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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처음 타는 타이완 열차인 쯔장하오[自强號] EMU1200 전동차(電聯車)
일인승무ワンマン 2007. 8. 31. 03:46드디어 타이완 철도를 이용합니다. 민망한 이야기이지만 저로서는 열차를 타 본 3번째 국가(대한민국, 일본, 타이완)랍니다. 이번 추석에는 여름휴가를 합쳐서 동남아를 가기 때문에 3개국(타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을 더 늘릴 수 있겠지만 아직 많은 나라를 가 보지는 못했군요.
12. 5월 24일 - 처음 타는 타이완 열차인 쯔장하오[自强號] EMU1200 전동차(電聯車)
지하도를 건너서 승강장에 급하게 갔다. 열차는 천천히 역으로 들어왔다. 사진을 찍을 여유도 없이 일단 열차에 탔다. 중간에 시간이 있겠지. 타이완에서 처음으로 탄 열차의 등급은 기존선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쯔창하오[自强號]였다. 차량은 EMU1200 전동차였다.
No. 5 철도편(타이완철도관리국) : 타이충[台中] 11:21→짜이[嘉義] 12:35
열차번호 및 종별 : 1011 自强號, 거리 : 116.6km, 편성 : EMU1200型 9兩(9號車 EMC1204)
EMU1200은 타이완 기존선에서 쯔장하오[自强號]로 운행하는 전동차이다. 기본으로 9량 편성으로 앞과 뒤의 차량에 운전실이 있다. 2002~2003년에 타이완의 타이완춰량[台灣車輛, http://www.trsc.com.tw ]에서 기존의 EMU200 차량을 개조하였다. 원래 EMU200 차량은 33량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30량만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다. 9량 편성이므로 모두 3편성이 되었고 증결용으로 3량이 남아있다. 정기적으로 하루에 4회의 열차에 투입되고 있다. 매우 귀한 차량을 탄 셈이다. 최고속도는 개조 이전과 동일하게 120km/h이다.
열차에는 계단이 하나 있다. 일본의 재래선의 열차와 동일하다. 그러나 승강장은 더 낮아서 실제로는 계단 두 개를 오르는 셈인데 열차와 승강장과의 높이 차가 좀 있다. 그래서일까 타이완의 시각표를 보면 조금만 규모가 있는 역의 정차 시간은 2분으로 설정되어 있다.
차량 밖과 안에는 LED가 있다. 차량 안에 설치된 LED는 붉은색으로만 글자가 나오는데 반하여 밖에 있는 LED는 여러 색으로 영어와 중국어가 교대로 표시된다. 녹색으로 나오는 ‘山’은 타이충[台中]을 거치는 산선[山線]을 거쳐서 운행함을 의미한다.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으시면 9편에 있는 노선도를 보시면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탄 9호차는 운전실이 끝에 있어서 좌석은 다른 차량보다는 약간 적은 40석이 있다. 좌석의 폭은 우리나라 새마을호에 비하여 약간 좁지만 리클라이닝은 제법 된다. 또한 좌석 앞뒤 간격도 여유가 있다. 다만 이상하게도 좌석에 테이블은 없다. 안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글을 쓰기에는 불편하다.
객실 밖의 데크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제는 거의 사라진 식수를 제공하고 있었다. 시원한 물은 아니지만 더운 이곳에서 목을 축이기에는 적당하다. 차장실과 운전실이 있는데 운전실은 빨간 셀로판지를 붙여 놓았다. 우리나라의 지방 지하철처럼 눈을 유리창에 붙이면 전망을 볼 수 있다.
열차는 계속 달려서 산선과 하이선[海線]이 만나는 장화[彰化]역에 도착하였다. 다른 선로에는 추지엔춰[區間車]로 운행하는 EMC500形이 있었다. 우리나라 대우에서 만든 차량이어서 빨리 타 보고 싶었다.
열차는 계속하여 남쪽으로 내려갔다. 이 열차는 전동차이지만 생각보다 가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디젤전기기관차가 끄는 열차와 비슷하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역에서 출발할 때에는 천천히 빠져나갔다. 그렇지만 일단 속도를 내면 꽤 빨리 달렸다. 최고속도인 120km/h를 내는 듯 하였다.
차창으로 보이는 경치는 평범한 타이완의 시골 마을이었다. 정차역이 있는 곳에는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는 논과 밭이 있고 띄엄띄엄 집들이 있었다. 통과하는 역 중에는 승강장만 있는 경우도 있어서 무인역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서쪽으로는 거의 평지였지만 동쪽으로는 멀리 산들이 이어졌다. 이어서 탈 아리산삼림철도[阿里山森林鐵路]를 이용하면 이들 산에 올라갈 것이다.
짜이[嘉義]역까지의 1시간 14분은 금방 지나갔다. 열차는 2분 지연되었다. 타이충역에서는 정시에 출발하였는데 타이완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지연 운행을 자주 하는 모양이다. 서부간선에서 큰 도시답게 많은 승객들이 내리고 역의 규모도 컸다.
내가 탄 열차 이외에도 다른 열차들도 볼 수 있었다. 타이완 기존선에서 가장 낮은 등급이라는 푸콰이춰[普快車]도 있었다. 모든 노선에서 운행되는게 아니라 남부의 일부 노선에서 하루에 2~3왕복 정도 다니므로 1990년대 비둘기호처럼 타기 힘든 열차 등급이다. 전철화된 구간이라서 전기기관차가 객차를 끌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과거에 전기기관차가 끄는 비둘기호는 타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중앙선이나 태백선에서 8000대가 끌지 않았을까?
내가 탔던 열차가 빠져나간 후에는 추지엔춰[區間車]인 EMC500이 들어왔다. 스테인리스로 차제를 만들었고 푸른색이 들어가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운행하는 서울지하철 4호선 전동차를 보는 느낌이다. 역시 앞에는 우리나라 대우의 마크가 있고 자세히 보면 한국 서울(Seoul Korea)라고 적혀 있다. 또한 반대쪽에서는 우리나라 현대에서 만든 PP형태인 E1000型 전기기관차와 객차가 지나간다. 우리나라 업체인 로템(Rotem, http://www.rotem.co.kr )이 타이완차량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든 차량이 외국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분이 좋다. 일본에서는 사실 이런 경험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제 다음 일정인 아리산삼림철도를 타기 위하여 일단 집표구를 나갔다. 아직 열차 시각까지는 1시간 가까이 남았는데 무사히 탈 수 있을까?
다음으로는 '짜이역[嘉義車站]에서 아리산삼림철도[阿里山森林鐵路]의 특급 아리산호[阿里山號]와의 만남'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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