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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철 여행기 계속됩니다. 이번 편은 나이쿠가 되겠습니다.

 

 

 

 

 

13. 1월 27일 - 아마테라스오미카미[天照大御神]를 모시는 이세진구의 나이쿠[内宮]

 

   나이쿠는 이세진구에서도 게쿠보다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 의미를 보면 당연한데, 일왕의 시조신인 아마테라스오미카미[天照大御神]를 모시고 있는 신사이다. 이 신은 일왕의 시조이기도 하지만 일본 민족의 근본이라고 한다. 우리가 단군의 조상이라고 하듯이 일본인들은 아마테라스의 자손이라고 믿고 있다. 나이쿠는 약 2000년 전에 만들어졌다. 물론 20년마다 새로 지어지고 과거의 건물은 없애면서 그 흔적은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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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일본의 고대 수도는 나라[奈良]이다. 제1대 진무일왕에서부터 제10대 스진[崇神]일왕까지는 나라의 황성에서 조상신을 모시고 있었으나 스진일왕 때에 일본에서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어 피해가 커져서 황성 밖에서 제사를 지내도록 하고 적당한 장소를 찾았다. 그렇게 하여 찾은 곳이 이곳 이세 지방으로 아마테라스오미카미로부터 ‘신의 바람이 부는 이세는, 바다로 둘러싸이고 산이 많은, 축복받은 훌륭한 땅이므로, 나는 이 땅에 영원히 있고 싶소’라는 계시를 받고 이곳에 장엄한 궁을 세웠는데 이게 바로 나이쿠이다. 이런 관계로 게쿠보다는 나이쿠가 더 중요한 위치에 있고 방문객도 훨씬 많았다.

 

 

   나이쿠의 입구에는 토리이와 그 뒤로는 다리가 있다. 다리에는 통행객이 많아서인지 우측통행을 하라고 나와 있다. 다리의 이름은 우지쿄[宇治橋]인데 순수한 일본풍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다리의 길이는 100m이고 신의 영역인 나이쿠와 인간의 영역 사이에 있는 이수주가와[五十鈴川]를 건널 수 있게 한다.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는 다실[茶室]과 사무소가 있고 오른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신사의 입구인 여기에는 작은 정원인 신엔[神苑]이 있다. 다른 정원들처럼 나무가 잘 가꾸어져 있다. 더 가면 술통들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여러 신사에 부속된 건물들이 있다. 우리의 목적은 정궁이므로 계속 지나간다. 역시 여기도 손과 입을 씻는 테미즈샤[手水舎]가 있다. 다른 신사와는 달리 가까이에 있는 이수주가와에 가서 강물로 한 번 더 씻는다. 아마 속세와 신의 세계를 갈라놓는 이수주가와를 신성하게 여기는 모양이다. 우리도 일본인들처럼 이수주가와에 손을 담구어 보았다. 물은 깨끗하여 보이는데 겨울이라서 매우 차가왔다.

 

 

   얼은 손을 녹이면서 계속 길을 따라 갔다. 중간에 갈라지는 길이 있었다. 별궁인 카자히노미오미야[風日祈宮]으로 갈 수 있었다. 우리는 먼저 별궁으로 향하였다. 별궁으로 가는 길에는 이수주가와의 지류인 하천을 건너야 한다. 그래서 다리가 놓여져 있다. 카자히노미야미하시[風日祈宮御橋]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우지쿄와 비슷한 양식으로 만들어졌다. 옆에는 역시 교각이 있는데 이것도 20년마다 다시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카자히노미노미야는 농사에 중요한 바람과 비의 신인 시나츠히코노카미[級長津彦命]와 시나토베노카미[級長戸辺命]를 모시는 별궁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5월 14일과 8월 4일에 바람이나 비에 의한 피해 없이 오곡이 풍요롭게 해 달라는 제가를 지낸다. 안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외관은 게쿠에서 본 별궁과 똑같이 생겼다.

 

 

   다시 되돌아와서 정궁인 코다이진구[皇大神宮]로 향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향하고 있어서 따라가면 되는 정도이다. 정궁은 바로 보이지는 않고 왼쪽으로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커다란 나무 옆에 토리이가 있고 그 안쪽이 정궁이다. 정궁 안에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우리는 입구의 모습만을 사진으로 남겼다.

 

   계단을 다 올라가니 정궁이다. 일본인들은 절을 한다. 우리는 절을 할 필요는 없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았다. 안에 나무로 지은 집이 있는데 워낙 담장이 높고 긴 나무로 가려져 있어서 보기가 힘들었다. 이런 곳에 전망대가 있을 리가 없고 안에 무언가 있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한쪽에서는 어떤 절차를 거친 사람들 같은데 신의 제사를 주관하는 칸누시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혼잡한 틈을 비집고 빠져나오는 길로 갔다. 정궁 입구의 길은 한 방향으로만 사람들이 움직이도록 되어 있다. 정궁 옆으로는 2013년에 새로 정궁을 지을 터가 있었다. 예전에 건물이 지어져 있었는지 주춧돌이 있고 자갈만이 무성하다. 지금까지 20년 간격으로 이동하였으니 충분히 60회 이상을 이동하였으니 아무래도 멀리는 못가고 있는 땅을 활용하지 않았을까? 물자의 낭비 같기도 하지만 건물 짓는 기술 전수를 위해서는 20년마다 새로 짓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방법으로 여겨진다.

 

 

   정궁 옆에는 아라마츠리노미야[荒祭宮]하는 별궁이 있다. 이곳은 아마테라스오미카미의 아라미타마[天照坐皇大御神荒御魂]를 모신다. 이 신은 정궁에서 모시는 아마테라스오미카미의 니기미타마[和御魂]와는 표리일체의 신이다. 다른 말로는 음양의 조화가 필요한 모양이다. 이런 관계로 정궁 제사 뒤에는 반드시 이곳에서 와서 참례를 한다. 나이쿠에는 별궁이 모두 5개 있고 3개는 나이쿠 밖에 철도나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곳에 위치하지만 이 별궁만은 정궁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나이쿠 구경도 끝이 났다. 천천히 돌아서 나오면 된다. 나이쿠 역시 대부분이 신의 세계라는 이름 아래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이라 갈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다. 중간의 카구라덴[神楽殿]과 이미비야덴[忌火屋殿]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가 기부할 것도 아니므로 빠져 나왔다. 시간을 보니 이미 예정한 시간을 넘어서 나중에는 뛰어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였다.

 

 

 

 


   다음으로는 '문화재로 지정된 진구 참배의 현관인 우지야마다역[宇治山田駅]'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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