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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에는 아직도 흔하게 간이역을 볼 수 있지만 수도 서울에서는 그렇지 않다. 비싼 집값과 엄청나게 많은 인구 때문에 서울에 있는 철길은 대량수송이 가능한 광역전철로 모두 탈바꿈하게 되면서 남은 철길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남아서 보존되고 있는 간이역이 있으니 과거 경춘선의 화랑대역(花郞臺驛)이다.


   경춘선이 이설되면서 화랑대역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지만 열차가 운행하고 있지 않아서 기차를 타고 갈 수 없다. 대신에 인근의 서울도시철도 6호선 화랑대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다. 서울도시철도 6호선 화랑대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옆에 이전 경춘선 철길을 볼 수 있다. 현재는 폐선이 되어서 기차가 다니지 않기에 이제는 마음 놓고 걸어갈 수 있다. 겨울이라서 눈이 좀 쌓여서 걸어가기에는 미끄럽기는 하지만.

 

 

   철길은 남아있지만 건널목은 모두 없어지고 포장이 되어서 차량이 불편없이 지나갈 수 있게 바뀌었다. 그러니 다시 기차가 달릴 수는 없게 되었다. 화랑로를 건너가면 철길은 갈라지고 화랑대역이 나온다.

 


   철길은 분기되지만 분기기는 철거되어 버렸고 관련 장치들은 눈밭 위에서 딩굴고 있다.

 


   화랑대역의 승강장은 1면 2선이고 이외에도 화물을 취급하기 위한 선로가 1선이 더 있다. 광운대역(이전 성북역) 방면의 선로는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었지만 퇴계원역 방면의 선로는 아직도 연결되어 있어서 가끔씩 열차가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입구의 분기기는 사용할 수 없지만 구내의 선로와 신호기는 그대로 있다.

 


   승강장에는 화랑대역에 경춘선 열차가 정차하였을 때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정표는 물론 가로등에 역명판도 그대로 붙어 있다.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성북역이 광운대역으로 바뀌었지만 수정할 이유도 없고 원칙적으로는 철길이 없으니 삭제되어야 한다.

 


   화랑대역은 열차 교행이 가능하였기에 승강장에 열차의 방향을 표시하여 두지 않고 옆으로만 진행 방향을 표시하여 놓았다. '춘천 방면'은 이전 양식으로 되어 있고 '성북, 청량리'는 최근 양식으로 되어 있다. 사실 가까운 장소에 지하철이 있기에 청량리 방면 열차를 타는 승객은 매우 적었다.

 


   화랑대역 건물은 1950년대에 지어졌고 삼각형으로 된 지붕을 갖추고 있다. 역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서 건물 역시 상태가 좋지 못하여서 지붕에는 페인트가 떨어져 나가고 있지만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서 보존되고 있다.

 


   화랑대역 건물 옆에는 커다란 그림이 하나 있다. 방문하였을 때에는 겨울이라서 눈이 쌓여 있지만 봄에서 가을까지는 꽃이 피는 아름다운 역이었다. 현재는 관리가 되고 있지 않아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다.

 


   화랑대역 건물 앞은 공간이 좁고 눈이 많이 쌓여 있지만 건물은 낡기는 했지만 예전 모양을 그대로 갖추고 있어서 열차를 탈 수 있을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화랑대역은 육군사관학교(http://www.kma.ac.kr )에 필요한 여객이나 화물 수송을 위하여 만들어졌다. 화랑대역에서 나오면 바로 육군사관학교 정문이 있다. 정문에서 나가는 길은 넓지만 제설 작업을 하지 않아서 꽤 미끄러웠다.

 


   나에게는 화랑대역은 첫 방문이 아니다. 과거 경춘선이 운행하였을 때에 여러 번 지나갔으며 화랑대역에서 내린 적도 한 번 있다. 다행히도 그때의 승차권은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2000년 12월 10일에 사용하였으니 그때도 추운 겨울이었다.

 


* 방문일 : 2013년 1월 5일
  작성일 : 2013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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