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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5일 - 코죠산[古城山]에 올라가서 보는 칸몬해협[関門海峡]의 멋진 전망


   모지코[門司港]에 여러 번 왔지만 같은 장소를 다시 둘러볼 수는 없으니 이번에는 조금 거리가 먼 코죠산[古城山]에 올라가기로 하였다. 부산으로 가는 배는 오후 7시에 출발하므로 시간은 넉넉하게 있다. 가을이라서 날씨도 덥거나 춥지도 않아서 걸어서 다니기에 적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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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지코에는 모지코레트로[門司港レトロ, Mojiko Retro, http://www.retro-mojiko.jp ]처럼 일본이 근대화가 활발히 진행될 때에 지은 건물들이 있는 장소도 있지만 바다에서 좀 떨어진 안쪽으로는 평범한 주택가이다. 좁은 골목에는 낮은 담장에 화분을 있고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사진 1070 : 모지코[門司港] 주택가의 골목은 좁고 담장이 낮지만 화분이 놓여 있다.]

 

[사진 1071 : 우리나라의 교회와는 달리 평범한 건물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십자가가 걸려 있는 모지코크리스트교회[門司港キリスト教会, http://members2.jcom.home.ne.jp/mojikoch ].]


   모지코에는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상가인 사카에마치긴텐거리[栄町銀天街]가 있다. 평일 오전이라서 오가는 사람들은 적고 그나마도 노인들이 많지만 가게마다 활기가 넘친다. 상가에는 지붕이 있고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서 밖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상가 주변에는 주점이 있는 좁은 골목길이 있는데 오전이라서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사진 1072 :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상가인 사카에마치긴텐거리[栄町銀天街]로 들어가는 입구.]

 

[사진 1073 : 사카에마치긴텐거리에는 지붕이 설치되어 있고 조명까지 있어서 날씨와 관계없이 쇼핑을 할 수 있다.]

 

[사진 1074 : 사카에마치긴텐거리와 연결되는 좁은 골목에는 주로 주점이 있는데 오전이라서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사카에마치긴텐거리가 끝나면 지붕은 더 이상 없다. 남쪽으로 가면 다른 시장과 계속 연결되지만 나의 목적지는 아니기에 도로를 따라서 계속 걸어갔다. 모지코 최초의 현대식 건축물인 모지전기통신레트로관[門司電気通信レトロ館, 모지덴키츠신레트로칸, http://www.ntt-west.co.jp/kitaQ/moji ]이 나왔다. 모지전기통신레트로관은 1924년에 체신성(逓信省) 모지우편국(門司郵便局) 전화과(電話課)에서 사용하는 건물로 지어졌으며 현재는 모지전보전화국[門司電報電話局]과 NTT서일본 모지영업소에서 사용하고 있다. 1층 일부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20세기 초에 사용된 전화기와 교환기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 1075 : 모지코 최초의 현대식 건축물인 모지전기통신레트로관[門司電気通信レトロ館].]

 

[사진 1076 : 모지전기통신레트로관의 1층 일부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들어가는 입구가 따로 있다.]


   코죠산이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평지는 좁아진다. 토리이[鳥居]가 있고 계단을 올라가야 들어갈 수 있는 코소하치만신사[甲宗八幡神社]에 도착하였다. 코소하치만신사에서는 오진일왕[応神天皇], 진구왕후[神功皇后], 무나카타삼여신[宗像三女神]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 무나카타삼여신은 한반도로 가는 해상교통의 평안을 수호하는 대한해협의 신으로 야마토[大和] 시대부터 중요하게 여겼다. 안에서는 무언가 행사를 하고 있으며 신사를 둘러보는 동안에도 몇몇 사람들이 와서 기도를 한다. 신사에는 단노우라전투[壇ノ浦の戦い]에서 자결한 타이라노토모모리[平知盛]의 묘가 있으며 군부대 위령비, 러일전쟁 기념비, 메이지유신[明治維新] 100주년 기념비 등이 있다.

 

[사진 1077 : 코소하치만신사[甲宗八幡神社]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토리이[鳥居]가 있고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사진 1078 : 코소하치만신사의 혼덴[本展].]

 

[사진 1079 : 코소하치만신사에 있는 러일전쟁 기념비.]


   코소하치만신사에서 나오면 코죠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평화파고다(平和パゴダ, 헤이와타고다)로 가는 길이라고 이정표가 표시되어 있다. 마을에서 벗어나면 산 속으로 들어가고 나무로 만든 계단이 이어진다. 한참 계단만 있어서 조금 힘들었지만 올라가서 쉬기로 하고 힘을 내서 올라갔다.

 

[사진 1080 : 평화파고다(平和パゴダ)로 가는 이정표가 골목에 나와 있다.]

 

[사진 1081 : 산 위에는 평화파고다의 미얀마(Myanmar) 양식으로 된 불탑이 있다.]

 

[사진 1082 : 나무로 된 집이 있고 등산로가 이어진다.]

 

[사진 1083 : 숲이 우거져 있는 등산로에는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평화파고다 입구에 도착하였지만 들어갈 수 없었다. 입장권을 판매하는 매표소가 닫혀있고 보수 공사 관계로 당분간 문을 닫는다고 나와 있었다. 힘들게 올라왔는데 좀 아쉽다. 평화파고다는 일본에서 유일한 미얀마(Myanmar) 양식으로 사찰로 미얀마에서 파견된 승려 3명이 상주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불교를 일본에 소개하면서 세계평화를 기원하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하여 1958년 9월에 평화파고다가 완성되었다. 아직 미얀마는 방문하여 보지 못하였지만 근처의 타이(Thailand)나 말레이시아(Malaysia)에서 이런 불탑을 본 적이 있기에 낯설지 않다. 일본에서는 여기 이외에도 시코쿠 88개 사찰[四国八十八箇所]의 순례에서 51번째 절인 이시테지[石手寺, http://nehan.net/index-06.htm ]에서 이런 불탑을 본 적이 있다(관련 글 보기).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미얀마에서 영국군과 일본군 사이의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진 인연이 있다.

 

[사진 1084 : 동남아시아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황금색으로 되어 있고 둥글고 가운데가 뾰족한 불탑이 있는 평화파고다.]

 

[사진 1085 : 평화파고다는 보수 공사 관계로 문을 닫아서 매표소도 닫혀 있다.]


   평화파고다는 코죠산 능선에 있기에 멀리까지 볼 수 있다. 칸몬해협을 지나서 시모노세키[下関] 시내는 물론 각종 공장이 있고 항구가 있는 타노우라[田野浦]까지 보인다.

 

[사진 1086 : 나무 사이로 칸몬해협[関門海峡]을 건너서 있는 시모노세키 시가지가 보인다. 시모노세키 시내는 우뚝 솟은 카이쿄멧세시모노세키[海峡メッセ下関, http://www.kaikyomesse.jp ]가 있어서 쉽게 알 수 있다.]

 

[사진 1087 : 나무 사이로는 공장과 항구가 있는 타노우라[田野浦]도 볼 수 있다.]


   평화파고다부터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도록 포장이 된 도로가 있다. 도로를 따라서 가면 국민숙사(国民宿舍) 메카리산장(めかり山荘, http://www.kcta.or.jp/mekari )이 있다. 국민숙사는 자연환경이 좋은 장소에 설치된 지방공공단체에서 설치하여 운영하는 숙박 시설로 숙박비가 비싸지 않고 1박 2식이 제공된다.

 

[사진 1088 : 대승경전의 하나인 법화경에 나오는 불법(仏法)을 수호하는 팔대용왕신(八大竜王神)의 석상.]

 

[사진 1089 : 우뚝솟은 산에는 둥글지만 가운데에는 가늘고 뾰족한 불탑이 하늘을 향하여 찌르고 있다.]

 

[사진 1090 : 칸몬해협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국민숙사(国民宿舍) 메카리산장(めかり山荘).]


   메카리산장 앞에는 공원으로 단장하여 놓아서 의자에 앉아서 쉴 수 있었다. 주말과 연휴에는 서일본철도[西日本鉄道, http://www.nishitetsu.co.jp ]에서 운행하는 메카리절경버스(めかり絶景バス)가 이곳까지 운행한다. 모지코레트로관광선[門司港レトロ観光線, http://www.retro-line.net ]의 시오카제호[潮風号]와 연계되므로 쉽게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다.

 

[사진 1091 : 서일본철도[西日本鉄道]에서 운행하는 메카리절경버스(めかり絶景バス)가 정차하는 메카리산장 버스정류장.]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하였다. 능선을 따라서 올라가서 해발 175m에 있는 코죠산 정상에 도달하였다. 이곳에는 모지성터[門司城跡]라고 비석이 세워져 있지만 주변에는 성벽이 없고 콘크리트로 만든 참호만이 남아 있다. 모지성[門司城]은 1185년에 만들어졌고 여러 번 주인이 바뀌다가 1617년에 폐성되었다. 1892년에 해군에서 요새를 만들면서 참호가 만들어졌다. 성의 모습은 보기 힘들지만 칸몬해협과 함께 칸몬교[関門橋]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사진 1092 : 모지성터[門司城跡]라는 걸 알려주는 비석.]

 

[사진 1093 : 칸몬교[関門橋]와 함께 시모노세키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사진 1094 : 성이 있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참호가 나무 사이에 숨어 있다.]


   근처에는 성벽 같은 구조물이 있지만 자세히 보면 돌을 쌓은 게 아니다. 메이지유신 이후에 군사 기지로 사용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부근을 한 바퀴 돌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나무가 무성하고 땅에는 낙엽이 쌓여있어서 만든 당시의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 1095 : 성벽 같이 생겼지만 사실은 메이지유신 이후에 군사 기지로 사용하였던 시설물이다.]

 

[사진 1096 : 나무가 울창한 낙엽이 쌓인 길을 따라서 한바퀴 돌 수 있다.]


   도로를 따라서 코죠산을 내려갔다. 코죠산의 도로는 반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게 되어 있으며 좁아서 일방통행이다. 인도는 차도와 분리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다. 물론 걸어가면서도 타노우라는 물론 칸몬해협을 건너서 쵸후[長府]와 히노야마[火の山]를 볼 수 있다.

 

[사진 1097 : 코죠산[古城山]을 순환하는 도로는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고 인도는 난간으로 분리되어 있다.]

 

[사진 1098 : 배가 정박하고 있는 타노우라에 있는 항구.]

 

[사진 1099 : 산이 이어지고 멀리 쵸후[長府]가 보인다.]

 

[사진 1100 : 칸몬해협을 가운데에 두고 코죠산과 마주보고 있는 히노야마[火の山].]

 

[사진 1101 : 칸몬해협에 있는 유일한 다리인 칸몬교는 산요자동차도[山陽自動車道]와 큐슈자동차도[九州自動車道]를 연결하여 준다.]


   칸몬교 바로 위에 있는 메카리제2전망대[和布刈第2展望台]에 도착하였다. 도로는 거의 반바퀴 정도 도는 급곡선에 주차장과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바로 아래에 칸몬교를 지나는 수많은 차량이 보이고 칸몬해협을 두고 양쪽으로 있는 시모노세키와 모지코[門司港]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밤에는 야경도 멋지다고 한다. 메카리절경버스를 탄다면 이곳에서 전망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사진 1102 : 메카리제2전망대[和布刈第2展望台]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고 도로 안쪽으로는 단노우라전투[壇ノ浦の戦い]를 그린 벽화가 그려져 있다.]

 

[사진 1103 : 아래로 있는 칸몬교로는 자동차들이 큐슈[九州]와 혼슈[本州]를 오가고 있다.]

 

[사진 1104 : 뒤로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칸몬해협이 있는 모지코[門司港]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 1105 : 내려가는 길에는 무슨 작업을 하는지 레일을 깔아 놓았다.]


   멋진 절경이 아쉽지만 메카리제2전망대에서 출발하였다. 내려가는 길은 도로와 인도가 분리되어 있는데 길이 명확하지 않아서 약간 헤매었다. 그래도 내려가기만 하면 되니깐 금방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이용하여 코죠산을 올라가는지 코소하치만신사부터는 걸어가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다음으로는 '15일 - 칸몬해협메카리역[関門海峡めかり駅]에서 차고까지 이어지는 회송선'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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