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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과 다음 편은 칼럼으로 타이완 철도에 관한 개괄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우리나라와 정말 비슷합니다. 쓰다 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철도 이용에 관해서는 다음 편에 넣었습니다.
10. 타이완 철도 개관 및 운영 기관
1) 개관 및 역사
타이완은 우리나라의 36% 정도의 크기를 가진 섬이지만 남북으로 길고 동쪽으로는 해발 3,000m가 넘는 산맥이 있어서 인구는 대부분 해안에 밀집되어 있다. 지형의 제약을 많이 받는 철도의 특성상 타이완의 주요 노선은 섬을 한바퀴 도는 순환선이며 여기에 분기되는 지선이 있다. 수도인 타이베이[台北]와 두 번째로 큰 도시인 가오슝[高雄]에는 우리나라의 지하철의 역할을 하는 MRT(Mass Rapid Transit)가 있다. MRT는 중국어로는 제윈[捷運]이라고 한다.
철도의 시작은 우리나라보다 빠른 1891년이다. 당시 청나라의 지배를 받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항구도시인 지룽[基隆]과 북쪽의 중심도시였던 타이베이 간의 28.6km가 최초의 노선이다. 계속 철도는 남쪽으로 연장되었고 청일전쟁의 결과 일제의 통치를 받게 되면서 더욱 가속화된다. 우리의 경부선격인 지룽~카오슝 간의 서부간선(西部幹線) 404.2km가 1908년에 완성된다.
한반도처럼 자원의 수탈 대상이었던 타이완에서도 종단선에 연결되는 여러 지선들이 건설되었다. 특히 열대의 기후 때문에 수목이 울창하였으므로 목재 운반을 위한 삼림철도(森林鐵道)와 사탕수수 운반을 위한 제당철도(製糖鐵道)가 만들어졌다. 현재까지도 극히 일부 노선은 남아있는데 아리산삼림철도(阿里山森林鐵路)가 대표적이다.
1945년 일본이 전쟁에서 패망하면서 타이완도 독립을 맞이하였다. 그렇지만 얼마 되지 않아 중국 본토에서 공산당에 밀린 국민당이 들어오면서 창카이셱[蔣介石]의 독재가 시작된다. 타이완에서 힘을 키워서 중국 본토를 수복하는게 염원이었던 국민당 정부는 산업 발전을 위하여 철도도 정비하게 된다. 평지가 많은 섬의 서부와는 달리 절벽과 계곡이 많아서 접근이 힘들었던 동부 지역의 철도를 건설하고 궤간을 일본의 표준궤인 1,067mm로 통일하였다. 이렇게 하여 1991년 타이완인들의 염원이었던 섬을 순환하는 환도철도(環島鐵路)가 완성되었다. 그렇지만 경제가 성장하면서 자동차가 보급되면서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단거리 삼림철도나 제당철도 노선은 수입이 줄어들어서 대부분이 폐선되고 일부만이 남아서 관광열차를 운행하는 등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타이완의 간선철도인 서부간선은 1908년 개통된 이래 1935년에 복선화가 완성되었으며 1979년에는 전철화되었다. 그렇지만 타이완의 지형상 평야 지대인 서부간선에 주요 도시가 모여 있으며 경제가 발달하고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면서 우리나라의 경부선처럼 항상 혼잡하고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고 있었다. 타이완철도관리국에서는 최신형 PP동차를 도입하는 등 공급을 늘렸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서 우리나라보다는 약간 늦은 1990년 교통부에서 고속철도공정준비소(高速鐵路工程準備所)를 설립하고 공사 사업자를 모집하여 1997년 유럽연합이 중심이 된 타이완고철(台灣高鐵)로 확정되었다. 그렇지만 차량 부문에서는 일본연합이 우선교섭권을 따서 결국 건설은 유럽연합이 중심이 되고 차량은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1999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2005년에 시운전 노선이 완성된 후 2007년 1월 5일에 시험 영업을 시작하였다. 2007년 3월 2일 지하 구간이라서 공사가 가장 늦어진 타이베이~반치오[板橋] 구간이 완성되면서 정식 개통을 하였다. 우리나라의 고속철도와는 달리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으로 지어져서 우리나라의 공항철도와 같다. 즉 건설사가 일정 기간 동안 운영을 맡아서 건설비를 회수하게 된다. 그런 관계로 타이완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기존선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서부간선은 장거리 열차 중심이 아닌 단거리 통근 및 통학 수요 흡수를 위한 타이완철도제윈화[台鐵捷運化]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대도시에서는 철길을 고가화나 지하화를 하여 도심의 양분을 막고 열차는 가감속이 좋고 반복 운전이 쉬운 전동차 위주로 운행하며 신역을 만들어서 역간 거리를 줄여서 이용의 편의를 도모하고 고속철도와의 환승을 위한 역을 만들고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고속철도역 근처에 기존선이 지나지 않아서 새로운 노선을 건설하는 경우도 있다.
2) 철도 운영 기관
이렇게 하여 현재 타이완에서 철도를 운영하는 기관은 대표적으로 5개사가 있다.
[그림 C1 : 타이완의 철도 운영사의 로고.]
① 타이완철로관리국[台灣鐵路管理局, 타이완티에루구안리지, Taiwan Railway Administration]
홈페이지 :
교통부 소속 기관 중의 하나로 타이완의 기존선 1,091km를 운영하고 있다. 노선은 크게 서부간선, 동부간선(東部幹線), 난후이선[南迴線], 그리고 커윈지선[客運支線]으로 나눌 수 있다. 커윈지선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노선이 합쳐지면 타이완을 한 바퀴 도는 순환선이 된다. 커윈지선은 순환선에서 분기하며 길이가 짧다. 현재 4개 노선에서 여객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다른 기관과는 달리 열차는 속도와 내부 시설에 차이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진다. 또한 좌석의 지정 여부에 따라서 두이하오리에춰[對號列車]와 페이두이하오리에춰[非對號列車]로도 나눌 수 있다. 두이하오리에춰는 우리말로는 지정석열차이고 페이두이하오리에워는 자유석열차이다. 일본처럼 한 열차에 지정석과 자유석이 섞여 있지 않고 우리나라처럼 열차 전체가 지정석이거나 자유석이다. 물론 두이하오리에춰의 좌석이 매진되면 일부 열차를 제외하고는 입석으로 탈 수 있다.
두이하오리에춰[對號列車]의 등급은 가장 빠른 순서대로 하면 쯔창하오[自强號], 쥐광하오[莒光號], 푸싱하오[復興號]가 있다. 당연 등급이 높을수록 운임이 비싸다. 2007년부터 운행되고 있는 JR큐슈의 885系 전동차를 기반으로 한 타로코호[太魯閣號, Taroko Express]는 등급으로는 쯔창하오이며 입석승차권을 팔지 않는다.
페이두이하오리에춰[非對號列車]에는 추지엔콰이춰[區間快車], 추지엔춰[區間車], 푸콰이춰[普快車]로 나누어진다. 이들 중에서 추지엔콰이춰와 추지엔춰는 같은 운임을 받으며 단지 추지엔콰이춰가 정차역이 적다.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쾌속에 해당된다. 푸싱하오와도 운임이 같은 등급이나 좌석이 지정되며 동부간선이나 난훼이선에서 장거리 임시열차로 가끔씩 다니고 있다. 푸콰이춰는 가장 낮은 등급으로 현재 남부 지역에만 매우 드물게(화롄~타이둥~팡랴오에서 1~3왕복 수준) 운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열차 등급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새마을호 = 쯔창하오[自强號, Tze-Chiang Express]
무궁화호 = 쥐광하오[莒光號, Chu-Kuang Express]
좌석 지정 통일호 = 푸싱하오[復興號, Fu-Hsing Express]
통근열차 = 추지엔춰[區間車, Local Train]
주요역만 정차하는 통근열차는 추지엔콰이춰[區間快車, Local Express]
비둘기호 = 푸콰이춰[普快車, Ordinary Train]
다만 우리나라는 KTX 개통되면서 적자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통일호를 무궁화호로 등급만 올리고 많이 없어졌지만 타이완은 이전에 전철화가 된 구간이 많아 추지엔춰로 디젤차보다는 전동차 위주로 투입을 하였고 고속철도의 운영은 분리되어 있어서 단거리로는 추지엔춰가 자주 운행되고 있다. 가끔씩 로컬선 활성화를 위하여 철도동호회에서 나오는 CEC(Commuter Electric Car)가 실존하고 있다. 서부간선은 타이완 정부의 타이완철도제윈화[台鐵捷運化]에 따라 CEC가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그림 C2 : 타이완 철도 노선도. 기존선과 고속철도의 역 이름이 다른 경우가 있어서 고속철도의 역 이름은 노란색으로 표시하였다.]
② 타이완고속철도[台灣高速鐵路, 타이완카오수티에루, Taiwan High Speed Rail]
홈페이지 :
2007년 3월 2일에 정식 개통한 타이완의 고속철도 339.3km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과 같이 고속철도는 표준궤이고 기존선은 협궤를 사용하고 있어서 전구간이 고속철도 전용으로 건설되었다. 그러나 일본과는 달리 운영은 기존선의 타이완철로관리국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즉 기존선에서 고속철도로 환승할 때에는 개찰구를 나간 후 다시 승차권을 사고 개찰구를 들어가야 함을 의미한다.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으로 만들어져서 우리나라의 공항철도처럼 운임이 비싸며 북쪽의 타이베이역와 반챠오역을 제외하고는 도심에서 떨어진 도시의 외곽에 역이 있다. 일부 역은 기존선과 환승할 수 있지만 역의 이름이 다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현재 영업하고 있는 역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괄호에 표시된 것은 환승이 가능한 기존선인 타이완철로관리국의 역 이름이다.
타이베이台北(타이베이台北)-반차오板橋(반차오板橋)-타오위안桃園-신주新竹
(류자六家)-타이중台中(신우르新烏日)-자이嘉義-타이난台南(사룬沙崙)-쭤잉左營(신쭤잉新左營)
현재 아침 6시 30분부터 밤 12시까지 최대 40왕복이 운행하고 있다. 각역정차는 2시간이 소요되고 반차오와 타이중만 정차하는 속달형은 96분만에 타이베이와 주오잉을 연결한다. 운임은 정차역과 관계없이 동일하며 특실에 해당하는 샹우춰[商務車]는 약 60% 정도 비싸다.
타이베이에서 주오잉까지의 일반실은 1,490元(약 57,400원)이고 샹우춰는 2,440元(약 93,900원)이다. 일본에서 만든 700T型 전동차를 사용하고 있으고 개통 초기에는 모두 지정석으로 운용하였으나 2007년 11월 12일부터 모든 열차의 10~12호차를 자유석으로 지정하고 있다. 자유석은 지정석에 비하여 5% 가량 저렴하다.
③ 아리산삼림철도[阿里山森林鐵路, 아리산센린티에루, Alishan Forest Railway]
홈페이지 :
http://www.railway.gov.tw/tw/Alishan/page4.html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삼림철도로 타이완철로관리국과는 별도의 기관으로 행정원(行政院) 농업위원회(農業委員會) 임무국(林務局) 소속이었다. 2008년 6월에는 민영화가 되어서 홍뚜아리산공사[宏都阿里山公司]에서 운영을 맡았으나 2009년 8월에 태풍 모라꼿(Morakot)에 의하여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공사에서는 많은 복구비가 들어가서 다시 국유화가 되어서 자이임구관리처[嘉義林區管理處]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본선인 아리산선[阿里山線]을 중심으로 주산선[祝山線], 미엔위에선[眠月線], 수이산선[水山線]이 있다. 현재는 복구가 된 아리산선 일부와 주산선에서 여객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전노선 모두 단선 비전철화 구간이고 특수 협궤(762mm)이다. 아리산선의 경우 특급 아리산호[阿里山號]가 운행하고 있으며 전차 지정석이어서 미리 예매가 필요하지만 일출 시각에 맞추어서 운행하는 주산선의 경우에는 전차 자유석이어서 당일에만 승차권을 살 수 있다.
삼림철도의 출발지인 짜이[嘉義]에서 아리산까지 특급 아리산호의 편도 운임은 399元(약 15,400원)이었고 일출을 볼 때 이용하는 주산선 아리산~주산 간은 편도 100元(약 3,900원), 왕복 150元(약 5,800원)이었다. 뒤에 여행기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④ 타이베이제윈[台北捷運, Taipei Rapid Transit System]
홈페이지 :
수도인 타이베이와 근교 도시를 연결하는 지하철에 해당되는 교통 수단이다. 현재 5개 노선에 연장은 100.8km이고 공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고 장차 노선은 더 확충될 예정이다. 무쟈선[木柵線]만이 신교통시스템이고 나머지 노선은 지하철 방식이다. 일부 노선은 타이완철도관리국의 철길의 궤도를 바꾸어서 만들어졌으며 타이베이 동서를 연결하는 반난선[板南線] 같이 서부간선과 대부분의 노선이 겹치는 경우도 있다. 반난선의 경우는 실질적으로 서부간선이 급행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 도시처럼 타이베이제윈은 타이완철도관리국과 별도로 운영되며 상호 직통 운행은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지하철과 이용 방법이 동일하며 최근에는 유유카[悠遊卡, Easy Card]라고 하는 IC카드가 도입되었다. 운임은 최저 20元(약 800원)에서부터 최고 65元(약 2,600원)이며 거리에 비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부산에만 있는 1일 승차권도 있다. 1일 승차권은 이르퍄오[一日票, one-Day Pass]라고 하며 200元(약 7,700원)에 판매하며 사용한 후 3일 이내에 반납하면 보증금 50元을 돌려준다.
주의할 점은 타이베이제윈에서는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으며 껌을 씹어도 안 되며 음료수도 마실 수 없다. 애완동물의 경우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으면 들여보낼 수 없다. 싱가포르 다음으로 규정이 엄격하다. 적발될 경우 7,500元(약 289,000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 이외에도 공공질서 유지를 위한 엄격한 조항들이 있지만 상식에 근거하여 이용한다면 별 문제가 없다.
[그림 C3 : 타이베이제윈[台北捷運] 노선도.]
⑤ 가오슝제윈[高雄捷運, Kaohsiung Transit System]
홈페이지 :
타이완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인 가오슝과 근교 도시를 연결하는 지하철에 해당되는 교통 수단이다. 현재 2개 노선에 연장은 42.7km이고 공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고 장차 노선은 더 확충될 예정이다. 타이베이제윈과 마찬가지로 카오슝제윈은 타이완철도관리국과 별도로 운영되며 상호 직통 운행은 할 수 없다. 가오슝공항은 물론 고속철도를 탈 수 있는 줘잉역도 연결되어서 카오슝에서 매우 유용한 교통 수단이다.
우리나라 지하철과 이용 방법이 동일하며 전용 IC카드인 이카퉁[一卡通, I Pass]을 사용하면 운임이 할인된다. 운임은 최저 20元(약 800원)에서부터 최고 60元(약 2,400원)이며 거리에 비례한다. 1일 승차권은 이르퍄오라고 하며 200元(약 7,700원)에 판매하며 사용한 후 3일 이내에 반납하면 보증금 70元을 돌려준다.
[그림 C4 : 가오슝제윈[高雄捷運] 노선도.]
* 처음 작성 : 2007년 8월 23일
내용 수정 : 2013년 11월 7일
다음으로는 '타이완 철도 이용법 - 타이완철로관리국[台灣鐵路管理局]'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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