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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핀란드 - 조용한 바닷가 도시인 케미(Kemi)에서 탄 핀란드의 2층 객차


   스웨덴(Sweden)의 하파란다(Haparanda)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가니 바로 국경이고 핀란드로 넘어 왔다. 여기도 국경 사무소가 있기는 하지만 출입국 수속이 없이 그냥 넘어간다. 핀란드의 국경 도시는 토르니오(Tornio, http://www.tornio.fi )이다.

 

[사진 2901 : 토르니오(Tornio)에서 케미(Kemi)까지 타고 간 핀란드의 낡은 노선버스.] 


   버스터미널에서 국경과 가까운 하파란다와는 달리 토르니오는 도시가 조금 커서 버스터미널을 찾기가 힘들었다. 지나가는 현지인에게 물어보아서 겨우 찾았다. 잠시 후 케미(Kemi)로 가는 노선버스가 들어온다.


   스웨덴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도 흔하지 않은 낡은 버스이다. 여기서도 유레일패스를 보여주면 그냥 통과이다. 철길은 있지만 여객 열차가 다니지 않는 스웨덴의 룰레오(Luleå)에서 핀란드의 케미까지의 구간의 노선버스만 유레일패스로 무료로 탈 수 있다. 여기서 벗어나면 요금을 내야 한다.


   스웨덴과는 달리 2층 버스도 아니고 꽤 낡았다. 그래도 버스는 잘 달린다. 토르니오 시내를 벗어나서 케미를 향하여 가는데 고속도로로 가지 않고 일반 국도를 따라서 간다. 아무래도 노선버스이므로 중간에 승객들이 타고 내려야 하니.

 

[사진 2902 : 일요일 오후라서 터미널 안은 닫혀 있어서 들어갈 수 없다.] 

 

[사진 2903 : 옆에서 본 케미 버스터미널 건물.] 

 

   30분을 달려서 케미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이곳의 버스터미널은 건물 안은 닫혀 있어서 들어갈 수 없고 한산하다. 케미역과는 겨우 200m 떨어져 있는데 안내는 없지만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방향을 알려준다. 역에서 로바니에미(Rovaniemi)로 가는 열차 시각을 알아보니 2시간 뒤에 있다. 시내를 둘러보기 위하여 밖으로 나왔다.


   핀란드 북부의 보트니아만(Pohjanlahti, Gulf of Bothnia)에 있는 항구인 케미(Kemi, http://www.kemi.fi )는 종이와 펄프 공장이 있고 크롬 광산이 있는 공업 도시이다. 겨울에는 눈으로 만든 성을 만들어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내가 갔을 때에는 여름이라서 눈은 전혀 볼 수 없다. 물론 북극권과 가까운 지역이라서 여름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처럼 덥지는 않고 시원하여 늦가을이나 초봄 날씨와 비슷하다.

 

[사진 2904 : 항구에는 작은 배들이 머물고 있다.]

 

[사진 2905 : 작은 백사장에는 아무도 없다.]

 

[사진 2906 : 방파제 뒤로 이어지는 호수 같이 잔잔한 바다.]

 

[사진 2907 : 바닷가 옆에 있는 조형물에는 여러 단어가 적혀 있다.] 


   케미 역시 일요일 오후라서 시내는 무지 한산하다. 간간히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고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바닷가에 가 보았는데 만이어서 그런지 파도가 없고 호수 같이 잔잔하다. 근처에는 좁은 모래사장이 있지만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낮은 매우 길지만 햇빛이 강하지 않으니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이 없다.

 

[사진 2908 : 케미에 있는 깔끔한 아파트.] 


   공업도시여서 도시 곳곳에는 아파트가 있는데 스웨덴처럼 깨끗하다. 아파트 사이에는 공원과 빈 공간이 넉넉하게 있어서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인구 밀도가 높으면 이렇게 설계할 수 없겠지만.

 

[사진 2909 : 복지 국가인 핀란드에서도 대박의 꿈은 다르지 않다.]

 

[사진 2910 : 핀란드어로 세일은 알레(Ale)라고 한다. 영어의 세일(Sale)에서 에스(S)가 빠진다.]

 

[사진 2911 : 케미시와 자매 결연을 맺은 도시와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시내에 있는 가게에는 ‘ALE'라고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영어의 ’SALE'에서 ‘S'를 빠뜨린 줄 알았다. 그런데 가게마다 ‘S’가 빠져 있어서 단체로 없앴을 리는 없다. 핀란드어에서는 세일을 알레(Ale)라고 한다. 핀란드어(Suomi, Finnish) 역시 유럽의 다른 언어처럼 문자로는 알파벳을 사용하지만 우랄어(Uralic languages) 계통에 속해서 노르웨이어(Norwegian)나 스웨덴어(Swedish)와는 차이가 많고 영어와는 전혀 다르다. 최근 뉴스에 나온 한글을 문자로 받아들인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어(Cia-Cia language, South Butonese) 교과서를 읽을 수는 있지만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세계에서 교육 시스템이 가장 잘 되어 있어서 다른 북유럽 나라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할 수 있으며 곳곳에 영어로 병기되어 있어서 여행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핀란드에서는 스웨덴어가 공용어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스웨덴어보다는 영어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사진 2912 : 케미역(Kemin rautatieasema, Kemi Station) 건물.]

 

[사진 2913 : 케미역에 있는 기념비.]

 

[사진 2914 : 역 건물은 작지만 승강장은 긴 케미역.] 


   이렇게 케미를 간단히 둘러본 후에 케미역(Kemin rautatieasema, Kemi Station)으로 돌아왔다. 승강장은 2면 3선이고 길게 만들어져 있지만 역 건물은 작다. 안에는 대합실과 매표소가 있다. 몇몇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핀란드의 철도는 국영기업인 VR(http://www.vr.fi )에서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의 철도는 러시아 지배를 받고 있었던 1862년에 생겼기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와는 달리 궤간이 1,524mm인 광궤를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궤간 기준이 바뀌어서 1,520mm이지만 직통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하파란다(Haparanda)와 토르니오(Tornio) 사이에는 스웨덴의 표준궤가 같이 있는 4선 철길이 있고 양쪽 국경역에서 화물을 옮겨 싣기는 하지만 여객 수송은 하고 있지 않다. 핀란드 철도는 1960년대 말부터 전철화가 되기 시작하여서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25kV 50Hz 교류를 쓰고 있다. 꾸준히 전철화 구간을 늘려나가서 2004년에는 북극권에서 가까운 로바니에미(Rovaniemi)까지 전철화를 하였다. 그러다 보니 처음 타는 구간인 케미에서 로바니에미는 전철화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사진 2915 : 핀란드의 인터시티 열차에는 2층 객차가 있고 2층에 비즈니스클래스가 있다.] 


   로바니에미로 가는 열차는 인터시티(IC, Intercity)로 전기기관차가 객차 10량을 견인하고 있다. 객차 중에서는 2층 객차도 4량 연결되어 있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유레일패스는 1등석(First Class)이기에 1등석을 찾았다. 1등석이라고 되어 있지 않고 비즈니스클래스(Business Class)라고 나와 있는데 2층 객차의 2층에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아무도 없다. 종점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가?

 

[사진 2916 : 2층에 있는 비즈니스클래스(Business Class) 좌석.]

 

[사진 2917 : 좌석은 방향 전환은 되지 않지만 등받이가 뒤로 넘어간다.]

 

[사진 2918 : 비즈니스클래스 승객들을 위하여 다양한 음료수와 과자가 비치되어 있다.]

 

[사진 2919 : 핀란드어로 된 여러 종류의 신문이 비치되어 있다.]

 

[사진 2920 :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에는 라커(Locker)가 있다.] 

 

   덕분에 핀란드의 비즈니스클래스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북유럽의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좌석은 일반석과 동일하다. 2X2로 배열되어 있고 방향 전환은 되지 않지만 등받이는 뒤로 넘어가고 목받침이 있어서 매우 편하다. 우리나라 KTX에 있는 동반석처럼 4명이 마주보고 앉는 좌석도 있다. 비즈니스클래스의 차이는 핀란드어로 된 신문이 있어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고 간단한 스낵과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다. 따뜻한 음료만 있는 노르웨이와는 달리 커피와 차는 물론 생수까지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다. 아쉽게도 내가 열차에 탔을 때에는 커피만 약간 남아 있고 다 떨어졌다. 객차 한쪽에는 커다란 짐을 보관하는 공간이 있고 귀중품을 보관하는 라커(Locker)가 있다. 2층 차량이어서 선반 위는 조금 좁다.

 

[사진 2921 : 철길 주변에는 숲이 많고 낮이 길어서 어두워지지 않고 밝다.]


   전철화는 되어 있지만 철길은 단선이다. 중간에 정차하는 역에서 헬싱키(Helsinki)로 가는 야간열차와 교행한다. 야간열차는 객차는 물론 화차도 연결되어 있다. 위도가 높아서 아주 천천히 어두워진다.

 

[사진 2922 : 종착역인 로바니에미역(Rovaniemen rautatieasema, Rovaniemi Station)에 도착한 인터시티(Intercity) 열차. 오후 11시가 되었지만 여전히 밝다.]

 

[사진 2923 : 호텔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호스텔 루돌프(Hostel Rudolf).]

 

[사진 2924 : 호스텔 루돌프의 체크인은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인 호텔 산타클라우스(Hotel Santa Claus)에서 한다.] 


   오후 11시가 다 되어서 종착역인 로바니에미역(Rovaniemen rautatieasema, Rovaniemi Station)에 도착하였다. 아직도 밝지만 시간 상으로는 늦은 밤이니 예약한 숙소인 호스텔 루돌프(Hostel Rudolf, http://www.rudolf.fi )에 가서 쉬었다. 유스호스텔이지만 시설은 거의 호텔 수준이었다. 다만 호스텔에는 직원이 상주하지 않아서 호텔 산타클라우스(Hotel Santa Claus)에서 체크인을 해야 한다.

 

[사진 2925 : 로바니에미역 건물.]

 

[사진 2926 : 로바니에미역 승강장 쪽 입구. 게시판에는 열차의 조성과 시각표가 있다.] 


   다음 날 오전에 숙소에서 나와서 먼저 다시 역으로 갔다. 어제는 밤이라서 매표소가 문을 닫아서 오늘 밤에 탈 야간열차를 예약할 수 없었다. 이제는 낮이라서 역의 매표소가 문을 열었다. 핀란드 철도에는 쿠세트(Couchette)가 없으므로 침대를 예약하였다. 핀란드의 침대칸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다.

 

[사진 2927 : 핀란드철도 VR의 클래스 Sr1 전기기관차.]

 

[사진 2928 : 로바니에미역 광장의 풀밭에 보존되어 있는 증기기관차.]

 

[사진 2929 : 증기기관차에는 1949년 오르후스(Århus)에서 제작하였다는 표시가 있다.] 


   전철화가 되면서 역에서는 디젤기관차보다는 전기기관차가 많이 있다. 이 역에도 광장에는 증기기관차가 보존되어 있다. 자세히 보니 덴마크(Denmark)의 오르후스(Århus)에서 1949년에 제작하였다.

 

[사진 2930 : 로바니에미역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버스터미널.] 


   역에서 가까운 위치에는 버스터미널이 있다. 핀란드 북부에는 철도망이 잘 되어 있지 않고 열차가 자주 다니지 않아서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한다.

 

 

 

 


   다음으로는 '핀란드 - 핀란드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로바니에미(Rovaniemi)를 둘러보고 수도 헬싱키(Helsinki)로'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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