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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년 정도 서울에서 살았지만 사실 경춘선은 많이 이용하여 보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당시에는 경의선과 경원선의 복선전철화 공사가 활발하게 하고 있었다. 또한 경춘선은 무궁화호가 많이 운행되어서 상대적으로 통근 열차만 운행하는 경의선이나 경원선보다는 운임이 훨씬 비쌌고 주말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석이어서 상대적으로 불편하였다. 무궁화호는 사실 입석으로 가기에는 불편하고 게다가 경춘선은 MT를 온 대학생들이 많아서 주변의 시선은 신경을 쓰지 않고 시끄럽게 떠드는 등 조용히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결코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경춘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의식은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 걸로 여겼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날에도 눈살을 찌푸리는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만큼 경춘선 무궁화호 폐지를 앞둔 2010년 12월 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경춘선 열차를 이용하였다고 하니 철도에 대한 관심이 적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하겠다. 코레일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기념품 판매나 관광열차 운행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승객들에게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본 블로그에서는 다행히도 경춘선 사릉역, 상천역, 백양리역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이번에 보여줄 강촌역도 3년 전인 2007년 8월 12일에 찍은 사진임을 먼저 밝혀두며 최근에 가 본 역과는 달리 사진 상태가 좀 좋지 못하다.

 

   이제는 수도권전철이 되면서 경춘선 열차는 망우역에서 출발하지만 예전에는 청량리역에서 출발했다. 2010년 8월 18일에 민지역사가 완성되면서 시설도 현대화되었으리라고 여겨지지만 청량리역은 1999년부터 2010년까지 꽤 오랜 기간을 임시 역사를 사용했다. 플랩식으로 된 열차 출발 안내가 있고 당시만 하여도 개찰구에서는 직원이 승차권을 확인하였다.

 

 

   경춘선 열차는 청량리역 5, 6번 승강장에서 출발하였다. 디젤기관차에 객차 6량이 연결되어 있었다. 좌석만 확보한다면 편안하게 앉아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이제는 롱시트인 수도권전철이니 아무래도 차창 밖을 보기에는 불편하다. 물론 새로운 노선에는 터널이 많으니 강을 따라서는 경치가 좋은 구간은 많이 줄어들었다. 좌석 문제는 2011년 말에 좌석형 고속급행열차가 도입되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될 예정이다. 물론 편하고 빠른만큼 운임은 비싸다.

 

 

   이제는 상봉역에서 급행을 타면 강촌역(江村驛)까지 겨우 54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굽이굽이 돌아서 가는 단선 철길을 달리는 당시의 무궁화호는 1시간 37분이 걸렸다.

 

   강촌역은 검봉산과 북한강 사이에 있어서 오래 전부터 산사태로 철길이 불통되는 경우가 많았던 장소에 있었다. 그런 관계로 아예 선로는 터널 안에 넣었다. 승강장이 있기에 한쪽으로 뚫려 있고 기둥이 죽 늘어서 있는 특이한 형태가 되었다.

 

 

   선로는 단선이기에 양쪽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모두 사용하였다.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터널 벽에도 낙서가 있다. 낭만도 좋고 사람들끼리 즐겁게 여행을 오는 것도 좋지만 집단 속에 들어가면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지 강촌역은 온통 낙서로 엉망이었다. 위험한 터널 벽은 물론 기둥과 이정표까지 모두 낙서로 얼룩져 있다. 어쩌면 이런 사람들의 이러한 낮은 의식이 경춘선 마지막 운행일에 행선지판 도난 사건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승차권을 영수증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자유롭게 들고 갈 수 있지만 당시에는 직원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가져갈 수 없었다.

 

 

   좁은 땅에 강촌역이 만들어졌지만 승객이 늘어나면서 2층 건물이 되었다. 2층에는 대합실과 매표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2층을 거치면서 철길을 건너서 승강장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는 구조였다. 물론 열차에서 나올 때에는 2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바로 나갈 수 있었다. 북한강을 건너서 강촌역을 보면 전체적인 구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강촌역을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나면서 강촌역과 북한강 사이에도 게단이 있고 카페가 생겼다.

 

 

   강촌역은 행정구역으로는 강원도 춘천시에 속하므로 춘천시내버스를 탈 수 있다.

 

 

   강촌역은 춘천 방면의 철길이 멋지다. 산 아래로 강을 따라서 철길이 굽이굽이 이어지고 강촌역 바로 앞에 철교가 있다. 철교 안쪽으로는 작은 하천이 마을로 이어지는데 경춘선 복선전철화로 새로 생긴 강촌역은 마을 안쪽에 있다. 강촌역에서 북한강을 바라볼 수 없게 되었지만 강촌으로의 접근성은 사실 큰 차이는 없을 걸로 보인다.

 

 

   이렇게 간단히 강촌역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무궁화호 열차도 없어지고 북한강을 따라서 이어지던 철길도 사라지게 되겠지만 그 추억만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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