아다나역에는 새로 도입한 디젤동차 사진이 있고 아다나와 메르신(Mersin) 간의 소요시간이 45분으로 줄어들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전에는 1시간 넘게 걸렸다고 한다.

 

 

   메르신에 갔다가 이틀 뒤에 되돌아오기 때문에 왕복 승차권을 끊었다. 앞의 글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터키 철도에서는 왕복 승차권은 20% 할인이 된다. 편도 4터키리라(Türk Lirası, Turkish lira, TL)(약 3,300원)이지만 왕복이 되면 6.5터키리라(약 5,360원)이 된다. 왕복 승차권은 따로 전산에 들어 있지 않은지 에드몬슨 승차권을 준다. 아다나와 메르신 간의 거리가 67km이고 45분만에 가니 제법 빨리 달리는 셈이다. 운임은 우리나라의 수도권전철이나 통근 열차에 비하여는 비싸다. 솔직히 우리나라 수도권전철과 통근 열차는 서비스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낮은 운임으로 책정되어 있다.

 

 

   승강장에 가니 하얀색 바탕의 디젤동차가 대기하고 있다. 2량 편성이고 두 편성이 연결되어 전체 4량이다. 차량의 운전실 앞에는 연결기가 있는데 좀 길다는 느낌을 준다. 작년에 만들어진 차량 답게 헤드라이트는 LED로 되어 있다. 아다나와 메르신 간을 왕복하는지 이정표를 아예 차량의 출입문 옆에 붙여 놓았다.

 

 

   차량 내부에는 제조한 우리나라의 현대로템(http://www.hyundai-rotem.co.kr )의 마크와 함께 터키철도청(Türkiye Cumhuriyeti Devlet Demiryolları, TCDD, Turkish State Railways, http://www.tcdd.gov.tr )의 마크가 같이 있다. 출입문 옆에는 커다란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겉모습을 보면 수도권전철의 동글이가 연상되는데 내부 좌석은 KTX와 거의 동일하다. 방향 전환이 되지 않고 중간에는 동반석으로 4명이 앉는 좌석이 있다. 테이블도 나무로 된 접이식이다. 커다란 테이블에 슬라이딩이 되는 리클라이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KTX에 비하여 좌석 간의 간격이 넓어서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터키철도청에서 KTX와 좌석이 완전 동일한게 민망해서인지 좌석을 커버로 덮어 놓았다.

 

 

   운전실을 보면 설명이 터키어로 바뀌었을 뿐 우리나라 열차와 똑같이 생겼다.

 

 

   차내를 보다보면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화장실의 세면대에는 물비누 스위치에 '누름'이라는 한글이 적혀 있고 수도꼭지에는 K 마크가 있다. 창문에도 한글이 나와 있고 우리나라 국영지앤엠(http://www.kukyoung.com ) 표시가 있다.

 

 

   터키의 열차는 연착이 심하지만 단거리를 달려서 그런지 겨우 2분 늦게 종착역인 메르신역에 도착하였다. 이 열차는 다시 아다나로 되돌아간다.

 

 

   메르신에서는 이스켄데르케밥(İskender kebap)을 먹었다. 얇게 썰어서 구운 쇠고기에 토마토 소스를 얹지고 옆에는 요구르트 소스가 있다. 따로 빵과 샐러드 그리고 느끼한 걸 막기 위해서인지 식초에 담구었던 고추와 레몬 그리고 마늘이 나온다. 의외로 터키에는 이렇게 고추가 요리에 많이 들어가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나중에 런던에 가서 터키 고추 이야기를 하니 과거에는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고추가 수입되지 않아서 교민들은 터키 고추로 김치를 만들어서 먹었다고 한다.

 

 

   고추를 빼고는 깨끗이 먹었는데 음식점의 직원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 한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형제의 나라라고 하면서 음료수와 차를 무료로 더 준다. 전세계에서 이 정도로 대한민국에 대해 호감을 가진 나라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