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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JR패스 2일입니다. 이번 편은 오전에 잠시 둘러본 하코다테 항구랍니다.

 

 

 

 

 

32. 2월 8일 - 개항시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하코다테항

 

   아침에 일어난 시각은 8시 30분. 피로가 좀 누적되어 있어서 늦게 일어났다. 씻고 로비로 내려갔다. 이 호텔에서는 아침에 우리의 주먹밥에 해당하는 오니기리(おにぎり), 미소 된장국, 절인 반찬류를 먹을 수 있다. 음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종류는 얼마 되지 않지만 뷔페식으로 제공되어서 원하는 만큼 접시에 옮겨와서 먹게 되어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오니기리를 종류별로 담아서 먹었다. 오니기리에는 여러 야채와 고기가 들어간 양념이 있지만 조금은 느끼하기 때문에 절인 반찬과 같이 먹으면 괜찮다. 배가 고파서인지 오니기리를 7개 먹었다. 오니기리를 일반 가게에서 사먹으면 개당 100엔 정도이므로 호텔 요금 본전은 뽑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렇다고 로비에서 먹지 않고 가져가면 곤란하다.

 

 

   짐을 챙기고 10시에 체크아웃을 하였다. 정해진 체크아웃 시간을 지켰다. 열차를 타기까지는 1시간의 여유가 있다. 이 시간 동안은 과거 하코다테 항구로 쓰였던 지역을 둘러본다. 아직도 붉은 벽돌 건물이 남아있지만 창고가 아닌 용도로 쓰이고 있다.

 

 

   역 반대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자 메이지칸[明治舘, http://www.hakodate-factory.com/meijikan ]이 나타났다. 메이지칸은 원래 하코다테 우체국으로 쓰이던 건물이다. 이 건물은 1911년에 완공되었고 당시에는 전보와 우편 업무가 서로 분리되어 있었고 50년 동안 홋카이도 현관의 우편국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세계 대전과 큰 화재를 견디어 내었고 그 후에 하코다테우편국이 중앙우편국으로 이전을 하면서 빨간 벽돌로 된 역사적인 건축물이기 때문에 보존하기로 결정되어 현재는 기념품을 팔고 초자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아침 시간이라서 건물 내의 가게들은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사람들은 많이 오가지 않았다. 가끔 관광버스가 도착하여 많은 사람들이 내리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골목 안으로 바다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우리도 같은 방향으로 따라 갔다.

 

 

   역시 붉은 벽돌로 만든 건물이 많이 있었다. 바닷가에 있다고 하여 베이 하코다테[BAYはこだて]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다. 더 안쪽에 위치한 창고들과 더불어 카네모리아카렝가창고[金森赤レンガ倉庫, http://www.hakodate-kanemori.com ]라고 부른다. 모두 붉은 색 벽돌로 만들어졌다는게 특징이고 베이 하코다테 옆으로는 배의 통행을 돕고자 운하도 파 놓았다. 물론 이곳도 현재는 창고가 아닌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으며 창고 내부는 완전히 개조하여 과거의 어두운 분위기는 사라지고 없다. 이틀 전에 구경한 코베보다도 규모도 크고 다양한 업소가 있다. 식당과 카페는 물론이고 수입잡화점에서 결혼식장까지 갖추고 있다.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에게는 관광지이지만 현지인에게는 쇼핑몰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바닷가 쪽에는 유람선 타는 곳이 있어서 하코다테야마를 비롯한 곳을 배를 타고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와타나베 쿠마시로[渡辺熊四郎]가 최초로 서양잡화점을 개점함으로써 시작된다. 1869년 옛 막부군이 항복하여 개척사가 홋카이도에 들어왔을 때 당시 24살이었던 와타나베는 나가사키[長崎]에서 이곳까지 왔다. 현재 향토자료관으로 쓰이는 서양잡화점을 비롯하여 선박물품점 등을 개점하여 하코다테 초기 수많은 사업을 벌였고 그 결과 나온 이익을 사회, 문화 사업에 투자하였고 학교, 병원, 공원이나 수도 정비 등의 공공 사업에도 사재를 털어 도와주었다. 현재 와타나베의 이러한 공적은 하코다테 히스토리 플라자에서 전시하고 있다.

 

 

   유람선 선착장을 지나서 계속 바닷가를 따라 갔다. 이곳은 만으로 된 지형 탓에 일찍부터 홋카이도에 들어오는 항구로서의 천혜의 자연요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얼마 안 가서 홋카이도에서 가장 먼저 발걸음을 디딘 곳임을 표시하는 간판과 조형물이 있었다. 소년이 작은 배를 타는 조각도 있었는데 신기한 것은 옷은 입고 있지 않은데 목도리를 하고 있었다. 이걸 보니 일본에서 흔하게 보았던 파마하는 복장을 한 부처님이 연상되었다. 우리나라는 잘 하지 않는데 일본에는 이런 방식으로 옷을 입힌다던지 다른 장식을 한 경우가 많았다.

 

 

   바닷가에 있는 하얀 건물에 “양”이라는 글자가 있었다. 여기는 일본 땅인데 한글이 있는데, 양으로만은 무언지 알 수 없었다. 호기심에 우리는 양이라는 글자가 있는 건물까지 갔다. 건물 간판에는 다방(茶房) 한국키친(韓国きっちん) 양이라고 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음식을 파는 작은 음식점 같은데 셔터가 완전히 내려가 있어서 정확한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다.


   여기까지 왔을 때 이미 시간이 10시 30분이 넘었다. 우리는 다음 열차를 타기 위해서 다시 역으로 돌아가야 했다. 하코다테야마 방면으로 가면 중화회관, 구하코다테공화당, 향토자료관, 헤리스토스 정교회[ヘリストス 正敎會] 등을 볼 수 있지만 시간 관계상 포기해야 한다. 다음에 볼 기회가 있겠지.

 

 

   역으로 돌아갈 때에는 같은 길을 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서 전차 노선을 따라서 갔다. 가는 도중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콘크리트 전신주가 있었다. 최고(最古)인데도 아직 쓰이고 있었다. 우리나라 최고 전신주는 어떻게 되었을까?

 

 

   역으로 다시 돌아왔고 개표구를 통과하여 열차를 타러 갔다. 어제 밤에 하코다테역에 도착하였을 때 있던 열차가 그대로 들어와 있었다. JR홋카이도의 키하 283系 디젤동차와 어제 탄 485系 1000번대 전동차가 있었다. 이번에 타는 열차는 키하 283系 디젤동차이다.

 

 

 

 

 

   다음으로는 '오른쪽으로 바다를 끼고 달리는 특급 슈퍼 호쿠토[スーパー北斗]'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다음 편부터 3편 정도는 열차 앞에서 찍은 전망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지겹도록 많은 눈과 이에 대응하는 직원들의 모습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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