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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민감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야스쿠니신사편 연재됩니다.

 

 

 

 

 

61. 2월 11일 - 이름과는 다른 군대에 관한 신사인 야스쿠니신사[靖国神社]

 

   5분 정도 걸어갔다. 나는 조금 천천히 걸어갔는데 친구는 매우 힘들어하였다. 오늘 아침에 급하게 오니기리를 먹은 게 배 속에서 체한 모양이다. 게다가 오늘은 아직 점심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하루 만에 많은 곳을 둘러보자니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도 신기하게도 지금까지는 예상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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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스쿠니신사 남쪽 출입구를 통하여 들어갈 수 있었다. 드디어 언론에서 수없이 들었던 장소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야스쿠니신사를 이번 여행에 넣으면서 여러 고민이 있었다. 가장 먼저 국민 정서였다. 일본철도연구회에서 대화를 나눌 때에도 야스쿠니신사가 있다고 언급하자 상대쪽에서 나온 반응은 거의 매국노로 취급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작년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간에 역사적인 문제와 독도 문제로 관계가 많이 냉각되었다. 이럴 때마다 핵심적으로 떠오르는 곳이 야스쿠니신사 참배였다. 도쿄의 여러 장소 중 왜 이곳 야스쿠니신사를 넣었는가? 야스쿠니신사가 어떤 곳인지 실감을 하자는 측면이다. 언론에서 계속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하여 보도되지만 사실 이건 어느 정도 신뢰성이 낮고 실제 일본에서 야스쿠니신사가 어떤 곳인지를 체험하는 게 목적이었다.

 

   여행기를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는 자세한 내용을 보지도 않고 무조건 ‘야스쿠니신사=친일, 매국노’라고 보는 경우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을 보았을 때에도 지나친 애국심에 대한 호소는 흑백 논리를 만들어서 진실을 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바, 야스쿠니신사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잡설은 이만하고 신사를 살펴보자. 남쪽 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나무로 만든 토리이[鳥居]가 있고 배전[拜展]이 있다. 배전 앞에서는 일본 사람들이 참배를 하고 있었다. 저녁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지만 도쿄 시내에 있고 공휴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꽤 있었다. 배전 건물은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지붕 쪽에 금박을 하여 놓았다. 저녁 빛에 반사되어서 매우 화려해 보였다.

 

 

   이제 본관을 향하여 갔다. 본관 건물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본관에는 군사적인 기념물이 매우 많이 있다. 군견, 군함, 그리고 어뢰까지 이곳이 어떤 신사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본관 옆에는 유슈칸[遊就舘]이라는 박물관이 있다. 1층 로비는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비행기, 대포,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고 한쪽으로는 기념품 판매소가 있다. 2층부터는 입장료를 내면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는데 800엔으로 싼 편은 아니다. 그러나, 오후 4시까지 입장할 수 있어 우리는 들어가 볼 수 없었다.

 

그림 899, 900  유슈칸 안내 팸플릿.              

 

 

   유슈칸에는 야스쿠니진자의 보물과 일본 전몰자들을 기리는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유명한 자폭 어뢰도 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흥미있는 것은 미국이 진주만을 폭격하라고 강요하였다는 문서가 있다고 한다.

 

   야스쿠니진자에서는 많은 종류의 기념품을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하여 싼 편이었다. 기부금을 많이 받아서일까? 내용으로 보면 군사적인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군에 관한 서적과 CD 및 DVD. 일본군을 상징하는 여러 물품들이 있었다. 현재 일본 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군함이나 비행기 등의 모형도 있었다. 하나 사고 싶은 충동이 있었으나 우리나라에 가져가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구경으로 만족했다.

 

 

   유슈칸에는 C56形 증기기관차가 있다. 이 차량은 어떤 연유로 이곳에 전시되었을까? C65形 증기기관차는 1935년부터 1939년간 165량이 생산된 국철의 경량소형기관차이다. 이 기관차는 수요가 적은 지방선에서 운행을 하고자 개발되었다. 이전까지 간선에 사용하기 위하여 대형 증기기관차가 만들어졌으나 이들은 지방선의 적은 수요를 담당하기에는 너무 컸다. 그런데 이 기관차는 소형이어서 장거리로 운반하기가 쉽다는 점 때문에 군부에서 주목하여 태평양전쟁 중에 제조된 160량 중 90량이 궤간을 1m로 바꾸는 개조를 하여서 태국과 미얀마로 옮겨서 그곳의 철도에서 운용하였다. 전쟁이 격화되면서 기관차 또한 수모를 당하였다. 대부분은 전쟁 과정에서 파괴되었으나 일부 남은 기관차는 그곳에서 1980년 초반까지 운행을 하였다. 남은 기관차 중 2대(C56 31号機, C56 44号機)는 일본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31호기는 이곳 야스쿠니신사에 있고 44호기는 오오이가와철도[大井川鐵道]에서 보존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에 있는 이 기관차는 오랜 세월 동안 태국에서 겨우 목숨을 건지고 고국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유슈칸을 나와서 동쪽 출구를 향하여 나갔다. 주차장이 있는 쪽에서는 건국기념일을 맞아서 일본 우익 단체들이 집회를 하는지 시끄러웠다. 동쪽 출구가 사실 정문인데 커다란 도리이가 두 개나 있고 첫 번째 도리이 옆에는 야스쿠니신사를 한자로 크게 적어놓은 비석이 있다. 일본인들이 작은 것을 좋아한다지만 신사 하나는 확실하게 크게 만든다. 몇 일 뒤에 간 이즈모타이샤도 입구는 크게 만들어 놓았다.

 

 

   야스쿠니신사 앞에도 쿠단시타[九段下]역이 있고 도쿄메트로 토자이선[東西線], 한조몬선[半蔵門線]과 토에이신쥬쿠선[都営新宿線]을 탈 수 있지만 JR패스로는 이용이 불가능하므로 가까운 이이다바시[飯田橋]역까지 걸어간다.

 

   이이다바시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폭이 조금 좁은 도로를 따라서 가는데 다행히도 이정표가 잘 되어 있었다. 걸어서 약 10분 정도 금방 이이다바시역에 도착하였다. 이이다바시역은 이전에 한 번 와 본적이 있다. 역 앞의 건물에 도쿄국제유스호스텔[東京国際ユースホステル]이 있다. 유스호스텔은 건물의 30~31층을 사용하고 있어서 도쿄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땅이 흔들리지 않을까하는 염려도 해야 한다.

 

 

   해는 이미 지고 밤이 되었다. 밤이 되면 당연 야경을 보러 간다. 신주쿠의 도청사 전망대에 가기 위하여 다시 츄오·소부완행선[中央·総武緩行線]을 탔다.

 

 

 

 

 

   다음으로는 '신쥬쿠[新宿] 도쿄도청사[東京都庁舍] 전망대의 야경'이 연재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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