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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토히라역[琴平駅]부터는 전철화가 되어 있어서 전동차가 운행할 수 있다. 맞은 편 승강장에 갈아탈 열차가 대기하고 있고 환승 시간이 겨우 3분에 불과하여서 바로 갈아탔다. 승차한 열차는 121系 전동차였다.

 


   5분을 달려서 젠츠지역[善通寺駅]에 도착하였다. 젠츠지역은 이름 그대로 젠츠지[善通寺, http://www.zentsuji.com ]에서 가장 가까운 역이다. 사찰 이름이 들어간 역들이 그렇듯이 젠츠지역에서 젠츠지까지는 1.4km 떨어져 있어서 20분을 걸어가야 한다. 진언종젠츠지파[真言宗善通寺派]의 총본산이어서 사찰의 규모가 매우 커서 도시 이름도 젠츠지시[善通寺市]이다. 다른 종교에 배타적인 세력들의 입김이 센 우리나라의 요즈음 상황으로는 상상하기 어렵다.

 


   젠츠지역의 승강장은 2면 3선으로 되어 있으나 교행이 없을 때에는 건물 바로 앞에 있는 1번 승강장에 정차한다. 분기역도 아니고 운행 계통이 바뀌는 역도 아니지만 특급 열차까지 모두 정차한다.

 


   젠츠지역은 오후 7시 20분까지 직원이 근무한다. 승강장이나 밖과는 달리 대합실은 조명이 있어서 밝다.

 


   밤이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젠츠지역 건물은 1889년에 도산선 철도가 개통되었을 때에 지어졌다. 중간에 증축을 하고 지붕을 약간 개보수를 하였지만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 건물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JR 마크와 역명을 네온사인으로 빛이 나서 얼핏 보아서는 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음 열차를 타기 위하여 승강장으로 가니 선로에 113系 전동차가 정차하고 있었다. 도색을 보고 순간 귀신이 나온 것처럼 놀랬다. 주변이 어두운데 도색에 아기의 몸과 얼굴이 있어서였다. 이 차량은 원래 노란색이었는데 2013년에 열린 제2회 세토우치국제예술제[瀬戸内国際芸術祭, http://setouchi-artfest.jp ]에 출품하는 아라키열차(アラーキー列車)라는 작품으로 아라키노부요시[荒木経惟]가 제작하였다. 랩핑 자체가 예술 작품이고 '에로스(성, 생명)와 타나토스(죽음)의 공존(エロス(性, 生)とタナトス(死)の共存)'지만 검은 바탕에 인형 같은 아기의 눈에 파란 동물들이 보이니 어두운 밤에는 무서울 수 밖에 없다.

 


   특급 난푸[南風]를 타고 마루카메역[丸亀駅]으로 향하였다. 마루카메역 역시 분기역도 아니고 열차 운행상에서 중요한 역은 아니지만 모든 특급 열차가 정차한다. 인근의 타도츠역[多度津駅]은 2012년까지 통과하는 특급 열차가 있었고 우타즈역[宇多津駅]은 지금도 통과하는 특급 열차가 있다.

 


   마루가메역은 고가에 2면 2선의 승강장이 있다. 내려가면 개집표구가 있어서 나갈 수 있다. JR시코쿠의 역들이 그렇듯이 자동개집표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직원이 승차권을 확인한다. 2014년 3월 1일부터는 IC카드인 이코카(ICOCA, http://www.jr-odekake.net/icoca/ )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개집표구에는 간이단말기가 설치되었다. 매표소에서는 시코쿠 이코카(SHIKOKU ICOCA, http://www.jr-shikoku.co.jp/icoca/ )를 구입할 수 있는데 아직은 무기명식 이코카만 가능하다. 통신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까지 있는 걸 보면 수집용으로 인기가 좋은 모양이다.

 


   마루가메에서 유명한 우동을 먹고 수퍼마켓에서 도시락을 구입하였다. 지정석을 예약하기 위하여 매표소에서 올시코쿠 레일패스(ALL SHIKOKU Rail Pass, http://shikoku-railroad.com )(관련 글 보기)를 보여주니 직원이 처음보는 이상한 승차권이라는 표정으로 한참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지정석권을 발권하여 주었다.

 


   다시 승강장으로 올라가서 코치[高知]로 가는 특급 난푸에 탔다. 2000系 디젤동차는 곡선에서 기울어져서 달려서 속도는 빠른데 소음이 크고 심하게 흔들린다. 테이블에 올려놓은게 차량이 기울어지면서 밑으로 떨어졌다.

 


   2시간을 달려서 종착역인 코치역에 도착하였다. 코치역[高知駅]은 10년만에 방문하였다. 그 사이에 코치 시내 구간의 도산선[土讃線] 철길이 고가화되어서 2면 4선의 승강장은 고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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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표에서 볼 수 있듯이 코치역에서는 분기되는 노선도 없고 도산선의 중간역이지만 코치에서 쿠보카와[窪川]까지는 로마자 K로 시작되는 역번호로 붙어놓았다. 특급 열차는 코치역에서 환승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나누어놓은 모양이다.

 


   맞은 편 승강장에는 특급 아시즈리(あしずり)가 출발을 앞두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호빵맨으로 알려져 있는 앙팡맨의 그림이 차량 겉과 속에 가득한 앙팡맨열차(アンパンマン列車)로 운행하고 있다. 도산선에서 운행하는 앙팡맨 열차는 2편성이 있는데 이건 오렌지 2호로 JR시코쿠가 아니라 직통 운행을 하는 토사쿠로시오철도[土佐くろしお鉄道, http://www.tosakuro.co.jp ] 소속 2000系 디젤동차이다. JR시코쿠의 차량과 공통 운용을 하므로 외관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어서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나도 차량 번호로 알고 있을 뿐이다.

 


   내려가면 자동개집표기가 설치되어 있는 개집표구가 있다. JR시코쿠에서는 최초로 2008년에 자동개집표기가 설치되었다. 다른 JR회사나 사철에서는 업무의 효율화를 위하여 자동개집표기 설치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도 JR시코쿠에서는 이곳 코치역과 타카마츠역[高松駅]에만 자동개집표기가 설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철길이 고가로 올라가면서 현재 코치역은 2008년에 완공된 건물에 있다. 이듬 해에는 토사전기철도[土佐電気鉄道, http://www.tosaden.co.jp ]의 노면전차가 출발하는 코치역앞역[高知駅前駅]이 북쪽으로 30m 이전하면서 환승 거리가 그만큼 짧아져서 이용하기 편하게 되었다. 건널목까지 지붕을 설치하여 놓아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코치에서는 매우 드물겠지만) 우산을 펼치지 않고 편하게 환승할 수 있다.

 


   늦은 밤이기에 남쪽 출구로 나가서 숙소로 향하였다. 코치역 남쪽에는 막부 말기에 코치 지역에서 왕을 높이고 외세를 배척해야 한다는 존왕양이(尊王攘夷)라는 가치로 결성된 토사킨노토[土佐勤王党]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자신들과 이념이 다른 막부의 요인을 제거하는데 앞장선 인물들의 동상이 있다. 결국은 잡혀서 투옥되어서 성공하지는 못하였다. 이 조직의 결성 150주년을 맞아서 핵심 인물이고 코치현 출신인 타케치한페이타[武市半平太], 사카모토료마[坂本龍馬], 나카오카신타로[中岡慎太郎]의 동상이 설치되었다. 밤에는 이렇게 조명으로 빛이 나게 해 놓았다.

 


   코치에는 호텔체인인 토요코인[東横イン, http://www.toyoko-inn.com ]이 없기에 슈퍼호텔[スーパーホテル, http://www.superhotel.co.jp ]에서 숙박하였다. 아침 식사가 있다는 점은 토요코인과 동일하지만 이곳 점포는 온천이 있어서 밤에 들어가서 피로를 풀 수 있어서 좋았다. 이 호텔체인은 열쇠가 따로 없으며 영수증에 있는 비밀번호를 눌러서 심야에 호텔이나 방에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체크인을 할 때에 숙박비를 기계를 이용하여 결제하게 되어 있어서 약간은 낯설었다.

 


* 방문일 : 2014년 1월 29일
  작성일 : 2014년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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