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화물열차가 운행하는 화순선의 분기역인 화순역(和順驛)

   득량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방학 기간이라서 내일로를 사용하는 젊은이들로 차내는 혼잡하였으나 보성역에서 대부분 내리고 그 자리를 다른 내일로는 사용하는 젊은이들이 타면서 채웠다. 느리고 연선 인구가 적은 경전선은 현지 사람들보다는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를 연결하는 유일한 철길인 관계로 방학 때마다 내일로를 사용하는 승객들로 혼잡한 실정이다.

 

   1시간 정도 달려서 화순역(和順驛, http://cafe.daum.net/HwasunStation )에서 내렸다. 석탄을 운반하는 화물 열차가 많은 역이기는 하지만 승강장은 새로 단장하여서 깔끔하였다. 1면 2선의 승강장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고 작지만 햇빛이나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화순역의 이정표를 보면 승강장을 높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정표 아래가 승강장을 높이면서 볼 수 없어지게 되었다. 경전선의 다른 구간에서도 그렇지만 이정표에는 빠져있는 없어진 역들이 있다. 화순역과 능주역 사이에는 만수역이 없어졌으며 화순역과 남평역 사이에는 앵남역이 없어졌다.

 

   화순역은 건널목으로 승강장과 건물이 연결되어 있다. 화순역 건물은 2003년에 지어졌는데 대합실이 있는 공간은 천장이 높고 벽이 유리로 되어 있다. 승객이 많지 않기에 대합실 공간은 넓지 않고 매표소 창구가 하나 있고 화장실이 있다. 알림판에는 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 Expo 2012 Yeosu Korea, http://www.expo2012.or.kr ) 기간에 운행하였던 전라선 시각표가 붙어 있었는데 느린 경전선이기는 하지만 화순역에서는 의미가 있다. 화순에서는 순천이나 여수로 가는 버스가 운행하지 않기에 기차를 타고 가야 한다. 느린 경전선이어도 연선 지역에서는 소중한 교통 수단이다.

 

   화순역 건물 앞에는 나무 밑에 의자가 있지만 35℃가 넘는 더운 날씨에 아무도 없다. 건물 옆으로는 화물 승강장이 있고 화차를 연결한 디젤기관차가 있다.

 

   화순역 광장에는 5·18 민중항쟁사적이 있다. 광주에서 가까운 화순에서도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났었다.

 

   화순역은 경전선에서 화순선이 분기된다. 화순선은 대한석탄공사(http://www.kocoal.or.kr ) 화순탄전을 연결하는 화물선이다. 화순선은 과거에는 철도청 소속이었으나 1986년에 대한석탄공사 소속 노선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대한석탄공사는 철도 차량이 없기에 철도공사 기관차가 석탄 화차를 견인하고 있다. 과거에는 여객 수송을 한 적이 있어서 승강장 흔적도 일부 남아있다.

   화순역 동쪽으로 가면 경전선과 화순선이 분기되는 걸 볼 수 있다. 화순선은 화순역에서 직선으로 동쪽으로 뻗어가고 있다. 화물열차만 운행하여서 고속으로 달릴 필요가 없어서인지 선로에는 풀이 나 있는 상태로 유지되어 있다. 반면 경전선 철길은 오른쪽으로 곡선이 있어서 남쪽으로 향한다. 자동차보다는 느린 경전선이지만 선로에는 풀이 자라지 않고 깨끗하다.

 

   화순역 건물에서 도로까지의 길은 짧고 몇몇 가게가 있다. 화순역은 도로 교통의 발달과 읍내에서 떨어진 좋지 않은 위치로 승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역전'이 들어간 가게가 아직도 남아 있다.

 

   도로에는 역전앞 버스정류장이 있다. 광주시내버스 지원150번의 종점인데 일부 버스는 주도리까지 운행한다. 이외에는 화순농어촌버스 200번이 운행하고 있다. 광주에서의 출발시각만 나와 있어서 언제 올지 알 수가 없다. 다행히도 화순농어촌버스 200번 승차에 성공하였는데 광주에서 출발한지 67분이 걸렸다. 현지인들이야 경험으로 버스가 언제 오는지 대충 알 수 있겠지만 나처럼 처음 온 사람들은 도저히 알 수 없다.

 

   버스정류장 앞에는 광주시내버스 지원150번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까지 온 지원150번 시내버스는 잠시 대기하다가 다시 광주로 향한다. 자주 운행하는 지원150번 덕분에 화순역에서 광주로 가는 수요는 기대하기는 어렵다.

 

* 방문일 : 2012년 7월 30일
  작성일 : 2012년 8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