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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15일 - 역사의 흔적을 잘 간직하고 있는 시모노세키[下関]의 바닷가


   미모스소가와[御裳川]에서는 버스를 타고 시모노세키 시내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므로 바다를 따라서 천천히 걸어갔다. 산이 아니라서 오르막이나 내리막은 전혀 없으므로 부담스럽지도 않다. 물론 소개가 되겠지만 곳곳에 우리나라와 관련된 볼거리가 있다. 이에 대비하여 일본에 입국할 때에 팸플릿을 챙겨 놓았다.

 

 

[그림 1149 : 시모노세키[下関] 안내 팸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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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과 바다 사이에 국도가 이어지는데 숲이 무성한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빨간색으로 칠한 토리이[鳥居]가 많이 있다. 타테이시이나리다이묘진[立石稲荷大明神]을 모시는 타테이시이나리신사[立石稲荷神社]이다. 해마다 12월 10일에는 ‘시메나와마츠리(しめなわ祭り)’가 열리는데 칸몬해협에서 돌출되어 있는 바위에 짚을 꼬아 만든 밧줄인 시메나와(しめ縄)를 씌운다.

 

 

[사진 1150 : 붉은 토리이[鳥居]가 계단을 따라서 많이 있는 타테이시이나리신사[立石稲荷神社].]


   작은 어선이 정박하고 있는 항구가 있는 단노우라쵸[壇之浦町]에 도착하였다. 항구에 있는 다리의 난간은 붉은색으로 칠해놓았고 작은 토리이가 있는 에비스신사[蛭子神社]가 있다. 바다, 어업, 상가(商家)의 수호신을 모시는 신사이다. 여기에서는 모지코[門司港]을 볼 수 있다. 모지코에서 시모노세키를 볼 때에 비해서는 역광이 아니라서 사진을 찍기에 훨씬 좋은 상황이었다.

 

 

[사진 1151 : 바다, 어업, 상가(商家)의 수호신을 모시는 에비스신사[蛭子神社]에는 붉게 칠한 난간이 있는 다리와 작은 토리이가 있다.]

 

[사진 1152 : 코죠산[古城山]과 연결되어 있는 칸몬교[関門橋]와 모지코[門司港]가 바다 건너서 있다.]


   다시 걸어가면 바다를 향하여 석등이 있고 바다에는 커다란 닻이 있다. 옆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가운데에는 조선통신사 상륙체류지비(朝鮮通信使上陸淹留地碑)가 있다. 지금과는 달리 조선시대에는 부산을 출발한 통신사는 츠시마[対馬]를 거쳐서 이곳에 상륙하였다. 육지를 통하여 갈 수도 있지만  세토내해[瀬戸内海]를 따라서 오사카[大阪]까지 배로 가면서 숙박은 육지에서 했다. 비석은 일본어와 한글은 물론 영어와 중국어로도 설명이 있다. ‘새로운 세기’라는 표현이 있는 걸로 보아서 2000년 이후에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국력이 커지면서 당당하게 비석이 세워질 수 있었다. 부산에서는 조선통신사문화사업(http://www.tongsinsa.com )을 하고 있어서 학술교류를 하고 조선통신사와 관련된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 1153 : 석등 사이로는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아래에는 닻이 있다.]

 

[사진 1154 : 조선통신사 상륙체류지비(朝鮮通信使上陸淹留地碑)에는 4개 언어로 설명이 되어 있다.]

 

[사진 1155 : 조선통신사 상륙체류지비가 있는 작은 공원.]


   도로를 건너면 붉은 문이 눈에 띄는 아카마진구[赤間神宮, http://www.tiki.ne.jp/~akama-jingu ]가 있다. 단노우라전투[壇ノ浦の戦い]에서 져서 바다에 몸을 던져서 자결을 한 안토쿠일왕[安徳天皇]을 모신 신사이다.

 

 

[사진 1156 : 단노우라전투[壇ノ浦の戦い]에서 져서 바다에 몸을 던져서 자결을 한 안토쿠일왕[安徳天皇]을 모신 아카마진구[赤間神宮].]


   도로를 따라 걸어가서 약간 올라가면 기와로 지붕을 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일청강화기념관(日清講和記念館)으로 청일전쟁 결과로 1895년에 맺어진 시모노세키조약[下関条約]이 체결된 장소이다. 일본으로서는 엄청난 배상금을 받고 대륙으로의 침략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지만 주변 다른 나라에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역사이다. 현재 조약이 체결되었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사진 1157 : 청일전쟁 결과로 1895년에 맺어진 시모노세키조약[下関条約]이 체결된 장소인 일청강화기념관(日清講和記念館).]


   다시 해안으로 나오면 자매도시광장(姉妹都市広場)이 있다. 바닥에는 타일로 지도가 있는데 부산도 나와 있다. 부산광역시는 시모노세키시[下関市] 이외에도 후쿠오카시[福岡市]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

 

 

[사진 1158 : 가운데에는 세계지도를 타일로 그려놓고 자매도시의 위치를 표시하여 놓은 자매도시광장(姉妹都市広場).]

 

[사진 1159 : 시모노세키의 자매도시인 부산과 칭다오[青島]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고 등이 설치되어 있다. 정작 시모노세키의 위치는 나와 있지 않다.]


   계속하여 해안을 따라서 걸어가면 시모노세키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카라토시장[唐戸市場, http://www.karatoichiba.com ]이 있다. 현대적인 건물에 주차장까지 갖추고 있어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오후 4시가 넘어서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아서 한산하다.

 

 

[사진 1160 : 시모노세키에서 유명한 복어를 어부들과 함께 조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 1161 : 현대식으로 된 건물에 있는 카라토시장[唐戸市場].]

 

[사진 1162 : 카라토시장은 이미 영업 시간이 끝나서 한산하다.]

 

[사진 1163 : 동요시인 카네코 미스즈[金子みすゞ]가 살았던 시모노세키에는 곳곳에 시비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1164 : 천주교를 포교하였던 프란시스코데하비어(Francisco de Xavier, フランシスコ·ザビエル)가 일본에 상륙한 장소를 기념하는 비석.]


   카라토[唐戸]에는 방파제가 있어서 파도로부터 안전하게 되어 있는 항구가 있다. 항구에는 카몬워프(カモンワーフ, http://www.kamonwharf.com )라는 상업 시설이 있어서 음식점을 비롯한 다양한 가게가 있다. 항구에서는 모지코[門司港]을 연결하는 칸몬기선[関門汽船, http://www.kanmon-kisen.co.jp ]은 물론 무인도인 간류지마[巌流島]로 가는 관광선이 운행하고 있다.

 

 

[사진 1165 : 카라토에는 선착장이 있어서 모지코[門司港]와 간류지마[巌流島]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사진 1166 : 카라토는 재개발이 되면서 바닥을 나무로 깔아놓았으며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사진 1167 : 방파제에서 본 카라토의 선착장.]


   카라토는 재개발이 되어서 정비가 된 지역이지만 도로가 지나는 안쪽으로는 개화기에 만들어진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구시모노세키영국영사관(旧下関英国領事館)은 보수 공사를 하고 있어서 건물 전부를 천막으로 막아놓아서 볼 수 없었지만 구아키타상회건물(旧秋田商会ビル)과 시모노세키 나베쵸우편국[下関南部町郵便局]은 볼 수 있었다. 밤이 되면 조명이 켜져서 멋진 야경을 연출한다고 한다.

 

 

[사진 1168 : 왼쪽에 있는 건물이 시모노세키 나베쵸우편국[下関南部町郵便局]이고 오른쪽이 구아키타상회건물(旧秋田商会ビル)이다.]


   항구에는 시모노세키시립 시모노세키수족관[下関市立しものせき水族館]인 카이쿄칸[海響館, http://www.kaikyokan.com ]이 있다. 원래는 쵸후[長府]에 있었지만 노후화되었고 1999년에 태풍에 의하여 시설의 피해가 커서 카라토 재개발에 맞추어서 2001년에 이전하였다.

 

 

[사진 1169 : 2001년에 카라토로 이전하여 개관한 수족관인 카이쿄칸[海響館].]

 

[사진 1170 : 카라토시장 뒤로 칸몬교와 히노야마[火の山]가 보인다.]

 

[사진 1171 : 여기는 칸몬해협의 폭이 넓어서 멀리 모지코가 있다.]


   카이쿄칸 이후로는 비어있는 땅이 이어진다. 아직 적당한 사업자를 찾지 못하여 재개발이 되지 못한 상태이다. 과거에는 카라토가 시모노세키의 중심 지역이었고 시모노세키는 일본의 중요한 국제항이자 큐슈를 연결하는 환승이나 환적하는 장소로 번성하였다. 그렇지만 터널로 큐슈[九州]와 연결되면서 시모노세키역[下関駅]이 이전하였고 신칸선이 정차하는 신시모노세키역[新下関駅]이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쇠퇴하였다.


   아직 걸어가야 하는 길이 더 남았고 태양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속도를 내어서 걸어갔다. 하나노쵸부두[岬之町埠頭]를 지나서 카이쿄멧세시모노세키[海峡メッセ下関, http://www.kaikyomesse.jp ]에 도착하였다. 정식 명칭은 야마구치현국제종합센터[山口県国際総合センター]로 국철 화물기지였던 자리를 재개발하면서 1996년에 건설되었다. 지상 10층인 국제무역빌딩(国際貿易ビル), 지상 4층인 이벤트홀과 전시견본시장을 갖춘 아리나(アリーナ), 그리고 153m 높이의 전망대인 카이쿄유메타워[海峡ゆめタワー]로 구성되어 있다. 카이쿄유메타워의 전망대는 구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제42편에 나오듯이 야경도 매우 멋지다.

 

 

[사진 1172 : 수산대학교(水産大学校, http://www.fish-u.ac.jp )의 실습선인 코요마루[耕洋丸]가 하나노쵸부두[岬之町埠頭]에 정박하고 있고 뒤로는 153m 높이의 카이쿄멧세시모노세키[海峡メッセ下関]가 보인다.]

 

[사진 1173 : 20세기 중반에 사용되었던 일본의 대표적인 선박인 코안마루[興安丸]의 닻이 전시되어 있다. 코안마루는 1937~1945년에는 부관연락선(釜関連絡船)으로 운행하였으며 1945~1947년 동안에는 센자키[仙崎]나 하카타[博多]에서 부산을 잇는 항로에서 귀국을 위한 수송선이었다. 이후에는 국제 수송을 담당하다가 1970년에 해체되었다.]

 

[사진 1174 : 특이하게 생긴 기둥에 구형으로 된 전망대가 있는 카이쿄유메타워[海峡ゆめタワー].]

 

[사진 1175 : 카이쿄멧세시모노세키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에는 할로데이(ハローデイ, http://www.halloday.co.jp )라는 슈퍼마켓이 있어서 필요한 식품과 저녁으로 먹을 도시락을 구입하였다. 시모노세키역 앞의 시몰시모노세키(シーモール下関, http://www.tip.ne.jp/seamall )에 있던 할인마트인 다이에(ダイエー, http://www.daiei.co.jp )가 폐점하면서 어디서 사야할지 고민하였는데 다행히 해결되었다.

 

 

[사진 1176 : 식품을 주로 판매하는 슈퍼마켓인 할로데이(ハローデイ).]

 

[그림 1177 : 할로데이에서 구입한 일본 카레.]


   카이쿄멧세시모노세키 앞의 카이쿄유메광장[海峡ゆめ広場]에서는 꽃을 전시하고 있었다. 광장 한쪽으로는 부관항로(釜関航路)와 칸몬항로[関門航路]와 철도가 연결되었던 시모노세키산교터[下関さん橋跡]가 남아있다. 옆에 있는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에는 이곳에 시모노세키역이 있었고 바로 항구와 연결되어서 배로 갈아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사진 1178 : 다양한 꽃이 전시되어 있는 카이쿄유메광장[海峡ゆめ広場].]

 

[사진 1179 : 카이쿄유메광장 한쪽으로는 시모노세키산교터[下関さん橋跡]를 기념하는 비석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1180 : 시모노세키산교로 기차와 배를 갈아타던 시절의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일본에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모노세키항 국제터미널[下関港国際ターミナル, http://www.shimonoseki-port.com ]로 향하였다.

 

 

 

 

 

   다음으로는 최종편인 '15~16일 - 오륙도 앞의 바다에서 맞이하는 아름다운 일출, 후기, 참고 서적 및 사이트'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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