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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선 복선전철화가 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역에는 창원중앙역과 진영역만 있는 게 아니다. 진례역도 있지만 KTX가 정차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인지 외면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진례역으로 가는 교통편부터 찾을 수 없었다. 김해시 홈페이지(http://gimhae.go.kr )에서도 진례역의 존재 여부도 알 수 없었다. 다행히도 진영역에서 3.9km 떨어져 있어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이다. 하지만 한파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걸어가는 건 좀 무리라고 판단되어서 갈 수 있는데까지는 시내버스를 타기로 하였다.
진영역에서 1.3km 걸어서 신용삼거리 버스정류장로 향하였다. 여기서 진례로 가는 김해시내버스 44번(노선 및 시각표 보기)을 탔다. 잘못 타는 걸 막기 위해서인지 기사가 어디로 가는지 물어본다. 일단 진례로 간다고 하고 혹시 진례역 개통에 맞추어서 노선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어서 진례역에 가는지 물어보았다. 기사는 진영역이 아니냐고 되묻는다. 진례역이 새로 생겼다고 하니 처음 들어보았다면서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진례역이 관심 밖이라는 건 알고 왔지만 상황이 생각보다는 훨씬 심각하였다.
진례역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분기되는 등리삼거리 앞인 죽곡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등리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진례역으로 향하는 도로이다. 이정표에는 진례역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아서 잘못 온게 아닌가 생각하여 준비한 지도를 꺼내서 보았는데 맞다.
이정표에는 진례역이 나와 있지 않지만 도로는 진례역 개통을 앞두고 왕복 4차선으로 확장하였고 인도에 자전거도로까지 만들어 놓았다. 화포천을 건너는 다리인 당죽교에서는 복선전철화가 된 경전선 고가 철도를 볼 수 있다. 마산역에서 보았던 해랑(http://www.railcruise.co.kr )이 지나가고 있었다.
도로는 경전선 철길 고가 아래를 지나는데 여기서는 화물적하장으로 가는 길이 나누어진다. 진례역 서쪽으로는 앞으로 화물 취급을 고려하여 노반이 만들어져 있다. 아직은 화물적하장으로 가는 도로는 완공되지 않았고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었다. 여기서에는 이정표에 진례정거장이라고 적어 놓았다. 우리나라에서 기차가 서는 역을 정거장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해랑이 지나간 몇 분 뒤에는 컨테이너 화물 열차가 지나간다. 진영역에서도 그랬지만 화물 열차가 꽤 많이 지나간다. 부산신항선의 개통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덕분에 이제 경전선은 한산한 시골 노선이 아니라 적어도 복선전철화가 된 구간에서는 열차가 자주 오가는 바쁜 간선이 되었다.
진례역에는 주차장은 물론 버스정류장과 택시 타는 곳을 갖추고 있다. 주차장에는 자가용이 몇 대 있지만 택시 타는 곳에는 진영역과는 달리 택시가 한 대도 볼 수 없다. 버스정류장에는 트럭이 주차하고 있다. 당시에는 버스정류장에는 아무런 안내가 없었는데 알아보니 김해시내버스 진례공영 1번이 유일하게 운행하고 있다(노선 및 시각표 보기).
여기에 있는 도로 이정표에는 진례역 광장이라고 나와 있다. 진례정거장이라고 했다가 이번에는 진례역 광장이라고 하고 전혀 일관성이 없다.
공장이나 마을은 산 아래에 있어서 진례역 주변은 모두 논이고 겨울이라서 비어있는 땅이다. 그렇지만 진례역 건물은 진영역보다도 더 멋지게 지어 놓았다. 요즈음에 새로 짓는 역 건물과 마찬가지로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다.
이런 외진 장소에 누가 찾아온다고 건물 앞에는 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또한 안내도까지 설치하여 놓았다. 역 안내도보다는 주변 지도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도시철도나 광역전철의 역에는 주변 지도는 물론 최근에는 위성 사진까지 보여주는데 일반 철도역은 왜 없는지 항상 의문이다. 진례역에서 내린 승객들이 역에서 나오면 도대체 여기가 어디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지만 그나마 지도라도 있으면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진례역 대합실로 들어가 보았다. 대합실의 넓이는 진영역과 동일하지만 천장은 훨씬 높다. 재미있는 건 출구가 하나 더 있는데 남자화장실로 나가는 길에 있다. 진례역 버스정류장이나 주차장으로 가려면 이쪽으로 나가면 훨씬 가깝다.
매표소는 창구는 2개이지만 하나만 사용하고 있다. 따로 냉난방이 되는 고객대기실이 있다. 역 안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고객대기실은 매우 뜨거웠다. 왜 그런가 보니 온도를 27℃로 설정하여 놓았다. 아무리 내 돈이 아니라지만 이런 한겨울에 실내 온도를 이렇게 높게 맞추어 놓는 건 있을 수 없다. 내가 머무는 동안은 20℃로 낮추어 놓았고 나갈 때에는 냉난방기를 껐다. 고객대기실에는 의자와 회전식으로 되어 있는 시각표만이 있다.
진례역에는 무궁화호 일부 열차만이 정차한다. 대구~마산 간 무궁화호가 더 많이 정차하고 있으며 상행은 오전에 하행은 오후에 집중적으로 정차하고 있다. 진례 주민들이 외지에 나가서 돌아오기에 좋다.
개통 첫날이건만 진례역은 아무도 없고 직원들만 가끔씩 오가고 있다. 그나마 승강장으로 통하는 입구에 풍선을 달아놓아서 오늘 개통되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미 창원중앙역에서 승차권을 구입하여 놓았기에 열차 출발 시각에 맞추어서 승강장으로 나갔다. 나 이외에는 승객이 없어서 그런지 안내방송도 없었다.
진례역의 승강장은 2면 4선이다. 주변보다 높게 선로가 있어서 승강장에는 찬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매우 추웠다. 승강장에는 LED 안내는 없지만 승강장은 전체적으로 새로 문을 연 다른 역과 동일하였다. KTX가 정차하지 않기에 호차 표시에는 그냥 번호만 나와 있다.
이정표 역시 승강장 지붕에 붙어 있다. 진례역은 부산신항선이 분기되지만 이정표에서는 경전선만 나와 있다. 부산신항선에는 여객 열차는 운행하지 않으니. 부산신항선에서는 장유역이 다음 역이다.
진례역에는 부산신항선의 분기역이므로 0km 표시가 있다. 승강장이 없는 선로가 더 있고 아직 노반만 있고 비어있는 공간이 있다. 여기에는 화물 승강장이 설치될 예정이다.
진례역 남쪽으로는 부산신항선이 경전선에서 분기되고 경전선 철길은 남해고속도로를 따라서 고가로 가다가 서쪽으로 급곡선이 있다. 그런 관계로 승강장에서도 열차가 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람이 강해서 좀 추워서 그렇지 전망은 정말 좋다.
내가 탈 무궁화호 1952열차는 5분 늦게 진례역에 도착하였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대피선으로 들어왔다. 시각표를 보니 KTX 열차가 뒤에 있었다. 열차가 지연되면서 KTX 열차를 진례역에서 먼저 보내기 위함이다. 이전에는 단선이라서 역에서 교행만 하였지만 복선전철화가 되면서 느린 열차를 빠른 열차가 앞질러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경부선이나 호남선에서는 흔하지만 경전선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진례역은 건설 당시에는 진영역과 KTX 정차역으로 경쟁이 되었다. 그래서 진례역은 진영역과 거의 비슷한 규모로 지어졌을 걸로 여겨진다. 진례역 근처에는 남해고속도로가 있어서 김해 시내나 장유면에서의 접근성이 진영역보다는 좋지만 진영역에서 타고 내리는 승객이 많았고 봉하 마을에서도 진영역이 더 가깝기에 진영역에 KTX 정차가 결정되었다.
그렇지만 요즈음처럼 있던 역도 승객 감소로 열차가 정차하지 않게 바뀌는 시대에 비록 마을에서 좀 떨어져 있지만 역이 새로 생기고 열차가 정차하여 탈 수 있다는 건 커다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진례역은 첫날부터 한파만큼이나 차가운 외면을 받고 있었다. 관련 지방자치단체에서 진례역 이용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여객 취급은 중지될 수도 있으며 커다란 대합실은 예산 낭비의 한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이미 전라선 복선화 구간에서는 이렇게 된 역들이 많이 있다. 다행일지는 모르겠지만 부산신항선의 분기역이고 화물 취급이 예정되어 있어서 무인역이 될 가능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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