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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본역에서 나와서 봉림역으로 향하였다. 동쪽과 서쪽으로 산이 있어서 도로는 남북으로만 연결되어 있어서 길은 매우 단순하다. 물론 철길도 남북으로 이어진다. 도로는 왕복 2차선인데 지나가는 차량은 10분에 1대가 보일 정도로 정말 한산하다. 도로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한산한 도로는 흔하지 않은데. 덕분에 도로 주변에는 쓰레기는 전혀 없고 벌레들의 낙원이다. 벌레도 있지만 나비도 날아다닌다. 간간히 도로 위에는 죽은 뱀이 있어서 안전을 위하여 도로 가장자리보다는 안쪽으로 걸었다. 우리나라에서 뱀 때문에 도로 안쪽으로 걸은 건 처음이었다.

 

 

   1시간 정도 걸어서 봉림역(鳳林驛)이 있는 봉림2리에 도착했다. 현재 봉림역은 정차하는 열차가 없다. 그런 관계로 버스를 이용해서 올 수도 있다. 봉림역은 군위군에 속하기는 하지만 군위군의 군내버스 시각표는 붙어 있지 않고 영천시의 버스시각표만 붙어 있다. 하지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간단히 삼산발 시각표만 보면 된다. 봉림역에서 서쪽으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삼산리가 있기 때문이다. 군위군의 버스시각표는 군위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시각표 보기)

 

 

   봉림은 군위군이지만 영천시의 버스가 들어오는 이유는 군위군과 영천시의 경계에 있기 때문이다. 마을의 남쪽 끝에 두 지방자치단체의 경계 표시가 있다.

 

 

   봉림 역시 동서로는 산이 있고 도로와 철길은 남북으로 연결된 작은 마을이다. 경상북도에는 의외로 기와 지붕을 얹은 집들이 많다. 오래된 기와도 있지만 현대적인 기와로 바꾼 집들도 있다. 기와집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마을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 봉림역이 있다. 역 앞에는 나무를 심어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과거 열차가 정차했을 때에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기차를 기다리면서 더위를 식혔다. 지금은 의자에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봉림역 건물은 1986년에 신축되었고 대합실이 있는 부분만 2층으로 되고 있고 나머지는 단층인 전형적인 '凸' 모양이다. 정차하는 열차가 없어지면서 직원들은 모두 철수하여서 역 건물에는 철조망을 쳐 놓아서 접근할 수 없게 해 놓았다. 철조망에 붙어서 보니 대합실 안은 예전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듯 하였다.

 

 

   봉림역으로 들어가는 철길 옆의 신호기에는 무인역이라고 나와 있다.

 

 

   역 안에서 건물을 보면 '凸' 모양에 대합실 위의 혹처럼 임시 건물을 위에 붙여 놓았다. 땅이 귀한 대도시도 아닌데 저 위에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화본역처럼 옆에 붙여도 되는데.

 

 

   이제는 더 이상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단선에서 열차 교행을 하는 신호장의 역할을 하므로 봉림역 승강장은 더 이상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서 승강장은 꽃밭이 되었다. 승강장 턱 이외에는 꽃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서 들어갈 수도 없고 이정표도 꽃 사이에 있다.

 

 

   여객 열차는 많지 않지만 화물 열차가 많이 있으므로 승강장 턱 위를 걷는 건 위험하다. 현재 사용하지 않는 화물 승강장으로 갔다. 화물 승강장은 꽃을 심어놓지 않았고 풀밭이다. 주변에는 철도 유지보수에 필요한 침목을 비롯한 자재들이 있다. 승강장은 끝까지 꽃을 심어 놓았다.

 

 

   여객 열차가 지나갈 시각이 되어서 화물 승강장에서 기다렸다. 봉림역으로 진입하는 선로는 곡선이라서 열차는 천천히 통과한다.

 

 

   경전선 북천역의 코스모스처럼 축제를 하지도 않고 봉림역은 정차하는 열차가 없어서 이용하는 승객은 없다. 통과하는 경우에는 창문의 높이가 있으니 승강장의 꽃을 보기 어렵다. 승강장에 꽃을 심기 위하여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을텐데 무언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크게 없어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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