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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가 사이로 마산임항선(馬山臨港線) 철길이 이어진다. 철길 바로 옆으로 주택이 있는데 일부 집에는 철길 쪽으로 문이 있다. 문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철길이 있어서 철길을 건너가던지 따라서 가야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물론 기차가 자주 다니지 않기 때문에 이런게 가능하다.

 


   주변은 급경사 도로가 있지만 철길은 급경사를 오를 수 없기에 완만하게 조금씩 올라간다. 어느 덧 평지가 나오면 철길과 주택가 사이에는 아무런 경계 표시도 없이 골목길 가운데로 뻗어있다. 노면전차인 경우에는 이렇게 골목길 사이로 달리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 철도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

 


   짧은 철교가 있는데 철교에도 걸어갈 수 있도록 철길 옆에는 철판으로 넓게 길이 있고 철길에는 철망을 설치하여 빠지지 않게 되어 있다.

 


   철도건널목이 있는데 '아빠! 철도건널목'이라고만 글자가 나와 있다. 나머지 비어있는 공간에는 기차 조심보다는 사람 조심이 아닐까 추정하여 본다. 철길에는 기차가 아니라 사람들이 걸어다니니 건널 때에는 사람이 있는지를 살피고 차량이 건너가야 하지 않을까?

 


   철도건널목부터는 녹색으로 된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고 주변은 공원으로 정비되어 있다. 철조망 중간에는 철길로 들어오거나 나갈 수 있는 길이 있다. 나무로 새로 단장한 육교가 있는데 원래는 북마산역에 있었고 창원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레일로 만들어졌다. 위에 나무로 새로 난간을 만들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평범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과거에 승객들이 타고 내리던 북마산역은 선로는 하나만 남았고 남은 공간은 공원으로 정비되어 있다. 재미있는 건 이렇게 공원으로 만든 장소에서는 사람들이 공원으로 걸어가고 철길로 잘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공원이 되지 않은 장소에서는 철길을 따라서 걷는다.

 


   북마산역에 여객열차가 들어오지 않은지 벌써 33년이 지났다. 기차는 떠났지만 사람은 이곳을 떠나지 못하였다. 북마산역 일대에 형성된 북마산시장은 그대로 남아있다. 오히려 철길로 기차가 다니지 않으면서 철길은 시장 차지가 되어 버려서 철길 위에 천막이 설치되어 있고 물건을 진열하여 놓았다. 이전에는 가끔씩 화물열차가 지나가서 물건을 치우고 기차가 지나갈 수 있게 철길을 내어주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기차가 오지 않는다는 전제로 철길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이 지나면 철길 위에는 장애물이 없지만 골목길 정중앙으로 이어진다. 철길을 유지하면서 사람이나 도로에 장애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침목이 아니라 노면전차처럼 콘크리트나 아스발트에 고정시켜서 철길만 두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기술도 없었겠지만.

 


   철길은 계속하여 조금씩 올라간다. 도로는 철교 아래로 지나가기 때문에 건널목은 없다. 그렇지만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도로를 건널 수 있기에 철길을 이용하고 있다.

 


   마산역을 앞두고 긴 철교인 함안가도교가 있다. 함안가도교에는 철길 옆에 걸어갈 수 있는 철판으로 바닥이 된 길이 있고 난간까지 있기는 하지만 높아서 좀 아찔하다. 철길에는 철망이 있어서 빠지지 않게도 되어 있다. 높아서 좀 무섭지만 대신에 마산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전망은 좋다. 나는 처음이라서 조심해서 걸어갔는데 현지인들은 자연스럽게 걸어가고 있었다.

 

 

   어느새 마산임항선은 1km만이 남았다. 전차선이 설치되어 있어서 KTX 차량을 유치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옆에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경전선 철길이 있고 경전선 복선전철화에 따라서 신설되는 마산역에서 중리역까지의 긴 터널 입구도 보인다. 경전선 철길은 현재도 열차가 다니기 때문에 들어가면 안된다. 물론 이 철길도 복선전철화가 되는 2012년 정도에는 폐선이 될 예정이다.

 


   이렇게 마산임항선을 모두 답사하였는데 예상보다는 철길의 상태가 좋았고 그린웨이 정비 사업을 한 구간에서도 철길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현재 경전선 마산역에서 중리역까지의 폐지되는 구간과 같이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마산임항선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그린웨이가 조성될 에정으로 있다. 해외에서는 이런 철길이 노면전차가 달린다던지 근교 열차가 운행하기도 하는데 다른 친환경 철도 교통 수단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게 좀 아쉽다.

 

   마산임항선에 관해서는 코레일 사내방송인 코레일TV(http://korailtv.korail.com )에서 만든 영상이 있다. 이 영상에서는 마산임항선에서 화물열차 운행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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