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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폭설이 오고 이 날 마지막 일정인 하코다테까지 가는 건 무사히 가능할까요?
56. 2월 10일 - 자연의 위력 앞에 꼼짝을 못하는 홋카이도의 열차들
우리가 처음에 계획을 할 때에는 삿포로역에서 오후 6시 12분에 출발하는 특급 호쿠토[北斗] 20호를 타려고 하였지만 갑자기 폭설이 내리고 있어서 앞에 있는 오후 4시 52분에 출발하는 특급 슈퍼호쿠토[スーパー北斗] 18호를 타게 되었다. 일본에 입국하여 JR패스를 교환하면서부터 이들 열차의 지정석을 얻을려고 하였지만 눈 축제 기간이어서 그런지 이미 매진되었다. 일본의 특급 열차는 그래도 지정석이 없으면 자유석이라는 게 있다. 그렇지만 이 열차는 이미 자유석을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특급이 아닌 보통 열차를 타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확실히 앉아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리가 이동하려는 구간은 미나미치토세[南千歳]역 이후로는 열차가 가끔 운행되므로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조금 고생하더라도 서서 가는게 낫다.
줄이 길어서 이미 자유석 차량에 앉기도 힘들 듯 하였다. 그냥 우리는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렸다. 삿포로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들도 모두 폭설 때문에 곳곳에 눈으로 덮여 있었고 조금씩 지연 운행이 되고 있었다. 이미 입선해야 할 시각이 되었지만 키하 281系 차량은 들어오지 않았다. 안내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승강장으로 키하 281系 8兩 편성 차량이 들어왔다.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타기 시작하였다. 보통 7량 편성이지만 1량이 더 늘어났다. 그렇지만 자유석은 2량 그대로이다. 순식간에 출입구까지 승객으로 가득차 버렸다. 우리는 열차로 겨우 들어가서 벽에 기대서 서 있었다. 움직일 공간은 아예 없었다. 그래도 이 열차는 토마코마이[苫小牧]역부터는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하므로 늦더라도 히가시무로란[東室蘭]까지는 앉을 자리가 생길 것이다.
열차는 출발하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열차 승차가 시작되었다.
No. 54 철도편 : 삿포로[札幌] 16:52→하코다테[函館] 20:14 (22분 지연)
열차번호 및 종별 : 5018D 特急 スーパー北斗 18号, 거리 : 318.7km, 편성 : 키하 281系 8兩(8号車 キハ 281-902)
내가 탄 곳은 8호차 가장 뒤의 출입구 옆이다. 운전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어서 열차가 역에 정차하여 출발할 때 부저가 울리는 게 들린다. 내리는 사람은 아예 없고 좀 공간이 있으면 열차 뒷부분의 경치라도 보고 싶지만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가만히 서 있으니 은근히 힘이 많이 들었다. 가방은 아예 바닥에 놓아두고 서서 갔다. 자리가 생겨야 하는데.
예상대로 토마코마이역부터 정차하는 역마다 조금씩 승객들이 내렸다. 우리나라 열차와는 달리 출입문이 열차와 밀착되어 있어서 찬바람이 많이 들어오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 따뜻한 객실로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 히가시무로란역에서 내리는 승객이 가장 많았다. 우리는 드디어 앉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남은 승객들이 더 많아서 자유석에도 빈 자리는 많지 않았다. 서서 가는 바람에 중간에 침대특급 카시오페아(カシオペア)를 앞질러 가는 장면도 보지 못하였고 앉아 있는 남은 시간도 기운 회복을 위하여 쉬었다.
22분 지연되어 하코다테역에 도착하였다. 눈이 심하게 오면 열차가 움직이지도 못한다던데 그나마 삿포로에만 폭설이 집중되어 다행이었다. 뒤에 오는 열차는 30분 지연이 되고 있어서 영향이 더 큰 모양이었다. 3일 전에 묵었던 호텔에 다시 갔다. 텔레비전에서도 삿포로의 오늘 오후 폭설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내일은 아침 7시 열차를 타야 한다. 다른 날보다는 일찍 잠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JR홋카이도의 신형특급 전동차 슈퍼 하쿠쵸[スーパー白鳥]'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다음 편이 홋카이도 지역은 마지막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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