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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선은 남북철도 연결에서 제외된 노선이라서 아무런 변화가 없을 걸로 여겨졌으나 오래 전부터 연장을 위한 준비가 시작하였다. 1991년에 설계를 완료하여 2007년 12월말부터 본격적으로 공사를 하기 시작하여 2012년 11월 20일에 드디어 백마고지역까지 경원선이 연장 개통하게 되었다. 사실 더 연장할 수는 있지만 민간인 통제구역 내까지 철길을 연결하기에는 군에서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기에 민간인 통제구역 직전인 백마고지역까지 개통하었다. 단순히 역 하나 연장되었고 길이는 고작 5.6km에 불과하지만 60년만에 다시 철길이 들어오게 된 강원도 철원군에서는 큰 사건이다. 물론 이면에는 휴전선이라는 '전쟁을 잠시 쉰다'는 무시무시한 뜻을 가지고 있는 남북분단의 현실 때문에 휴전선 부근 지역의 개발은 쉽지 않고 여러가지 규제에 묶여 있어서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휴전선 인근 지역은 수도권에 해당되는 파주 지역을 제외하고는 고속도로가 없으며 국도도 좁아서 거리에 비하여 소요시간이 많이 걸리고 철도가 아닌 버스로 가게 되면 요금이 꽤 비싸다.
철도는 비싸지는 않지만 환승을 해서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경원선은 수도권전철의 끝인 동두천역에서 통근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장항선은 수도권전철이 신창역까지 연장되었다고 해서 용산역이 아닌 신창역에서 일반 열차가 출발하지 않고 중앙선은 수도권전철이 용문역까지 연장되었다고 해서 청량리역이 아닌 용문역에서 무궁화호나 새마을호가 출발하는 게 아니지만 북쪽으로 향하는 경의선과 경원선은 수도권전철이 연장되면서 출발역이 북쪽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그나마 다른 지역에서는 이제 전멸된 말도 안되게 저렴한 운임의 통근 열차만 운행하는 게 이를 보상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야 할까?
수도권전철을 타고 동두천역에서 내리면 바로 환승할 수 있는게 아니다. 일단 2층에 있는 대합실로 가서 개찰을 빠져나가서 통근 열차의 승차권을 구입한 후에 통근 열차를 타는 승강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동두천까지 오는 수도권전철은 평시에는 30분 간격이라서 개찰구 부근에는 휴게소를 꾸며놓고 경원선 주요 역들에 대한 안내를 해 놓았다. 그 위에는 백마고지역이 영업을 개시하였다는 현수막이 있다.
통근 열차는 수도권전철과는 달리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도 없으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예매하는 것도 불가능하기에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구입해야 한다. 동두천역 여행안내소에서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다. 모든 열차가 백마고지역으로 가는 게 아니기에 행선지와 출발 시각을 크게 창구 유리창에 붙여놓았다. 통근 열차의 기본 운임은 1,400원이기는 하지만 할인하여 승차 거리에 관계없이 단돈 1,000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저렴한 기차인 셈이다.
동두천역에는 통근 열차가 출발하는 중상홈인 승강장이 있다. 이제는 이곳과 경의선에서만 원형 그대로의 CDC를 탈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이 차량이 개조되어서 RDC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무궁화호로 운행하고 있다. 경원선 연장에 맞추어서 차량의 이정표도 새로 제작하여 넣어놓았다. 종착역에서 바꾸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하여 화살표는 양쪽으로 해 놓았다.
신탄리역까지는 워낙 많이 와 보아서 이제는 특별할 게 없다. 신탄리역에는 철도중단점이라는 표식이 있었지만 이번에 연장 공사를 하면서 신탄리역 구내에 방치되어 버렸다.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행방이 묘연하다고 한다.
과거에는 신탄리역에서 더 이상 철길이 갈 수 없어서 철도중단점으로 끊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철길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처음 기차를 타고 가니 긴장되는 순간이다.
신탄리역을 출발하면 이전 경원선 구간을 그대로 달린다. 왼쪽으로는 산 사이에 있는 분지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산을 끼고 달린다. 신탄리역에 비하여 백마고지역이 훨씬 해발고도가 높기에 오르막이 이어진다.
신탄리역은 경기도 연천군에 속하지만 백마고지역은 강원도 철원군에 속한다. 두 역 사이에는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가 있는데 철길은 강원도에 들어서면 이전 경원선이 아니고 고가로 올라가서 터널로 진입한다. 고가로 지나가면서 논과 밭 양쪽으로 있는 산을 볼 수 있다. 이전 경원선을 그대로 복원하지 않고 터널을 뚫은 건 마을을 관통하지 않기 위함이다. 마을 사이로 지나가면 소음으로 민원의 소지가 있고 이전 경원선 노반은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3개의 터널을 지나가지만 터널은 모두 단선 규격으로 되어 있었다. 물론 고가도 역시 단선 규격으로 되어 있어서 장기적으로 복선 확장에 대한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언제 통일이 될지도 알 수 없고 통일이 된다고 경원선을 타는 승객이나 화물이 폭발적으로 늘어날지는 아직 미지수이기에 어쩌면 무리일지도 모른다.
통근 열차는 속도를 줄여서 종착역인 백마고지역에 도착하였다.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열차여서 차내에는 백마고지역까지 오는 승객은 많지 않았다.
* 방문일 : 2012년 11월 17, 24일
작성일 : 2012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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