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번에는 일본에서 가장 큰 사구인 톳토리사구 편입니다. 비바람이 몰아쳐서 가장 힘들었던 곳이었답니다.

 

 

 

 

 

81. 2월 13일 - 일본 내의 작은 사막 톳토리사구[鳥取砂丘]


   톳토리에서는 톳토리사구를 구경하고자 하였다. 톳토리사구는 시내에서 약 4km 정도 떨어져 있고 언덕을 넘어가야 하므로 걸어서 가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버스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사큐선[砂丘線] 노선버스로 일반형 버스로 운행되며 당시에는 평일에는 12왕복이 운행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4왕복이 운행되었다. 요금은 360엔이다. 다른 하나는 톳토리 시내의 관광지를 묶어서 한 바퀴 순환하여 운행하고 이벤트차량을 사용하는 루프키린지시[ループ麒麟獅子]버스이다. 루프키린지시버스는 주말과 여름휴가 기간에만 운행하며 A코스와 B코스로 나누어 각각 하루에 6회 다닌다. 당시에는 A코스만이 사구를 지났지만 현재는 두 코스 모두 사구를 지난다. 요금은 200엔이고 1일 승차권은 600엔이었다. 현재는 요금이 300엔으로 인상되었다. 최신 노선버스 운행시각은 버스를 운행하는 회사 사이트에서 알아볼 수 있다. 노선버스와 루프키린지시버스의 시각표는 히노마루버스[日ノ丸バス, http://www.hinomarubus.co.jp ]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톳토리역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열차가 연착하여서 루프키린지시버스가 떠난 상태였다. 다음 버스는 40분 뒤에 있는 노선버스였다. 역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침에 호텔에서 오니기리를 먹은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많이 고팠다. 역에서 무엇인가 먹어야 했다. 톳토리 지방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게로 유명하다. 역에서는 게 덮밥인 카니메시(かにめし)가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역에서 시간을 보낼 때에는 역 도시락이 좋지 못하다. 날씨가 좋지 못하여 밖에는 비가 내려서 나갈 수는 없고 역 내에서는 먹을 장소가 없다. 할 수 없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 먹었다.

 

   버스는 역 북쪽 광장에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버스터미널은 대부분 역에 붙어있어서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철도와 시외버스를 따로 이용할 경우 미리 갈 도시의 지도를 보고 익혀놓아야 한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도시도 많이 있다. 교통수단과의 환승 체계는 아직도 일본을 따라가려면 멀었다.

 

   버스 출발 시각이 되자 우리는 역 북쪽에 위치한 버스터미널로 나갔다. 톳토리사구로 향하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버스의 세리켄[整理券]을 뽑았다. 비가 조금씩 오고 오후 시간이라서 그럴까? 버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버스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우리 둘만 태우고 출발하였다.

 


No. 83 노선버스편 : 톳토리역[鳥取駅] 15:21→톳토리사큐[鳥取砂丘] 15:40
요금 : ¥360, 운행회사 : 히노마루버스[日ノ丸バス]

 


   버스는 톳토리시내를 통과하였다. 중간에 현청 앞에서 1명이 탔지만 멀리 가지 않고 내렸다. 시내를 벗어나서는 산을 하나 넘었다. 역에서 걸어가기에는 정말 힘든 거리임이 실감이 났다. 산을 넘어가니 톳토리사구라는 현판이 보였다. 우리는 종점인 사구회관(砂丘会館)까지 타고 갔다. 360엔을 내고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 요금이 좀 비싸다. 우리 두 명이 거의 전세를 낸 셈인 걸 감안하면 그렇게 비싼 건 아닌 듯 하다.

 

   날씨가 변덕스럽게도 이곳에도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게다가 바람도 세게 불었다. 일단 비를 피하기 위하여 사구회관 안에 들어갔다. 사구회관은 기념품 판매장이 있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관광객은 거의 없었고 이따금 국도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어오곤 하였다. 날씨가 좋지 않아 어느 정도 비가 적게 오면 사구로 가기 위하여 기다렸다.

 

   그렇지만 날씨는 변화가 없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사구를 구경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비가 오고 바람은 많이 불어도 한 번 가 보기로 하였다. 우리는 우산을 쓰고 사구회관을 나와서 길을 건너 사구로 들어갔다. 사구의 입구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다. 우리나라에서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들어가듯이 길만 건너면 그냥 들어갈 수 있다.

 

   톳토리사구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톳토리사구는 동해 해안에 있는 광대한 사구로 대표적인 해안사구이다. 이곳은 산인해안국립공원의 특별보호지구로 지정되어 있으며 남북으로 2.4km, 동서로는 16km에 이른다. 츄고쿠산지[中国山地]에 있는 화강암이 풍화되어서 센다이가와[千代川]를 통하여 동해로 흘러들면서 해안에 쌓이고 이것이 바람과 조류에 의하여 이동하면서 사구가 만들어졌다. 사구는 센다이가와 동서로 펼쳐저 있으며 센다이가와 동쪽편의 경우에는 하마사카사큐[浜坂砂丘]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구 중에서 가장 높은 곳은 90m에 이른다. 사구는 톳토리 지역의 중요 관광지로 사구회관 앞에는 리프트가 운행되고 관광용 낙타와 마차가 있다. 코도모노쿠니[こどもの国]와 같은 놀이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경우 바람이 불어서 모래가 날리는 건 좋은 일이 아니므로 사구 주위로는 방풍림이 심어서 모래에 의한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날씨가 좋지 않아서 이미 낙타와 마차는 운행 중지라고 되어 있었고 리프트도 역시 멈추어 있었다. 사구 내에는 사람의 모습은 볼 수 없고 끝도 보이지 않는 모래 벌판이 있을 뿐이었다. 사구회관은 좀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서 바로 모래 언덕 내리막길이었다. 한손으로는 우산을 받치고 천천히 내려갔다. 바람이 불어서 바지는 조금씩 젖기 시작하였다. 다 내려가면 앞에 연못이 있고 바람은 많이 불지 않는다. 왜냐면 바닷가 쪽으로 또 하나의 언덕이 있어서 양쪽의 언덕에 의하여 바람이 막히기 때문이다. 연못에 있는 물은 일부 얼어있고 주변에는 눈이 남아 있어서 이곳 날씨가 따뜻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곳까지 와서는 크게 볼 게 없으므로 바다를 보기 위하여 언덕을 올라가야 했다. 내려온 건 그래도 힘이 들지 않았지만 올라가는 건 좀 힘들었다. 이건 사구가 아니라 등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날씨만 좋으면 그래도 신나게 올라가는데 한손으로 우산을 받치고 바지는 비에 조금씩 젖고 있으니 움직이는게 쉽지 않았다.

 

 

   다 올라가니 바람은 세게 불었지만 경치는 매우 좋았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푸른 동해가 있었다. 하마사카 방면에는 바닷가 쪽으로 산들이 연달아 있었고 반대 방향은 끝이 없이 모래사장이 있었다. 내려가면 바로 앞에서 바다를 볼 수 있지만 다시 돌아가기가 힘들어질 듯 하여 언덕 위에서만 주변을 살펴보았다. 다행히도 우리들이 악천후에서 이곳까지 온 것을 환영하는 의미인지 하늘의 먹구름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었다. 조금씩 내리던 비도 약해져서 우산 없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사구회관 쪽에서는 몇 명의 사람들이 내려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겨우겨우 사진을 찍고 다시 되돌아갔다. 비가 내리지 않아서 우산을 다시 가방에 넣으니 훨씬 움직이기가 쉬었다. 날씨가 차가우므로 사구회관으로 다시 들어가서 버스를 기다렸다. 사구회관에 도착하였을 때의 시각은 오후 4시 40분이었다. 날씨가 좋지 못하여 사구에서 보낸 시간이 짧아서 예상과는 달리 시간이 남았다.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아 다른 곳에 갈 수는 없고 그냥 회관 안에서 오늘 일정을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기다리는 동안 밖에 있는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계속 건물 안을 쳐다보았다. 보통 고양이는 낯선 사람을 피하는 데 이놈은 사람을 쫓아다녔다. 밖에 잠시 나갔을 때에도 야~옹하면서 계속 따라다녔다. 건물 출입문이 열렸을 때에는 건물 안으로 들어오기도 하였다. 물론 직원이 잡아서 바로 밖으로 내보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자꾸 피하였다. 사진 찍는 걸 아는 것인지. 나중에 보니 이 고양이는 일본인이 준 빵을 먹고 있었다. 춥고 배가 고파서 그런 모양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톳토리역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탄 버스는 톳토리관광협회가 후원을 한 이벤트성 버스인 루프키린지시[ループ麒麟獅子]버스이다.

 


No. 84 노선버스편 : 톳토리사큐[鳥取砂丘] 17:25→톳토리역[鳥取駅] 17:52
요금 : ¥200, 운행회사 : 히노마루버스[日ノ丸バス]

 


   올 때의 버스와는 달랐다. 길이는 짧지만 안에는 밖을 보기 좋게 옆으로 되어 있는 좌석이 있고 모니터에서는 톳토리의 여러 관광지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탄 사람들은 관광객보다는 지역 주민들이었다. 마지막에는 키린지시[麒麟獅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우리나라 사자놀이와 비슷하였다.

 

 

   톳토리역에 내려서 버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버스 운전사는 내가 사진을 찍을 때까지 출발하지 않고 기다려주었다. 일본에서는 이런 경험을 몇 번 하였다. 운전사에게 감사를 드린다. 톳토리역으로 들어갔다.

 

 

 

 

 

   다음으로는 '역은 하나, 건물은 둘인 치즈역[智頭駅]'이 연재되겠습니다.

   여행기 제목 목록 보기

 

free counters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