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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남역에서 조금 걸어가면 화순읍앵남리 교차로가 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화순도곡온천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면 나주로 갈 수 있다. 화순과 나주를 오가는 교통량은 많지 않기에 대부분의 차량은 왼쪽으로 가고 화순농어촌버스도 모두 왼쪽으로 간다. 결국 앵남역과 남평역(南平驛)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은 없다.
왕복 2차선 도로이지만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서 가볍게 걸어갈 수 있었다. 도로와 함께 경전선 철길이 나란히 이어진다.
조금씩 오르막이 이어지는데 가장 높이 올라간 지점에 철길 위로 있는 앵남교가 있다. 조금 더 가면 화순군과 나주시의 경계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계속 내리막이 이어진다. 경전선 철길은 언덕을 끼고 있는데 기차에게는 급경사인지 힘들게 가고 있었다. 작은 마을이 있고 노동 버스정류장이 있다. 오른쪽으로는 앵남역이라고 적혀 있지만 이쪽으로 가는 나주시내버스는 없고 여기서 회차한다. 나주시내버스 202번이 여기까지 오는데 8:20, 11:20, 18:50에 출발한다. 여기서 다음 정류장은 남평역까지는 2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되겠다.
경전선 철길에는 무인역이라고 적힌 신호기가 있고 분기되어서 남평역이 나왔다. 남평역으로 들어가는 철길은 곡선이라서 최고속도 40km/h 제한이 있다.
도로에도 남평역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는 이정표가 나오고 남평역 버스정류장이 있다. 버스정류장 왼쪽으로 남평역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녹색 철조망이 설치되었다. 2011년 10월 5일부터 여객열차가 정차하지 않게 되었고 결국은 무인역으로 바뀌어 버렸다. 다행히도 내가 방문한 날은 평일이어서 직원들이 시설 강화 공사를 하고 있어서 들어갈 수 있었다.
남평역 건물 앞에는 나무가 크게 자라고 있어서 건물을 가리고 있다. 나무 밑에는 앉아서 쉴 수 있도록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남평역 건물은 단층으로 되어 있고 입구는 지붕이 삼각형으로 되어 있어서 시골의 작은 역의 전형적인 형식이다. 1956년에 지어졌지만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남평역 대합실 입구에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는 명판 이외에도 곽재우 시인의 '사평역에서'라는 시의 배경역이라고 하는 명판도 붙어 있다.
남평역이 무인역이 되면서 대합실로 들어가는 문은 닫혀 있었다. 다행히도 돌아서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쪽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간이역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게 대합실은 깨끗하게 재단장하여 놓았다. 모서리와 벽에는 기차 사진과 시가 있다. 대합실에는 화분이 있지만 직원들이 철수하면서 시들어가고 있었다. 매표소에는 여객열차가 더 이상 정차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남평역은 현재는 화물 전용역으로 바뀐 덕산역과 마찬가지로 건물과 승강장이 약간 떨어져 있다. 덕산역에 '비밀의 화원'이 있듯이 남평역에도 정원이 꾸며져 있으며 키가 큰 나무가 자리고 있다. 좁지만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아쉽게도 직원이 철수하면서 화분에 있는 식물들은 더운 날씨에 말라서 죽어가고 있었다.
남평역 승강장에는 따로 철조망이 있어서 들어갈 수 없게 막아놓았다. 철조망에서 승강장을 볼 수 밖에 없었는데 남평역은 1면 2선의 승강장이어서 여객열차는 더 이상 정차하지 않지만 열차 교행을 위한 신호장으로서의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남평역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남평역의 넓은 공간에는 250m의 철길이 원형으로 있고 여기에서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레일바이크를 타는 곳에는 나무 밑에 평상은 물론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선로는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녹이 슬었고 일부는 무성하게 자란 코스모스에 묻혀버렸다. 가을이 되어서 코스모스 꽃이 피면 아름답겠지만 무인역이라서 지나가는 열차에서 살짝 볼 수 있을 뿐이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이라는 남평역은 그에 맞추어서 대합실을 새로 단장하고 승강장과 건물 사이에는 꽃과 나무를 가꾸었으며 레일바이크가 달릴 수 있는 철길과 함께 코스모스를 심었다. 무인역으로 바뀌면서 이렇게 해 놓은 모든 건 이제 그대로 방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남평역은 나주시내버스가 하루에 3회만 운행하는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성이 매우 나쁘기는 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 방문일 : 2012년 7월 30일
작성일 : 2012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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