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련을 하지 않고 각자 달리는 KTX-산천

   거의 1년 반만에 서울에 갔다. 오랜만에 간 부산역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서 대합실이 더 커졌다. 커다란 규모와는 달리 모든 철도 노선이 부산역에서 출발하지 않는 현실이 아직 안타깝다. 동해남부선과 경전선은 부전역에서 출발하는데 KTX와의 환승을 고려한다면 부산역까지의 연장하여 운행해야 한다.

 

   원래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KTX를 타려고 했으나 부산역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오전 10시가 약간 넘었다. 평일이고 출근 시간대를 넘겨서 좌석 예약을 당연히 하지 않았다. 자동발매기에서 승차권을 조회하여 보니 오전 10시 10분에 출발하는 KTX 602열차를 타고 동대구역에서 환승하여 갈 수 있었다. 602열차는 대전역부터는 기존선으로 달리기에 뒤의 열차로 갈아타는 게 서울역에 도착하는 시각이 더 빠르다.

 

   평일의 자유석이라서 18호차에서 나 혼자 타고 동대구역까지 갔다. 동대구역 대합실로 가니 내가 갈아탈 KTX 356열차는 마산역에서 오는 KTX 386열차와 연결하여 운행하므로 같은 시각에 같은 승강장에서 출발하게 표시된다. 앞에 연결된 열차가 KTX 356열차이고 뒤의 열차가 KTX 386열차이므로 승차 위치에 대한 안내 방송을 반복하여 하고 있었다.

 

   동대구역 승강장으로 내려가니 KTX 356열차는 미리 대기를 하고 있다. 여러 번 보기는 하지만 나는 처음 타 보는 KTX-산천이다. 그런데 연결되어 운행하지 않는다고 하고 마산역에서 온 KTX-산천은 약간 떨어저서 정차만 하고 연결 작업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KTX-산천은 8호차와 18호차가 자유석으로 운영되는데 나는 앞의 열차라서 8호차가 자유석이다. 객차에는 가운데에 문이 있어서 둘로 나누어져 있는데 뒤의 절반은 대전역까지 나 혼자만 있었다. 역방향이 없고 좌석 간의 간격이 기존의 KTX보다 넓어서 훨씬 편하였지만 250km/h 이상으로 운행할 때에는 기존의 KTX에 비해서 훨씬 심하게 흔들려서 글자를 전혀 쓸 수 없을 수준이었다.

 

   내가 탄 KTX-산천이 정시보다 늦게 서울역에 도착하였으니 연결되어서 운행해야 하는 마산역에서 오는 KTX-산천은 더 늦게 도착하였다. 동대구역에서와는 달리 도착하는 승강장이 다르게 되어 있다.

 

   어떤 이유로 KTX-산천의 중련 운행이 중지되었는지에 관해서는 역에서 전혀 안내를 하고 있지 않고 인터넷 상으로는 철도동호회에 분리 운행을 한다는 글만 있을 뿐이다. 다만 차내에서 승무원들이 하는 이야기로는 팬터그래프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빨리 해결되어서 정상적으로 중련 운행이 계속 이루어졌으면 한다. 2011년 4월 21일에 KTX-산천의 중련 운행을 없애는 내용이 반영된 시각표로 변경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욱 아쉬운 점이라면 이유야 어떻게 되든 중련 운행을 하지 않고 각자 운행하면 뒤에 가는 KTX-산천은 지연을 피할 수 없으니 사전에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철도에서는 시각표는 고객들과의 약속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