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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 정부에서는 2003년부터 앙카라(Ankara)~이스탄불(İstanbul) 간의 고속선 공사를 시작했다. 수도인 앙카라와 터키에서 가장 큰 도시인 이스탄불은 567km가 떨어져 있고 가장 빠른 열차로도 6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고속선이 완성되면 3시간 정도로 소요 시간이 짧아질 예정이다. 고속선 중에서 일부 구간인 앙카라~에스키셰히르(Eskişehir)는 고속선이 완공되어서 2009년 3월 13일부터 영업 운행을 하고 있다. 현재 하루에 4.5왕복 열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대부분 열차가 에스키셰히르역에서 이스탄불을 오가는 열차와 접속된다. 이 결과 가장 빠른 열차는 5시간 28분만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터키 수도인 앙카라(Ankara)는 이스탄불과는 달리 터미널역이 하나 뿐이다. 원래 작은 마을이었고 계획 도시로 만들어진 앙카라는 역 건물이 크고 주변의 도로도 넓다. 대합실에는 커다란 LED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고 출발과 도착 열차 안내는 물론 터키의 철도사와 고속철도 건설 현황과 계획을 터키어와 영어로 번갈아 가면서 보여 준다. 자세히 보면 우리나라의 KTX-II가 중간에 살짝 나오는데 앞의 글에서 설명하였듯이 터키는 우리나라 현대로템(http://www.hyundai-rotem.co.kr )과 합작하여 만든 유로템(EUROTEM, http://www.hyundai-eurotem.com )이 있고 여기서 고속철도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터키에서는 현재 공사 중인 앙카라~이스탄불 이외에도 여러 노선의 공사를 하고 있어서 고속철도로 국토의 주요 도시를 연결함은 물론 유럽과 중동 사이에 있는 지정학적 이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하고 있다.

 

 

   터키철도청(Türkiye Cumhuriyeti Devlet Demiryolları, TCDD, Turkish State Railways, http://www.tcdd.gov.tr )에서 인터넷으로 승차권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계정을 만들어야 하고 번거로우므로 역에서 승차권을 샀다. 터키의 경우 왕복을 하면 20% 할인되므로 앙카라에서 에스키셰히르까지 왕복승차권을 구입하였다. 20% 할인된 금액으로 편도에 16터키리라(Türk Lirası, Turkish lira, TL)(약 13,300원)로 245km라는 거리를 감안하면 우리나라에 비하여 훨씬 저렴하다.

 

 

   현재 고속선에서 운행하는 고속철도 차량은 스페인 카프사(Construcciones y Auxiliar de Ferrocarriles, CAF, http://www.caf.es )에서 제작한 TCDD HT65000이다. 6량 편성이고 두 편성이 연결되어서 12량으로 운행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260km/h이다. 차량의 선두부를 보면 무언가 좀 익숙하다.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이기도 하고.

 

 

   터키는 근교 열차를 제외하고는 저상홈을 사용하고 있어서 차량 출입구에 계단이 있다. 출입구 옆에는 LED가 있어서 열차의 행선지와 차량 좌석을 알려주고 있다. 1~2호차는 비지니스클래스(Business Class)이고 3~6호차는 이코노미클래스(Economy Class)이다. 2호차 일부는 식당이 있다.

 

 

   비지니스클래스는 좌석이 2X1로 배열되어 있고 독일 이체에(ICE)의 1등석과 거의 동일하게 되어 있다. 이코노미클래스는 우리나라의 KTX와 비슷한 분위기이다. 방향이 고정된 좌석이 있는데 가운데에는 마주보고 앉는 4인석이 있다. 좌석에는 테이블이 되고 좌석은 미끄러져서 뒤로 넘어간다. 좌석 간격은 KTX보다 넓고 뒤로도 제법 넘어 간다. 스페인에서 만든 차량이라 그런지 좌석에는 이어폰을 꽂아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좌석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승객이 많고 열차를 출발하였다. 앙카라 근교에 있는 도시인 신잔(Sincan)까지는 기존선으로 운행하다가 고속선을 들어선다. 열차는 속도를 높여서 최고 속도인 260km/h를 거뜬히 내면서 달린다. 주변 풍경은 언덕이 이어지고 넓은 밭이 이어진다. 바위가 노출되어 있는 사막 같은 지역도 있다. 이런 곳에는 사람이 살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달리 터널이나 고가는 많지 않다. 놀라운 점은 고속선에서 1/3 정도는 단선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선로 하나는 공사 중인데 열차가 겨우 4.5왕복 다니니 문제는 없는 듯 하다.

 

 

   종착역인 에스키셰히르(Eskişehir)를 앞두고 다시 기존선으로 진입한다. 열차가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행하는 구간이 많아서 10분이나 지연되었다. 다른 열차에 비해서는 꽤 양호한 편이다. 에스키셰히르역 승강장에서 바로 이스탄불로 가는 열차와 환승이 된다. 환승하는 열차는 같은 승강장에 있어서 쉽게 갈아탈 수 있다.

 

 

   에스키셰히르역 건물은 둥글고 안에는 고속철도로 앙카라까지 1시간 28분에 연결(기존선 열차는 약 3~4시간 소요)된다고 곳곳에 나와 있다. 앞으로 선로가 모두 복선으로 보강되고 시내 구간의 철길이 정비가 되면 1시간 5분으로 단축된다고 한다.

 

 

   물론 유로템에서 본격적으로 고속철도 차량을 생산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기술이 들어간 열차가 터키를 중심으로 유럽과 카프카스(Кавказ, Caucasus) 지역을 누비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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