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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최종편입니다.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일본은 나오지 않습니다.

 

 

 

 


89. 2월 14일 - KTX를 타고 서울로 복귀


   정해진 통로를 따라서 입국 수속을 밟으러 갔다. 다행히도 15분 먼저 도착한 비틀 승객은 모두 빠져나간 상태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으니 까다롭게 굴 이유가 없으므로 금방 끝난다.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렸다. 도장을 받고 보안 검사를 받았다. 비행기와는 달리 배의 경우에는 일본에서는 검사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보안 검사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입 금지 품목이 있으면 짐에 표시가 된다.

 

 

   당연 내 가방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이 통과되었다. 입국장으로 나갔다. 당시 나는 병역대체근무 중이어서 여기서 병무 신고를 하는게 나중에 편하다. 1층 구석에 있는 병무사무소에 가서 신고를 하였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41분이었다. 배가 도착한 후 16분만에 모든 수속이 끝났다. 1층에는 카멜리아호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승객들이 많이 있었다. 떠나는 설레임을 얼굴에 안고 있는 이들이 부러웠다.

 

   터미널을 나오니 밖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여담으로 비틀이나 코비 같은 제트포일선은 한일 간 항로에서는 야간운행이 금지되어 있다. 그런 문제 때문에 마지막 배가 해가 지기 전에 항구에 도착해야 하므로 오후 2시대로 설정되어 있다. 해가 긴 여름에는 마지막 배가 1시간 가량 늦게 출항한다.

 

 

   우리가 갈 곳은 부산역이다. 내가 미리 예약한 열차 출발 시각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천천히 걸어가기로 하였다. 부산항 국제터미널에서 부산항으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경우는 큰 길로 나가야 하지만 걸어갈 경우는 골목길로 가면 된다. 부산역 서쪽으로는 경부선 열차의 유치선이 이어지고 이게 국제터미널 앞 도로에서 끝난다. 우리가 가는 골목길과 철길 사이에는 담 하나만이 있다. 어릴 때에는 철길을 가로지르는 육교에 올라가서 열차를 본 적이 있어서 이곳 길은 잘 알고 있다.

 


   골목길은 이전과 달라진게 없었지만 차들이 너무 많이 달린다. 인도가 없는 길이어서 계속해서 차를 피해서 가야해서 매우 짜증이 났다. 국제터미널을 출발한지 18분 후에 부산역에 도착하였다. 설 연휴가 지났지만 경부선 KTX는 인기가 좋아서 사람들이 많았다. 친구는 대구로 가게 되므로 바로 승차권을 현장에서 구매하였다. 나보다 먼저 출발하는 열차였다. 멀리 가지 않는데 KTX를 굳이 탈 필요는 없으니. 떠나보내고 나 혼자 남게 되었다.

 

 

   배의 연착이나 입국 수속의 지연을 염려하여 나는 여유있게 오후 7시 출발 KTX로 예매를 하였다. 아직 열차 출발까지는 55분이나 남아있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먼저 배가 고팠다. 쇼핑에 몰두하다보니 점심을 먹지 않았다. 적당한 식당이 보이지 않아서 롯데리아로 갔다. 데리버거세트를 시켜 먹었다. 주문할 때 일본어로 할 뻔하였다. ‘데리버거셋토오 구다사이’ 몸은 돌아왔는데 마음은 아직 바다를 건너지 못한 모양이다. 역시 같은 햄버거이지만 우리나라 것이 훨씬 양이 많고 맛있다.

 


   열차 출발 시각 5분전에 개표를 받고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일본은 상급열차를 타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주기 위하여 역 건물에서 가까운 승강장에서 출발하는데 우리나라는 반대로 KTX가 역 건물에서 가장 먼 승강장을 사용한다. 이전에 새마을호가 최상급 열차일 때에는 전용개표구에 역에서 가까운 1번 승강장을 사용하였는데 KTX는 반대이다. 차량 회송 문제 때문으로 알고 있는데 철도공사의 가장 큰 수입원인데 승객들을 조금 더 배려하면 안되는지?

 


No. 100 철도편 : 부산 19:00→서울 21:40
열차번호 및 종별 : 30 KTX, 거리 : 408.5km, 편성 : KTX 20兩(6号車 104206)

 


   역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열차 내의 좌석은 많이 비어있었다. 나의 좌석은 항상 역방향이다. 이유는 정방향보다 5% 싸기 때문이다. 서울까지는 2시간 40분이면 가지만 피곤한 상태여서 잘 버틸지 걱정이었다. 2004년 KTX가 개통되고 나서 몇 번 타 보았지만 불편한 좌석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가운데 박스 시트에 앉은 노인들이 술을 마시고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고 그 뒤로는 코를 골고 자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도 피로 앞에 장사가 없다고 동대구역을 지나서 고속선에 들어가자 잠이 들어서 일어나니 서울역 도착 직전이었다. 서울역에는 2분 지연 도착이었다.

 

 

   서울역에 내리니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서울은 같은 위도의 일본의 지역에 비해서는 확실히 춥다. 홋카이도처럼 눈도 많이 내리지 않지만 기온은 그와 비슷하게 낮다. 이제 지하철만 타고 가면 집이다. 열흘 동안 집을 비워 놓아서 이미 방 전체가 냉장고가 되었을텐데 오늘 밤을 어떻게 지낼지 걱정이다.

 


No. 101 수도권전철편(서울 4호선) : 지하서울역 21:52→혜화 22:03
열차번호 및 종별 : 4662 普通, 거리 : 5.8km, 편성 : 서울지하철공사 전동차 10兩 편성(10号車 4951)

 


   보통은 출구가 가장 가까운 8호차를 많이 타지만 앉아서 가기 위하여 가장 뒤의 10호차에 탔다. 나중에 사진을 찍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가운데 타면 차량의 끝 부분 사진을 찍기가 힘드니. 어두운 지하역이라서 사실 찍기는 쉽지가 않다.

 

 

   혜화역에 내려서 마지막으로 4호선 전동차의 모습을 담고 집으로 향하였다. 밤 10시 10분에 집에 도착함으로서 10일간의 여행은 끝이 났다. 집에서는 짐을 정리하고 여행의 추억을 정리하여 보관하는 일만이 기다리고 있다.

 

 

 

90. 여행 후기


   오래전부터 계획을 한 여행이어서 아무 문제없이 성공적으로 일정을 소화하였다. 특히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흐뭇하였다. 날짜도 매우 교묘하게 우리나라 설 연휴, 삿포로 눈축제, 아바시리의 유빙, 그리고 후쿠오카지하철 3호선 개통과 맞아 떨어졌다. 이 여행에서는 ‘코비 왕복+JR 패스’ 상품을 이용하였고 가격은 39,900엔이었는데 현재는 원화로 바뀌었고 일부 여행사에서만 취급하여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겨울에는 폭설로 열차가 운행하지 못하는 사태가 가끔씩 일어나지만 우리는 한 번 열차가 지연운행이 되었을 뿐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우리가 일본여행을 간 기간은 신이 준 기회로 여기고 있다.

 

   가장 힘든 건 여행기를 작성이었다. 이건 순수한 여행이었고 관광지가 많이 있어서 여러가지로 공부를 많이 해야 했다. 다행히도 소화해서 13개월만에 이렇게 끝을 낼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나는 여러가지로 정신이 없었다.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한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공부도 하고 실험을 더 추가하여 논문도 써야 했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사진 정리하고 여행기를 썼는데 다행히도 마무리지었다. 이 여행기는 원래 아래한글 파일로 되어 있고 인터넷 상에서는 복사하여 올려놓는다. 분량이 어마어마한데 글자가 249,129자가 되고 글자크기 10포인트, 줄간격 150%인데 무려 123쪽에 이른다.

 

   이 여행 이후로는 학위 준비 관계로 여행을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학위 심사가 끝나고 2006년 1월말 역시 설연휴를 이용하여 다시 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여행에서는 JR동해 구간은 통과만 하고 전혀 구경을 하지 못하였고 지금까지의 여행이 JR에 편중하고 있어서 칸사이와 주부 지방 대형사철을 타고 여행을 가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여기에 관해 연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일본 설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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