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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중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자묘인 쿵즈먀오를 구경하고 타이중역으로 돌아갑니다.

 

 

 

 


9. 5월 24일 - 주황색 지붕의 화려한 타이중 쿵즈먀오[孔子廟]


   바오줴쓰 앞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타이충역에서 버스를 타지 못하여 이곳까지 땀을 흘리면서 걸어왔으므로 과연 버스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정류장에 서는 버스 노선은 얼마 되지 않았다. 또한 타이충역으로 가는 노선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타이충역 안내소에서는 근처로 가는 노선을 알려주었으며 버스에서는 바오줴쓰 바로 앞으로는 가지 않으므로 타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 번 이러고 나니 버스 타는 게 두렵다. 시간적 여유도 있으므로 천천히 타이충역까지 걸어가기로 하였다.

 


   바오줴쓰로 올 때에는 가이드북에 있는 지도를 활용하였다. 그렇지만 가이드북은 영어로 되어 있는데 반하여 실제 도로에는 중국어로 나와 있고 같이 나온 영어가 가이드북과 일치하지 않아서 나의 직감에 의존해야 했다. 우리나라에 맞추어서 비유를 하면 내가 사는 서울 종로의 경우 최근의 로마자 표기법에 의하면 ‘Jongno'라고 해야 하지만 아직도 과거 표현인 ‘Chongro’를 쓰는 사람도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는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한글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 보면 전혀 다른 곳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타이충역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타이충역 앞에 우뚝 서 있는 진샤수시안고중신[金沙休閒購物中心, Golden Plaza Department Store]을 향해서만 가면 된다. 22층 건물로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어서 타이충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넓은 도로에는 지나가는 자동차도 적고 자전거와 스쿠터가 무질서하게 다니고 있다. 인도가 있기는 하지만 곳곳에 막혀 있어서 나도 도로를 따라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는 타이충의 평범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진에서처럼 성당도 있고 초등학교도 있었다. 초등학교이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운동장이 포장되어 있었다. 운동장이 좁기는 하지만 무언가 멋있어 보인다.

 


   교차로를 지나가는데 한 구석에 있는 건물 옆으로 철도 차량이 있는게 포착되었다. 왜 여기 있는 것일까? 호기심이 발동하여 차량이 있는 곳으로 갔다. 겉으로 보기에는 박물관 같이 생겼는데 접대회관(接待會館)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말에서 ‘접대’라고 하면 원래 의미를 ‘손님을 맞아서 극진히 대접’하는 걸 의미하지만 실제 쓰이기로는 계약이나 합의를 위하여 상대편에게 큰 대접을 하는 걸 말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접대비로 많은 돈이 쓰이고 있어서 약간은 부정적인 뜻이 있다. 타이완에서는 비슷한 의미이지만 정식이고 공식적인 용건을 ‘접대’라고 한다.

 


   옆에 있는 차량은 이곳 접대회관 사용 신청을 하는 장소였다. 차량이 있으므로 그에 맞게 승강장[月台]이라는 표기도 있고 읽는 순서도 보통 글과는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해야 한다. 차량에는 사양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25DR’이라는 차량명이 크게 나와 있는데 타이완에서 ‘DR’은 디젤동차를 의미한다.


   더욱 놀란 건 차량 오른쪽 아래에 있는 자세한 차량의 스펙이다. 일본의 토큐샤료[東急車輛, http://www.tokyu-car.co.jp ]에서 만들어졌다. 제조년도는 중국의 연호로 표시되어 민궈[民國] 50~60년이라고 나와 있다. 민궈는 쑨원이 중화민국을 만든 1912년을 기준으로 한 연호이다. 현재 중국 대륙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고 타이완에서만 사용한다. 쑨원의 중화민국을 계승한 나라임을 강조하는 셈이다. 계산법은 민궈의 년도에다 1911을 더하면 된다. 그러므로 올해(2007년)는 민궈 96년이다. 타이완에서는 민궈를 생략하고 96년이라고 적힌 경우도 있는데 1996년이 아니다. 차량에 적힌 연호를 환산하면 1961~1971년 사이에 생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금 더 가니 주황색 지붕의 건축물들이 보인다. 타이충시[台中市] 쿵즈먀오[孔子廟]이다. 중국인들이 사는 곳에는 항상 있는 공자묘이다. 아직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한 번 둘러보기로 하고 육교를 건너서 쿵즈먀오로 들어갔다.

 


   타이충시[台中市] 쿵즈먀오[孔子廟, http://confucian.tccg.gov.tw ]는 원래 여기에 있지 않았으나 1974년에 옮겨왔다. 그러다보니 다른 쿵즈먀오와는 달리 건물이 매우 깨끗하고 새것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적어서 입장료는 받지 않으며 안에는 도서관을 비롯한 여러 문화 관련 시설들이 같이 있다.

 


   부담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평일이라 그런지 내부는 한가하였다. 견학을 온 유치원생들이 있을 뿐 관광객의 모습은 보기가 힘들었다. 다이창�[大成殿]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둘러보았다.

 


   쿵즈먀오의 구조는 가운데에 가장 핵심인 다이창�이 있고 그 둘레로 한 바퀴 돌 수 있게 길이 있었다. 다이창�과 그 뒤에 있는 총샹츠[崇聖祠]에는 공자의 위패가 모셔져 있었다. 그 외의 건물 안은 문화 시설이었다. 서쪽으로는 도서관이 있어서 더워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동쪽으로는 서예를 비롯한 각종 문화 교실이 있어서 공부를 하는 시민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마음에 들었던 건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정수기였다. 아침부터 30℃가 넘는 기온에다가 습도까지 높아서 이미 온몸이 땀으로 샤워를 한 상태였다. 우리나라 한여름 더위가 무색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시원한 물이 나오는 정수기는 정말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였다.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세수를 하니 조금 나아졌다.

 


   한 바퀴 돌고 원위치로 돌아왔다. 다이창�이 보이는 곳에는 종이 2개 있었다. 하나는 플라스틱으로 막아놓아서 종을 볼 수만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드럼 형식의 북이지만 치지 말라고 경고문이 있다. 치지도 못하는데 왜 있을까?

 


   나의 목적지는 타이충역이므로 남쪽 출구로 나가려고 하였다. 나가는 길로는 제사를 지내는 팔각형의 이쑤오[瘞所]와 화톳불을 피우는 랴오팅[燎亭]이 있었다. 똑바르게 정리된 길이 있고 하얀 볼록한 다리를 건너게 되어 있었다. 다리 아래로는 작은 연못이 있다. 먼모챠오[門墨橋]를 지나면 바로 도로가 있다.
도로도 쿵즈먀오의 일부인 듯 특이한 문이 있었다. 차들은 이들 문 사이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문에는 도실고금(道貫古今)이라고 적혀 있다. 반대쪽에는 덕모천지(德侔天地)라고 나오는데 뜻은 ‘도(道)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덕(德)이 하늘과 땅을 가지런히 한다’라는 의미이다.

 

 

   계속하여 걸어서 역으로 향하였다. 도로는 넓어지고 타이충 시내의 평범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학교는 우리나라보다 깨끗하고 더 좋아 보이지만 나머지는 건물도 많이 낡았고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보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더 높다는 점은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출발점이었던 타이충역에 도착하였다. 타이충역을 알리는 진샤수시안고중신[金沙休閒購物中心, Golden Plaza Department Store]는 이제 바로 앞에 있다. 이제는 대낮이므로 타이충역의 모습을 쉽게 담을 수 있었다. 바오줴쓰를 걸어서 갔다오는데 예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벌써 시각은 오전 11시였다. 내가 탈 열차는 11시 21분 출발이라서 약간 서둘러야 한다.

 


   역 안에는 어제와는 달리 창구 대부분은 문을 열고 표를 팔고 있었다. 중국어를 할 줄 모르니 창구에서 표를 사기는 약간 부담스러워 자동발매기를 이용하였다. 한자는 어느 정도 알고 영어도 같이 표시되므로 쉽게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아직 오늘은 아무 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팠다. 역 안에는 모스버거[摩斯漢堡, http://www.mos.com.tw ]가 있었다. 모스버거는 잘 알려져 있듯이 일본에서 만든 햄버거 체인점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지만 타이완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다. 간단히 먹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일본보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었다.

 


   세트 메뉴를 주문하였는데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달리 자리에 앉아서 계산을 하고 음식을 자리까지 가져다주었다. 가격은 125元이어서 타이완의 물가에서 수준을 보면 비싼 편이지만 간편하게 먹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에어컨이 가동되어 시원하였다. 아쉽게도 열차 시각 때문에 급하게 먹고 음료수를 들고 개찰을 받고 승강장으로 들어갔다.

 

 

 

 

 

   다음으로는 '타이완 철도 종합 안내 및 이용법'이 연재됩니다. 타이완 열차에 대해 나오기 이전에 타이완 철도에 대한 설명을 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아 쉽게 타이완 철도에 대해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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