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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노르웨이 - 터보프롭기를 타고 노르웨이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트롬쇠(Tromsø)로

 

   이번에 타는 비행기는 터보프롭기(Turbo-propeller Airliner)이다. 우리나라의 저가항공사에서도 이런 비행기를 사용하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제트기만 타 보아서 터보프롭기는 승선감이 어떨지 궁금하였다.

 

[사진 528 : 발란호닝스보그공항(Honningsvåg lufthavn, Valan, Honningsvåg Airport, Valan)에 착륙한 비데뢰에(Widerøe) 터보드롭기.]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사이에 비행기가 착륙하였다. 이곳 노르웨이 북쪽 지역에서는 비행기는 버스 같이 여러 공항을 거쳐서 목적지까지 운행한다. 몇몇 승객이 내리고 이들의 수하물을 빼내고 나서 탑승이 시작된다.

 

   트롬쇠까지 가는 비행기를 운행하는 항공사는 비데뢰에(Widerøe, http://www.wideroe.no )이다. 많은 분들이 처음 들어보았을 걸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출발하기 전에 항공권을 인터넷으로 예약하였을 때에도 신용카드사에서 문제가 있는지 전화가 왔으니. 비데뢰에는 노르웨이 북부 지방의 지역항공사이다. 철도 노선이 발달되지 않은 노르웨이 북부 지방을 연결하는 항공사이다. 이 지역에서는 고속버스와 같은 존재로 공공서비스의무(PSO, Public Service Obligation)를 다하고 있어서 노르웨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노르웨이 남부와 영국까지 노선을 확충하고 있다. 위데뢰에는 북유럽에서 가장 큰 항공사인 스칸디나비아항공(SAS, Scandinavian Airlines System, http://www.flysas.com )의 자회사이다.

 

   처음 계획을 짤 때에는 호닝스보그에서 트롬쇠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노르웨이 북부 지역은 복잡한 피오르드 지형으로 도로가 구불구불하여 바로 가는 버스는 없고 4시간 정도 가서 알타(Alta)에서 하룻밤 머물고 다음 날 다시 버스를 타고 6시간 30분을 가야 한다. 버스는 하루에 1~2회에 운행되고 요금도 비행기보다도 2배 정도 비싸고 숙박비도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너무 대중교통이 부실해 보이지만 노르웨이 북쪽 지방의 인구밀도가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인구가 적은 시골 마을에는 버스가 전혀 운행되지 않는다.

 

   비행기도 자주 운행되는 건 아니다. 하루에 2~3회 다니고 한 번에 목적지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주요 마을에 경유한다. 버스나 기차처럼 자신이 내릴 곳이 아니라면 비행기에서 나올 필요가 없다. 내가 탈 비행기도 함메르페스트(Hammerfest)를 경유하여 트롬쇠(Tromsø)까지 운행한다. 항공권을 예약할 때 함메르페스트에서 갈아타는 게 항공료가 저렴하였다. 체크인할 때에는 보딩패스(boarding pass)를 2장 발급받았다.

 

   비행기에 타니 젊은 남자 승무원이 ‘헤이(Hei), 헤이(Hei)’라고 한다. 노르웨이어 인사인데 영어의 헬로(Hello)와 비슷한 뜻인데 처음 들었을 때에는 우리말의 ‘어이’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약간 거부감이 들었다. 이웃의 스웨덴과 덴마크도 인사말이 같고 철자(Hej)만 다르다. 비행기 안에는 좌석이 40석 정도만 있다. 버스보다 더 적게 태운다. 보딩패스에도 좌석은 지정되어 있지 않다. 빈 좌석에 앉으면 된다. 당연 창측으로 앉았다. 운전실에는 기장과 부기장이 있어서 승무원은 모두 3명에 불과하다.

 

   비행기는 봄바디어 항공우주(Bombardier Aerospace, http://www.aerospace.bombardier.com )에서 제작한 대쉬(Dash) 8 기종이다. 1984년부터 생산된 소형 터보프롭기(Turbo-propeller Airliner)이다. 내가 탄 비행기는 1987년에 생산된 103 시리즈(series)이다. 우리나라 제주에어(Jeju Air, http://www.jejuair.net )에서는 1999년 이후에 생산된 402Q 시리즈를 운용하고 있다.

 

   비행기는 프로펠러 고정 장치를 풀어준다. 기내에서는 노르웨이어와 영어로 안내 방송을 한다. 출입문을 닫고 프로펠러가 돌기 시작한다. 대기하고 있는 비행기가 없으므로 활주로 끝으로 가서 바로 이륙한다. 제트기에 비하여 활주로에서 움직이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사진 529, 530 :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노르웨이 북극권의 경치.]

 

[동영상 531 :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노르웨이 북극권의 경치.]

 

   알려져 있듯이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 때문에 소음은 제트기보다 심하지만 승선감은 나쁘지 않다. 창밖으로는 노르웨이 북극권의 복잡한 피오르드 지형이 내려다보인다. 곳곳에 눈이 남아있고 해안선이 복잡하지만 언덕은 무척 완만하다.

 

   이륙이 완료되자 승무원은 앞치마를 입고 간식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카트를 끌고 한 번 오가니 벌써 착륙할 시간이 다 되었다. 비행기는 산 위에 있는 함메르페스트(Hammerfest, http://www.hammerfest.kommune.no )공항에 사뿐히 착륙하였다. 버스로는 한 번 갈아타고 3시간이 걸리고 후티루튼(Hurtigruten, Norwegian Coastal Express, http://www.hurtigruten.com )으로는 5시간이나 걸리는데 비행기는 20분만에 갔다.

 

   내가 예약한 일정에는 함메르페스트에서 내려서 다음 비행기를 타게 되어 있었으므로 내리려고 하였다. 그런데 승무원이 이걸 타고 트롬쇠까지 가도 된다고 한다. 다시 좌석에 앉았다.

 

   10분 정도 함메르페스트공항에 머물다가 다시 이륙하였다.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트롬쇠로 향한다. 함메르페스트에서 트롬쇠까지는 30분이 걸린다. 트롬쇠 부근의 산에도 아직 눈이 남아있다.

 

   비행기는 트롬쇠공항(Tromsø lufthavn, Tromsø Airport, http://www.avinor.no/en/airport/tromso )에 도착하였다. 트롬쇠공항은 노르웨이 북부 지방의 허브 공항이다. 공항 청사도 크고 현대적이다.

 

[사진 532 : 트롬쇠공항(Tromsø lufthavn, Tromsø Airport)에서 탑승교를 연결하지 않고 공항 한 구석에서 승객을 내려준다.] 

 

[사진 533 : 트롬쇠공항의 수하물 찾는 곳.]

 

[사진 534 : 트롬쇠공항의 비행기 도착 안내. 경유지까지 같이 표시된다.] 

 

   비행기는 공항 청사와 바로 연결되는 탑승교를 이용하지 않고 공항 구석으로 가서 계단이 연결된다. 걸어서 공항 청사로 들어간다. 조금 기다리니 수하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수하물만 나중에 오면 어떻게 되나 걱정하였는데 같이 왔다.

 

[사진 535 : 트롬쇠공항 터미널 내에는 편의점이 있고 북극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스발바르(Svalbard) 광고가 있다.]

 

[사진 536 : 깔끔한 트롬쇠공항 터미널 내부.]

 

[사진 537 : 모니터에서 공항버스 출발시각과 버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사진 538 : 트롬쇠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공항버스.] 

 

   트롬쇠공항은 트롬쇠 시내에서 3.1km 떨어져 있다. 초행길이어서 길을 잘 모르니 공항버스를 이용하였다. 겨우 15분을 가는 버스이지만 요금은 NOK50(약 10,000원)이나 한다. 시내에서는 지도를 보고 숙소인 폘헤임여름호텔(Fjellheim Sommerhotell, http://www.fjellheimsommerhotell.no )에 갔다. 호텔이라고 하지만 여러 명이 함께 자는 도미토리(dormitory)도 있다.

 

[사진 539 : 트롬쇠에서 머문 폘헤임여름호텔(Fjellheim Sommerhotell). 학생들의 방학 기간인 여름에만 호텔로 사용된다.]

 

[사진 540 : 도미토리에는 침대가 여러 개 놓여 있다.] 

 

   트롬쇠도 북극권에 있어서 백야 기간이다. 게다가 구름이 없고 날씨가 좋아서 시계는 자정이지만 밖은 여전히 대낮이다. 밝아도 피곤하니 잠이 들었다.

 

   트롬쇠(Tromsø, http://www.destinasjontromso.no )는 노르웨이 트롬스(Troms) 지역의 중심 도시로 인구는 약 65,000명이다. 노르웨이 북부에서는 가장 큰 도시로 교통의 중심이다. 도심은 노르웨이 본토에서 터널이나 다리로 연결되는 트롬쇠야(Tromsøya)라는 섬에 있다. 북위 69도 40분에 위치하고 있어서 북극권 내에 있다. 5월 18일부터 7월 26일까지 백야(midnight sun, polar day)가 계속되고 11월 21일부터 1월 21일까지는 해가 뜨지 않는 밤(polar night)이 지속된다. 이곳도 멕시코 만류(Gulf Stream)의 영향으로 겨울인 1월 평균 기온이 -1.9℃나 될 정도로 따뜻하다. 당연히 주변의 바다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으나 주변으로는 높은 산이 많아서 한여름에도 남아있는 눈을 볼 수 있다.

 

[사진 541 : 숙소에서 트롬쇠 시내로 가는 길. 해협을 건너서는 숲이 있는 산이 있고 정상 부근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다.]

 

   호닝스보그부터는 날씨가 너무 좋다. 북극권이라고 방심하면 피부가 탈 수 있어서 선크림을 바르고 시내로 나갔다. 눈이 덮인 높은 산이 보이지만 햇살은 따뜻해서 북극권에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진 542 : 북극의 바다와 스발바르의 경치를 보여주는 수족관 및 상영관이 있는 폴라리아(Polaria).]

 

[사진 543 : 폴라리아(Polaria) 전시관.]

 

[사진 544 : 수족관 안에는 북극의 바다처럼 꾸며놓았다.]

 

[사진 545 : 수족관 안에서 놀고 있는 바다표범.] 

 

   먼저 간 곳은 수족관(Aquarium)인 폴라리아(Polaria, http://www.polaria.no )이다. 이곳은 북극의 바다를 보여준다. 앞의 문장에서 언급하였듯이 트롬쇠는 위도상으로는 북극권이지만 북극이라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그런 관계로 폴라리아에서는 트롬쇠에서 비행기를 타고 더 북쪽으로 가면 도달할 수 있는 스발바르(Svalbard)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스발바르는 북위 74~81도에 있는 북극해에 떠 있는 섬으로 바다에 빙하가 떠 있고 하얀 북극곰이 어슬렁거린다. 스발바르 북쪽의 뉘올레순(Ny-Ålesund)에는 우리나라의 다산과학기지(http://www.kopri.re.kr )가 있다. 수족관의 바다표범(seal)과 스발바르를 소개하는 파노라마 영화는 볼만하다.

 

[사진 546 : 폴라리아 옆의 바닷가에는 유리로 된 구조물이 있다.]

 

[사진 547 : 유리로 된 돔 안에서 보존되어 있는 바다사자사냥선 MS폴스트예르나(Polstjerna).]

 

   폴라리아 옆에는 MS폴스티예르나(Polstjerna)이라는 바다사자사냥선이 보존되어 있다. 바다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게 모두 갖추어져 있으나 공간은 매우 좁다. 배에서만 오래 생활하려면 무척 힘들었을 걸로 생각된다.

 

 

 

 

 

   다음으로는 '노르웨이 - 북극권에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도시 트롬쇠(Tromsø)'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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