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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원 지대에 있는 호수인 르웨탄에 도착하였습니다. 르웨탄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오후를 보냅니다.

 

 

 

 


27. 5월 25일 - 서늘한 고원 지대의 담수호 르웨탄[日月潭](上)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는 르웨탄 주변의 교통편에 대한 안내 및 승차권을 판매하는 창구 앞이었다. 여기에는 르웨탄을 순환하는 버스 승차권은 물론 르웨탄을 가로지르는 유람선에 대한 안내도 있었다. 이날은 르웨탄에서 휴식을 취할 목적이었으므로 특별히 이용할 교통 수단은 없었다. 또한 옆에는 코인라커가 있었는데 이용 요금이 10元이었다. 가방은 이곳에 보관하고 가볍게 돌아다닌다.

 


   르웨탄[日月潭, Sun Moon Lake, http://www.sunmoonlake.gov.tw ]는 타이완 난토우시앤[南投縣] 위치샹[魚池鄉]에 있는 담수호이다. 면적이 7.93km2이고 둘레가 37km나 되어서 타이완에서는 가장 큰 호수이다. 호수의 수면은 해발 748m에 있고 최대수심은 37m이다. 호수의 북측은 태양의 형태를 가지고 있고 남측은 달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르웨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래 이렇게 큰 호수는 아니었지만 일제시대에 수력발전을 위하여 댐을 건설하면서 물을 가두어서 유역이 커지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다. 앞에서 춰청[車埕]역에서 본 그 댐이 르웨탄에 있는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댐은 타이완의 수력발전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르웨탄 주변은 타이완원주민인 사오족[邵族]의 주거지로 르웨탄에 있는 섬인 라루다오[拉魯島]를 신성하게 여기고 있다. 1999년에는 921대지진이라고 알려져 있는 타이완다이디즌[台灣大地震]이 발생하여 큰 피해가 발생하였고 현재까지 계속 복구 공사를 하고 있다. 그런 관계로 이 여행기에서 보여주는 일부 산책로는 새로 만들어졌고 일부 관광 인프라도 새로 단장되었다.


   르웨탄은 국가풍경구(國家風景區)로 지정되어 있는 타이완에서 유명한 관광지이다. 르웨탄은 저녁의 경치가 아름답다고 하며 르웨탄에서 보는 가을의 달이라는 슈왕탄치우웨[双潭秋月]는 타이완팔경(台灣八景)에 속한다. 호수 주변에는 곳곳에 공원과 사찰이 있으며 이곳을 기반으로 하는 원주민인 사오족[邵族]의 집단취락지인 이다사오[伊達邵]와 원주민들의 문화와 풍속을 재현하여 놓은 테마파크인 지우주웬화순[九族文化村, http://www.nine.com.tw ]이 있다.


   호수 주변은 순환도로가 있고 일부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갖추어 놓았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등산로와 연계된 곳도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배가 운행되고 있고 호수를 순환하는 버스도 운행하지만 관광객을 위한 시설인 관계로 대부분이 주간에만 운행한다.


   이렇게 르웨탄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내가 르웨탄에 온 목적은 산책 및 휴식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돈다던지 테마파크인 지우주웬화순에도 갈 수도 있지만 오늘 새벽에 주산이 일출을 보기 위하여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피로를 풀어줄 장소가 필요하였다. 아리산만큼 높지는 않지만 르웨탄은 해발 748m에 있어서 짜이에 비하여는 시원하고 주변은 한산하고 조용하다.

 


   르웨탄을 돌아다니려면 지도가 필요하다. 수이셔광커중신[水社遊客中心]에서 르웨탄 안내 팸플릿을 구하였다. 영어로 물어보았는데 일본어로 된 걸 받았다. 한글로 된 걸 달라고 하니 한글로 된 건 없다고 하였다. 그래도 타이페이에서는 한글로 된 팸플릿이 많은데 지방에서는 대부분 외국어는 영어와 일본어뿐이다. 영어로 된 걸 가져올 수도 있었지만 일본어를 선택하였다. 이유는 한자 때문인데 르웨탄도 'Sun Moon Lake'라고 의역을 하고 있어서 돌아다니기에 불편할 가능성이 높았다. 일본어는 한자는 똑같이 쓰고 있어서 글자 모양만 보면 되니.

 


   팸플릿을 들고 본격적으로 호수를 향하여 갔다. 길을 따라서 내려가면 되는데 평일이라서 한산하였다. 그래도 타이완의 관광지답게 주차장에는 관광버스가 있었다. 타이완은 가는 곳마다 패키지 관광객들이 있었다.

 


   호수가 보이는 곳에는 메이허샹우[梅荷翔舞]가 있었다. 한자로 보면 매화나무가 연달아서 춤추는 모양이라는 의미가 되는데 나무로 망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은 약간 언덕이라서 르웨탄을 조망할 수 있다. 호수가에 있는 높은 호텔과 요트가 보인다. 호수의 물빛이 초록색이고 호수에는 하얀색의 배들이 있어서 여기가 타이완이 아니라 유럽의 휴양지 같다. 호수를 건너서는 도시가 아니라 높은 산들이 있고 산에는 구름이 끼여 있어서 별천지라는 느낌이 든다.

 


   호수를 따라서 서쪽으로 갔다. 메이허샹우가 있는 언덕의 정상에는 교회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산책로 입구에도 올라가는 길이 있었는데 예수탕[耶穌堂]이라고 나와 있다. 유교의 영향이 일본보다는 강해서인지 타이완에서는 교회와 성당의 모습을 생각보다는 쉽게 볼 수 있었다.

 


   산책로는 인적은 드물고 나무 아래로 가는 길도 많았다. 벽에는 이끼가 끼여 있기도 하였다. 곳곳에 정자를 비롯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이런 곳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는 현지인들도 있었다. 물론 호수를 전망할 수 있는 구간도 많이 있다.

 


   호수에는 배만 오가는 게 아니었다. 나무로 만든 상자에 식물을 잔뜩 심어서 호수 위를 떠 다니도록 만든 장치가 있었다. 호수의 중앙보다 가장자리에 많이 있는데 무슨 목적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크기도 다양하고 텐트와 같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호수 위를 떠 있는 집도 보였다.

 


   이렇게 산책로를 가다보니 강단과 관객의 자리가 만들어져 있는 싱탄[杏壇]에 도착하였다. 싱탄은 한자의 뜻으로 보면 살구나무 강단인데 학교의 교단이라는 뜻도 있지만 공자가 학문을 강의하던 곳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공자는 중국의 정신적인 지주여서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주변은 숲이여서 여름에 야외 공연이나 강연을 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그렇지만 내가 왔을 때에는 아무도 없고 무대에는 탁자와 의자가 있다. 마침 누워서 쉴 장소를 찾고 있어서 나는 의자에 누워서 낮잠을 잤다. 지붕이 있어서 햇빛이 비치지 않고 바람도 약하게 불고 있어서 휴식을 취하기에 좋았다. 벌레들이 가끔씩 괴롭히기는 하였지만.

 


   45분 정도 낮잠을 잤다. 다시 되돌아간다. 나무로 만든 산책로를 따라서 온 길을 되돌아가게 된다. 거의 사람이 없어서 사진도 찍고 천천히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서늘한 고원 지대의 담수호 르웨탄[日月潭](下)'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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