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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2월 22일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http://www.pyeongchang2018.com )을 앞두고 경강선 만종~강릉 구간이 개통되었다. 1970년대 이후로 거의 50년만에 새로 개통되는 신규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 동안은 기존의 노선에 병행하거나 기존의 노선을 개량하는 수준에서만 철도가 건설되었다. 그런 만큼 수요에 대한 위험 부담이 꽤 높지만 평일에는 KTX가 18왕복 운행하고 주말에는 26왕복이 운행하여서 운행 회수도 다른 노선과는 비교가 안되게 확보하였다.


   경강선 KTX 운행으로 강원도에 처음으로 KTX가 들어가게 되었고 기존의 KTX 노선에서는 전라선 곡성역만 있었던 군 단위의 정차역도 많이 늘어났다. 경강선은 다른 KTX 노선과는 달리 서울, 원주, 강릉을 제외하고는 모두 군에 정차역이 있다. 그런 상황이니 올림픽 이후 평일에는 수요가 어떻게 될지는 의문이기는 하지만 서울을 오가는 수요는 강원도 어느 지역이든 꽤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다.


   경강선은 역 사이 거리는 꽤 멀지만 KTX가 자주 다니는 덕분에 하루 동안에 모든 역들을 둘러보았다.



1. 만종역
   원주시에 있는 역이지만 올림픽은 강원도 동부인 정선, 평창, 강릉에서 열려서 그런지 경강선 개통에 대한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그렇지만 원주시는 강원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고 대학교도 많이 있어서 앞으로는 종점인 강릉역보다는 수요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만종역 북쪽으로는 원주기업도시가 개발되고 있고 원주시 북부 지역에서의 접근이 편하다. 서울까지는 기존선이어서 KTX이지만 운임이 우등고속버스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소요 시간은 절반 정도로 짧다.


   그렇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만종역으로 가는 건 쉽지 않았다. 택시를 탔고 분명 만종역에서 KTX를 탄다고 했지만 만종역 입구를 지나치고 서원주역으로 가려고 해서 되돌아가서 맞게 들어갔다. 현지 기사도 잘 모를 정도로 원주에서 무관심한지? 원주 시내와 문막을 연결하는 원주시내버스 50번, 51번, 51-1번, 51-2번, 51-3번은 만종역을 거쳐서 간다.



   만종역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고 건물은 일부 유리가 있지만 노란 빛의 벽으로 산뜻한 느낌을 받았다. 대합실에는 실제는 매표소 역할을 하는 고객지원실이 있다. 이전의 역들과는 달리 은행 창구처럼 개방되어 있고 번호표를 뽑아서 기다릴 수 있게 해 놓았다. 밖에는 이전에도 사용하던 사양의 승차권 자동발매기와 새로 도입된 태블릿 승차권 자동발매기가 설치되어 있다.



   태블릿 승차권 자동발매기를 사용해서 승차권을 구입하였는데 만종역에 설치된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약간의 오류가 있었으나 어렵지 않았다. 이전의 승차권 자동발매기는 뒤에 자기가 있는 승차권이 나오지만 태블릿 승차권 자동발매기는 창구와 비슷한 영수증 형태의 승차권이 발행된다.



   경강선의 모든 역은 이렇게 매표소인 고객지원실, 승차권 자동발매기, 태블릿 승차권 자동발매기를 갖추고 있다.



2. 횡성역
   횡성읍에서 약 3.4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횡성농어촌버스가 하루에 10왕복 운행하고 있다. 많은 걸 원주시에 의존하고 있는 횡성군의 특성상 횡성공용버스터미널에서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는 8왕복(그것도 올해에 6왕복에서 8왕복으로 단계적으로 늘어나고 3왕복이 직통으로 바뀌었다)만 운행하고 있으며 횡성휴게소에서 타고 내리는 게 배차 간격이 짧지만 안정적인 이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KTX는 1~2시간에 1대씩 정차하지만 이미 시외버스보다 많은 10~11왕복이 정차하게 되고 소요시간도 KTX가 절반 정도로 짧아졌다.




3. 둔내역
   횡성군에 속하지만 원주-강릉 간 시외버스 4왕복만 정차하고 다른 지역으로 가려면 횡성농어촌버스를 타고 횡성읍까지 40분을 가서 갈아타야 할 정도로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곳이다. 그나마 2014년부터 횡성농어촌버스와 시외버스는 횡성군 관내에서만 타고 내리면 단일 요금을 적용하는 게 위안이었다. 그런데 다른 경강선의 역과는 달리 둔내역은 둔내면 중심지 바로 외곽에 있어서 걸어갈 수 있다. 둔내면사무소까지의 거리가 500m도 되지 않는다. 물론 둔내버스터미널에서 하루에 6왕복 있는 삽교나 두원으로 가는 횡성농어촌버스를 타면 둔내역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다. 1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15분 정도 걸어서 둔내면 중심가를 통과하는 게 더 낫다.



   신설된 다른 역과는 달리 역 앞에 음식점이 이전부터 있었고 '둔내역' 이름이 들어간 상호를 가진 한우 음식점도 있다. 소를 키우는 축사만 바로 앞에 있는 횡성역과 묘한 대조가 된다.


   둔내역은 마을보다 높이 있고 승강장은 또 올라가야 한다. 횡성역과 마찬가지로 바깥쪽 대피선 쪽의 승강장은 고상홈으로 되어 있고 길이도 안쪽의 저상홈보다 짧다. 다른 역들도 에스컬레이터는 저상홈보다 높은 위치에서 끝나서 EMU250은 ITX-청춘처럼 고상홈 전용 차량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4. 평창역
   현재 KTX가 정차하는 역 중에서 해발 고도가 660m로 가장 높다. 그러다 보니 해발 고도가 낮은 종점인 강릉역과는 다른 날씨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방문한 날에도 평창역 주변은 눈이 많았으나 강릉역은 영상의 따뜻하고 햇빛이 비치는 날씨였다.



   장평-대화 간의 국도 사이에 들어가는 입구가 있으며 이 구간을 지나가는 평창농어촌버스가 12왕복 정차한다. 둔내역과 마찬가지로 역이 주변보다 높은 위치에 있으며 평창군의 대표 역이라서 그런지 건물은 진부역보다 더 크지만 주차장은 진부역보다 작다. 대합실에는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는 전망대를 갖추고 있다.




5. 진부(오대산)역
   평창올림픽의 주역이 될 역으로 작년 5월에 방문한 적이 있다(관련 글 보기). 역 건물은 크지 않지만 올림픽 기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어서 임시 건물을 만들고 있었다. 또한 인근 리조트나 경기장으로 셔틀버스로 갈아탈 수 있는 버스승강장이 길게 있다. 정작 아직 안내판이 없어서 어디서 어떤 버스를 타는지 찾기가 쉽지 않았다. 평창농어촌버스도 탈 수 있는데 다른 역과는 달리 진부터미널만을 오가는 버스가 8왕복이 있으며 그외에 진부터미널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버스가 중간 정차 형태로 9회 거쳐서 가며 진부터미널로 들어가는 버스가 7회 진부역을 경유하여서 간다. 진부역에서 진부터미널까지는 버스로 5분도 걸리지 않으며 2.5km 떨어져 있어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이기는 하다.





6. 강릉역
   이전의 영동선 종착역인 시절에는 단층의 작은 건물이고 선로가 많았지만 경강선 개통에 맞추어서 선로를 반지하로 이설하면서 선로는 2면 4선으로 줄어들고 건물은 원형으로 커져서 완전히 다른 형태의 역으로 탈바꿈하였다.



   역의 규모에 비해서 아직 상업 시설은 적지만 나가면 바로 강릉 중심가가 있고 이날 경강선 KTX를 탔을 때에도 대부분의 승객들이 여기서 내렸다. KTX 효과가 얼마나 날 수 있을지 앞으로 많이 기대되는 역이다. 강릉시에서는 1962년 영동선이 연장 개통으로 강릉역이 생긴 이후 최대의 변화가 아닐까?


* 방문일: 2017년 12월 23일
  작성일: 2017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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